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두려워 성폭력에 침묵하는 여군… 뒷짐 진 군 당국이 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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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내 성폭력은 과거부터 고질적 병폐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뉴스1
군부대 내 성폭력은 과거부터 고질적 병폐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뉴스1
공군에서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 당한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으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군부대 내 성폭력은 과거부터 반복된 고질적 병폐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개선 가능성이 요원하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논란이 된 공군 소속 여군 성추행 사건은 충남 서산 소재 부대에서 시작됐다. 해당 공군 부대 소속 A중사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 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 추행 당했다.

A중사는 피해 사실을 상관에 보고했지만 상관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이어 “살면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중사는 지난달 21일 관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중사 유족이 지난 1일 작성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작성 하루 만인 지난 2일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해당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크게 들끓었다.

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비일비재 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초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여군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저지른 남성 군 간부가 현행범으로 적발됐다는 추가 성 비위 사실을 밝혔다. 가해자의 계급은 하사이며 피해자 계급은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피해자가 다수이며 여러 부대에 소속돼 있고 불법 촬영물이 장기간 다량 저장됐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이 사건의 심각성은 상당하다”며 “하지만 소속부대는 가해자의 전역이 2021년 8월로 얼마 남지 않았고 전출 시킬 부대도 마땅치 않다는 핑계로 피·가해자 분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군 90%, 군 내 성범죄에 침묵할 것… 신고 후 불이익·보복이 주 원인


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은 폐쇄적인 군부대 특성상 주로 위계에 의해 발생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군부대 내 성폭력은 과거부터 고질적 병폐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뉴스1
그동안 군부대 내에서 성폭력 사건은 비일비재 했지만 대응은 부실했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2014년 조사한 군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군 19%는 군대 안에서 성적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28%는 군대 내에서 성적 괴롭힘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폐쇄적인 군부대 특성상 성폭력은 주로 위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면 가해자 42.5%가 영관급, 27.6%가 장성급이었다.

여군 90%는 ‘군 내 성범죄를 당해도 대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상명하복이 뚜렷한 군대 분위기 상 상급자를 신고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지난 2013년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을 상담한 결과 피해자의 대부분은 가해자의 하급자로서 성폭력 상황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이후 자신의 피해를 외부로 드러내기도 힘들어했다.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도 주변에 의한 2차 가해와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았다. 상담소 조사 결과 성폭력 피해에 대응한 인원 가운데 35.3%는 집단 따돌림, 23.5%는 선임 혹은 상관에 의한 보복, 17.7%는 전출을 당했다.

국방부는 3~16일까지 2주 동안을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기간’으로 정하고 관련 신고를 접수하기로 했지만 한국성폭력상담소 분석 이후 약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군부대에서의 성폭력은 반복되고 있어 해결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회의적이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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