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뉴스 팔아 100조 번다고?… ‘현대판 봉이 김선달’ 된 구글

[머니S리포트 바이든 한국서 구글세 받으면 보복?… 심화되는 디지털 통상 마찰②]뉴스 콘텐츠 무단으로 훔쳐 광고 매출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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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으로 인터넷 보급이 이뤄지면서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물건을 사고팔고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일상이 됐다. 10여년 전 등장한 스마트폰은 시간·장소 제약 없는 모바일 연결을 가능하게 해 이런 전환을 부추겼다.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생활이 강제되기에 이르렀다. 바야흐로 정보기술(IT)이 모든 분야에 기반이 되는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로 휘청였던 세계 경제는 차츰 회복세다. 전 세계 시가총액 최상위를 과점할 만큼 비대해진 글로벌 IT공룡으로부터 응당한 몫을 돌려받자는 움직임도 다시금 본격화된다. 대표적인 게 각국 정부의 밥그릇인 세금이다. 뉴스 등 디지털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높아지는 무역장벽으로 디지털 통상에도 전운이 드리운다.
구글의 뉴스 무단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구글의 뉴스 무단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구글의 뉴스 무단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케이블TV가 콘텐츠제공업체(CP)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처럼 구글 역시 뉴스 콘텐츠 사용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라고 세계 각국 언론사가 요구하면서다. 수년 동안 저작물을 무단사용해 영향력을 키운 글로벌 IT공룡이 이에 걸맞은 대가를 내게 해야 한다는 ‘디지털세 부과’ 논의에 연장선이다.



세계 각국 언론사 “구글, 기사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해라”


최근 호주 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상대로 ‘스니펫’(검색 시 노출되는 기사링크·제목·내용 일부 등 짧은 정보) 사용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세계 최초로 제정했다.

2월25일(현지시각) 호주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가결된 이 법안은 디지털플랫폼과 언론사의 뉴스 사용료 협상을 강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협상 실패 시 호주 정부 중재 하에 구속력 있는 조정절차를 밟도록 했다.

법안 추진과정에서 구글의 반발은 거셌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내는 선례를 남길 뿐더러 지금까지 무료로 사용해온 뉴스 콘텐츠에 과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멜 실바 구글 호주지사 대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호주에서 구글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글에 대한 뉴스 사용료 지불 요구는 세계적 흐름이 됐다. 유럽연합(EU)에서도 구글을 상대로 뉴스 저작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IT기업의 반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디지털 시장법’(DMA)과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전재료 지불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법안을 발의한 알렉스 살리바 유럽의회 의원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대형 IT기업이 뉴스 콘텐츠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공정함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억울한 구글 “우리는 언론사 트래픽 증가에 일조"


구글에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유럽국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논쟁이다. /그래픽=강소현 기자
구글에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유럽국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논쟁이다. /그래픽=강소현 기자
사실 구글에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 는 유럽국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논쟁이다. 2012년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는 유럽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자랑하는 구글을 상대로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내게 하는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그때마다 구글은 오히려 자신들이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급을 거부해왔다.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은 언론사 대상으로 뉴스 사용료와 트래픽에 따른 광고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지급 거부 근거는 구글이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 구글 뉴스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언론사 기사의 링크와 제목, 요약된 내용을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용료를 지불하고 뉴스를 DB(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포털사이트 내에서 보여주는 ‘인링크’와 상반된 개념이다.

이 탓에 구글은 오히려 자신들이 매체 홈페이지 트래픽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왔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전재료 지급을 강제할 시 해당 국가에서 서비스를 철수하겠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이 같은 구글의 행위를 두고 “검색엔진은 뉴스를 도둑질해 돈을 버는 기생충”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전재료 대신 구글은 종이 매체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상생안을 내놨다. 일부 국가에 특별기금 형태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협의를 통해 6000만유로(약 900억원)의 디지털 출판 혁신 기금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이 같은 지원책이 법안 추진에 대한 대응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언론사와의 공생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함이지 뉴스를 사용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저작권 합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광고매출 한해에만 ‘164조’… 전재료 지급 요구에는 “몰라”


압도적인 점유율로 광고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압도적인 점유율로 광고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커져만 가는 구글의 영향력에 글로벌 IT기업 규제의 필요성은 다시금 대두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서 지난 10년 동안 점유율 90% 이상의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2021년 4월 기준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93.24%이며 ▲빙(2.92%) ▲얀덱스(1.41%) ▲야후(0.97%)가 그 뒤를 이었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광고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016년 794억달러(약 89조1106억원)였던 구글의 광고매출은 ▲2017년 956억달러 ▲2018년 1165억달러 ▲2019년 1350억달러 ▲2020년 1470억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검색 관련 광고수익은 전체 광고 매출액에 절반을 크게 넘는 구글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 검색 광고수익은 전체 광고 매출액의 71%인 1040억달러(약 116조6568억원)에 달한다.

이에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시장 보고서’에서 구글이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선 구글 등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을 규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런 저항에 묵묵부답하거나 서비스 철수 등 막무가내 행보를 보여왔던 구글의 태도도 과거와 비교해 달라졌다. 호주 현지 언론사와 사용료 협상을 체결하는 등 뉴스 사용료 지급과 관련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전재료 지급은 더 큰 저항을 막기 위한 일종의 ‘당근정책’”이라며 “세계적으로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구글 역시 저항을 잠재울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라고 설명했다.



뉴스 사용료 부과법, 실효성은 ‘글쎄’… “법적 토대 마련이 중요”


구글 뉴스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언론사 기사의 링크와 제목, 요약된 내용을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구글 뉴스 캡처
구글 뉴스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언론사 기사의 링크와 제목, 요약된 내용을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구글 뉴스 캡처
국내에서도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김영식 의원(국민의힘·경북 구미을)은 저작권법 개정안과 신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를 국내 법망에 포함시켜 뉴스 사용료를 내게 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전까진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이 기사를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사업자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서 제외돼 전재료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김영식 의원은 “최근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뉴스 콘텐츠를 자사 서비스에 포함시켜 무단으로 게재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미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정당한 댓가 지급에 대한 제도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제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해당 법안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에 의의를 뒀다. 익명을 요구한 언론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스탠스가 중요하다. 한국이 구글에겐 큰 시장이 아니기에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까지 법제도가 없었던 상황에서 논의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귀띔했다. 

성동규 교수 역시 “한국 검색엔진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1%에 못 미쳤던 2013년도와 비교해 구글의 점유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구글 웹브라우저 크롬과 유튜브가 휴대폰에 디폴트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국내에서 유럽처럼 법안을 논의하고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뉴스 사용료 부과법 자체의 실효성은 의문이 나온다. 아직 세계적으로 법안이 도입단계에 있어 성공적인 선례가 없는 탓이다.

무엇보다 구글이 자사에 중요한 시장과 매체를 중심으로 전재료 지급 계약을 맺는 반면 그렇지 않은 국가에선 여전히 ‘서비스 철회’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구글 뉴스검색 서비스를 통해 유입되는 글로벌 독자를 잃을 수도 있다. 법안이 추진되더라도 대형언론사 외에 중소매체는 소외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처음으로 구글에 대한 뉴스 사용료 부과를 검토했던 스페인은 이 같은 이유로 관련 법안 추진을 철회했다.

구글이 법안 추진을 앞두고 스페인에서 뉴스 서비스를 철수한 가운데 스페인 신문 발행 연합회(AEDE)는 구글 검색엔진으로부터 유입되던 막대한 뉴스 인터넷 트래픽을 잃었다며 구글 뉴스 서비스의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성 교수는 “넷플릭스와 통신사 역시 9:1이라는 불합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계약을 안 해도 되지만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도록 방치하는 것보단 계약을 통해 IPTV로 들어오는 가입자의 수를 늘리는 것이 이득이다”며 “마찬가지로 법적 토대가 없다면 그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아예 계약을 못할 수 있지만 법적 토대를 마련하면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강소현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소현 기자입니다. 이메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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