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나?”… 힘 잃은 바이오株

[머니S리포트②] 환자모집·자금마련 골머리 ‘국산 백신 개발’… 치료제 전철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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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난이 해소되면서 ‘치료제주(株)’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연구 성과 기대감이 커지는 데다 임상을 포함한 치료제 성적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상승 동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다. 셀트리온 송도 제2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1월 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사진=장동규 머니S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난이 해소되면서 ‘치료제주(株)’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연구 성과 기대감이 커지는 데다 임상을 포함한 치료제 성적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상승 동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다. 셀트리온 송도 제2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1월 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사진=장동규 머니S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난이 해소되면서 ‘치료제주(株)’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연구 성과 기대감이 커지는 데다 임상을 포함한 치료제 성적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상승 동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상용화 임박 소식에 제약·바이오 업종이 고공행진하던 당시 40만원대를 찍었던 셀트리온 주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투매 등으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30만원대 중후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앞세워 대세 상승을 이을 것이란 시장의 분석과 기대와는 달리 올 2월 말 20만원대로 빠진 후 20만원 후반에서 30만원대 초중반을 오가다 현재 20만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올 1월 말 5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GC녹십자 주가도 2월 중순 40만원대마저 무너지며 현재 30만원 중후반을 오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월11일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에 대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건부 허가를 불허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국내 제약사 최초로 위탁생산(CMO) 사업에 뛰어드는 등 안정적 성장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치솟은 치료제株, 주가 거품 빠져



GC녹십자의 주가 하락은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 불발 영향도 있지만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계약으로 국내 보급이 원활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란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GC녹십자가 모더나 백신 국내 유통·허가신청을 맡고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계약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땐 자체개발한 치료제를 판매하는 게 주가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혈장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의학학술지 ‘랜싯’에 게재된 점도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거품 빠지는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그래픽=김은옥 머니S 기자
거품 빠지는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그래픽=김은옥 머니S 기자

치료제주는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백신주에 비하면 제자리걸음에 불과하다고 투자업계는 지적한다.

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며 관심을 끈 대웅제약 주가는 현재 15만~16만원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 1월 13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10% 가량 뛰었지만 지난해 12월 2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때보다는 40%가량 빠진 셈이다.

비슷한 규모의 시가총액을 보유한 백신 개발 기업 유바이오로직스는 같은 기간 동안 500% 이상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치료제주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처럼 회사 주가만 올리고 결과 발표는 미룰 것이란 시장의 싸늘한 시선도 있다. 일양약품은 메르스 사태 때 치료 후보물질 발견을 발표해 주가가 뛰었지만 연구를 중단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백신 개발을 선언한 진원생명과학도 결국 연구를 포기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근 제약업계 관심을 모으는 백신주도 임상 참여자 모집 난관과 백신 판로 문제 등으로 결국엔 치료제주처럼 거품이 빠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된 셀트리온 렉키로나(좌),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종근당 나파벨탄 (우)./사진=각사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된 셀트리온 렉키로나(좌),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종근당 나파벨탄 (우)./사진=각사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치료제·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막상 뚜렷한 성과를 낸 기업은 없다. 종근당·GC녹십자 등이 개발하는 코로나19 치료 후보 물질은 시장 기대에 밑도는 효과를 보이면서 식약처 조건부 허가 신청 단계에서 고배를 들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예상치를 하회하자 임상 3상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조건부 허가 문턱을 넘은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조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유럽 보건당국 허가를 획득하기 위한 논의를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파키스탄에 수출을 시작한 것이 가시적인 성과의 전부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바이오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지만 아직도 대상자를 모집하지 못하고 있다. 뉴젠테라퓨틱스와 동화약품도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 기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자 ‘거품 붕괴’ 전망도 나온다. 한때 20만원까지 치솟았던 신풍제약 주가는 현재 6만원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이 빠르게 보급된 것도 치료제 기대감을 낮추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경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에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예상도 상당하다. 메르스 치료제 연구에 뛰어든 미국 바이오기업 베루(Veru)는 미국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2014년 5월22일 이후 기대감으로 주가가 7.46달러까지 올랐지만 종식 선언 이후 1달러대로 하락했다.



백신株는 임상 자금·환경 순탄치 않아… 개발해도 판로 문제



국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5개 기업이 임상 1·2상에 들어갔지만 전반적인 개발 움직임은 순탄치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백신주도 치료제주와 비슷한 양상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 3상을 위한 자금과 환경이 뒷받침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임상 3상은 대체로 2000억원 이상의 예산과 3만~5만명의 참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백신 수급이 원활해진 점이 국내 백신 개발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모더나·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는 데다 굳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국산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시각마저 있어서다.

대규모 임상이 필요한 임상 3상을 진행하려면 해외 임상이 불가피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백신 개발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임상환자를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라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 기업은 임상 참가자 사례비를 업계 평균보다 20% 안팎 많은 200만원까지 내걸기도 했다.

국산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상황이 더 문제다. 무엇보다 판매처가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을 텐데 판로 확보가 어렵다. 이런 문제가 앞으로 기업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투자업계 설명이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회사들처럼 백신 관련주도 기대감이 선반영돼 오르고 있지만 언젠가는 거품이 빠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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