감독분담금에 무너지는 법인보험대리점, 이대로 아웃?

[머니S리포트-금감원 감독분담금, 금융권 또 뒤흔드나]② 1200%룰·고용보험료 이어 3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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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오는 2023년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감독분담금을 내야 하는 금융회사가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기존 부과 체계가 신규업종 등장과 업종 간 규모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해 논란을 샀던 만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 P2P업체, 순이익 50억원 미만 소형 금융사와 전자금융업자, 보험대리점(GA)까지 분담금 납부 대상에 포함시켰다. 감독분담금은 금융사에 검사·감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은행·보험사·증권사 등으로부터 영업이익과 총부채에 따라 차등해 산정된다. 이번 금융감독원 분담금 제도 개선 방안이 금융권에 미칠 영향과 금융사의 대처 움직임을 살펴본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그래픽=김민준 기자

보험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법인보험대리점(GA)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제공하는 감독·검사서비스 대가로 검사 대상 금융회사가 납부하는 수수료인 감독분담금을 2023년부터 내야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동안 GA는 감독분담금 납부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금감원은 오는 2023년부터 100인 이상 중대형 GA에 대해서는 상시분담금을 부과하고 100인 이하 소형 GA에는 검사 건별로 100만원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행된 ‘1200%룰’이 GA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GA의 성장 원동력으로 꼽힌 설계사가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며 밑바닥부터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완전판매의 온상이 된 GA



GA는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손해·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판매 전문점이다. 크게 ▲연합형 ▲단일형 ▲1인 GA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국 수백개 보험 지점이 모여 하나의 회사를 이뤄 만들어진 ‘지에이코리아’가 대표적인 연합형 GA다. 반면 단일형은 본사가 모든 조직을 지휘·관리하는 형태로 ‘피플라이프’나 ‘리치앤코’ 등이 대표적이다.

GA의 성장은 연합·단일형 대형 GA가 주도했다. 국내 GA업체는 약 4500~5000개로 추산된다. 그중 100~500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한 중·대형 GA는 약 190개(지난해 말 기준)로 소속 설계사는 약 18만명이다. GA업계 전체 설계사 수(23만명)의 약 80%를 차지한다. 

금융당국은 GA가 급격히 성장하며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게 보험사에 대한 ‘갑질’이다. 대형 GA는 보험 시장에서 ‘슈퍼 갑’으로 통한다.

실적 좋은 설계사가 있는 GA가 보험사 한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몸값 높은 설계사를 보유한 GA와 보험사가 갑·을 관계로 엮이다 보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 요구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더 높은 수수료 요구는 기본이고 회식비와 해외여행비에 골프 라운딩 비용까지 챙길 정도다. 

그에 따른 불완전판매와 ‘고아 계약’(설계사 이직·퇴직 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보험계약) 등도 속출한다. GA 간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금융감독 당국이 제재를 해도 이 같은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보험사의 하소연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1200%룰을 시행하며 GA 규제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1200%룰이란 설계사가 지급받는 첫 해 수수료를 소비자가 납입하는 월 보험료의 1200%, 1년 치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보험설계사는 계약 체결 후 월급 대신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GA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새 규정 시행 이후 올해 일부 대형 GA 1분기 판매 실적은 하향세로 돌아섰다. 에이플러스에셋·지에이코리아·피플라이프·메가·글로벌금융판매 등 매출 기준 5위권에 있는 GA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63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이들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당국이 법인보험대리점에 대한 제재에 본격 나서는 모양새다./사진=뉴스1
./그래픽=김민준 기자



금감원, GA에 감독분담금 내라고 한 이유는?  



금융당국 추산에 따르면 오는 2023년 부과대상에 포함될 중대형 GA는 123개사로 납부 금액은 총 23억8000만원, 회사당 1930만원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자금 유동성이 악화된 GA는 오는 2023년부터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1200%룰 시행에 이어 고용보험료 납부(2021년 9월)와 감독분담금까지 더해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GA에 감독분담금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지사형 GA의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반복된 탓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사형 GA는 개별 GA가 뭉쳐 형성된 GA를 말한다. GA코리아와 KGA에셋 등 초대형 GA 대다수는 지사형 구조다. 

대형 GA들이 지사형 구조를 가지는 이유는 많은 설계사와 사업 조직을 규합해 보험 상품의 판매량을 늘려 더 많은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보험사와의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지사형으로 구축된 대형 GA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지난 10일 금감원이 집계한 GA 신계약 건수 가운데 대형 GA가 맺은 계약은 1210만건, 중형 GA는 275만건으로 대형과 중형 GA 사이 5~6배에 가까운 격차가 발생했다. 

하지만 대형화 진행으로 수수료 중심의 보험 판매영업에 집중하면서 관리·교육 등 내부통제를 소홀히 해 불완전판매나 불건전 영업행위가 벌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개별 지사별로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가지고 있어 준법감시가 유명무실하고 회계나 자금 관리가 불투명해 자금 임의집행이나 횡령 가능성도 크다. 

금융당국은 대형 GA의 불건전 영업에 대한 제재조치에 나서고 있음에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27일에는 지사형 GA 등에 대해 불건전 영업 사례 15건 제재에 나섰음에도 실제 대형 GA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방침은 그동안 문제가 심했던 지사형 GA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이 포함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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