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치는 K-배터리, 친환경시대 선도한다

[머니S리포트-경제방역망 구축하는 기업들… 4% 성장 이끈다②] 단순 협력 넘는 동맹 필수… 단독투자도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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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목표로 제시한 ‘4%대 경제성장률’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핵심 산업분야에서 민간기업의 대대적인 투자가 이어지며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1년 만의 4%대 성장률 달성도 꿈이 아니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도 잇따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민간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소통과 정책 지원, 과감한 규제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연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전 세계에 모범사례를 보여줄 수 있을까.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를 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를 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가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떠오르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사들은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캐파(생산능력) 경쟁’에 돌입했다. 기존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그동안 배터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화학업체도 나서면서 경쟁 관계로 돌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 2030년 23배↑


전기차 배터리 수요 및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시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및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시장.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20년 139GWh(기가와트시·배터리 용량 단위)에서 2030년 3254GWh로 23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체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독자적인 투자는 물론 필요에 따라 완성차 업체와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 업체와의 협력이 가장 활발하다. 안정적인 공급처와 수요처를 찾으려는 기업의 의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외교전략이라는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110만대에서 연평균 40%씩 성장해 2025년 420만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글로벌 10위권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한국·중국·일본 등 모두 아시아 기업이다. 이들 가운데 바이든 정부가 배제하려는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배터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 미국으로선 현지에 투자하려는 LG·SK 등과 배터리 동맹을 맺는 게 최상의 선택지인 셈이다.

미국은 중국·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사의 대미 투자 확대는 대규모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올 들어 4월까지 중국 업체의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은 46.1%로 지난해보다 12.3%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 배터리사의 점유율은 35.1%에서 32%로 뒷걸음질쳤다. 중국 배터리사는 올 1분기에만 27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생산능력 확장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완성차 1·2위도 반한 K-배터리


주요 전기차 제조사·배터리 업체별 협력 현황.
주요 전기차 제조사·배터리 업체별 협력 현황.
LG·SK가 협력 관계를 맺은 GM과 포드는 현재 전기차 1위인 테슬라와 독일의 폭스바겐을 추월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전기차 생산 확대에 20조원이 넘게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SK의 점유율이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세계 3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CATL이 과점하고 정부 통제 하에선 외국 배터리사에 기회가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업계에 미국 투자는 반드시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사와 미국 완성차 업체의 관계는 단순 협력을 넘어 ‘동맹’ 수준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025년까지 미국에 쏟는 투자액 규모는 약 15조8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까지 GM과 연 7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24조9000억원을 쏟는 등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포드는 협력사로 SK이노베이션을 점찍었다. 양사는 2025년부터 연 60GWh 규모로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생산한다.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추가 협력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30년까지 포드에게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240GWh로 북미에서만 140GWh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70GWh를, SK이노베이션은 21.5GWh에 달하는 독자 생산 능력도 갖출 예정이다. LG와 SK는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추가로 합작사 설립을 논의하고 있어 조만간 추가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SDI 역시 늦어도 2025년 이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 내 투자를 완성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원가 63% 차지’ 배터리 소재 광폭 투자


포스코케미칼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 /사진=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 /사진=포스코케미칼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날아오르자 후방을 맡는 배터리 소재 기업도 뛰기 시작했다. 소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62~63%를 차지해 앞으로 10년 동안 소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시장에선 중국이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의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57.8%이며 ▲음극재 66.4% ▲분리막 54.6% ▲전해질 71.7% 등이다.

국내의 대표적 양극재 업체인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은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만큼 미국 내 공장 증설이 필요하다.

SK넥실리스는 음극재에 들어가는 ‘동박’에 사활을 걸었다. 동박은 얇은 구리로 된 막으로 음극재에 쓰인다. 최근 전기차 산업 성장에 품귀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수요가 높다. SK넥실리스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가 포진한 유럽이나 미국에 추가로 투자해 기존 3만4000톤의 동박 생산능력을 2025년 20만톤 이상으로 늘릴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생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는 2024년 이후 현지 공장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통 화학 업체도 배터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100억원을 들여 EC(에틸렌 카보네이트)와 DMC(디메틸 카보네이트) 생산 공장을 짓는다.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유기용매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은 환경 규제가 강력한 곳”이라며 “국내 배터리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유럽시장 진출 토대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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