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vs 국토부’ 부동산 정치 심화… “불협화음 수준 넘었다”

[머니S리포트-규제 풀고 집값 안정?… 오세훈식 개발의 결론은②] 공공개발 포기하고 민간 돌아서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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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7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규제 완화’를 외쳤다. 하지만 당선 후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 상승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4월27일 투기수요 차단을 목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인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잠시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는듯 했지만 곧이어 재개발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집값, 오세훈이 잡을 수 있을까.
국토부는 5월26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4차 후보지를 발표했는데 같은 날 1시간 전 서울시는 ‘6대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주택공급이란 큰 틀에선 방향이 같지만 방식을 놓고선 ‘공공’과 ‘민간’으로 정면충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노형욱 국토부 장관. /사진=머니S
국토부는 5월26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4차 후보지를 발표했는데 같은 날 1시간 전 서울시는 ‘6대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주택공급이란 큰 틀에선 방향이 같지만 방식을 놓고선 ‘공공’과 ‘민간’으로 정면충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노형욱 국토부 장관. /사진=머니S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두 달 만에 본격적으로 국토교통부와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취임 약 2주 만에 서울시와 정책 공조가 아닌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도 부동산 규제를 놓고 대립했다. 전임자인 고(故) 박원순 전 시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같은 당 소속임에도 주택공급 문제에 있어선 다른 노선을 달렸다. 대표 사례가 서울시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 서울시가 노후주택 재건과 서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용산-여의도 개발을 추진하자 당시 국토부는 집값 폭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번에는 불협화음 수준이 아니다. 국토부는 5월26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4차 후보지를 발표했는데 같은 날 1시간 전 서울시는 ‘6대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주택공급이란 큰 틀에선 방향이 같지만 방식을 놓고선 ‘공공’과 ‘민간’으로 정면충돌했다. 서울시가 민간재개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정부의 공공개발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사건건 브리핑 경쟁?


서울시와 국토부의 부동산 정쟁은 사실상 예견된 것이었다. 오 시장 당선 직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주택 공급이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중 어느 하나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 국토부에 ▲국토부 소관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서울시의 실거래가 조사 권한 부여 ▲부동산 공시가격 재조사와 결정권 이양 등 부동산정책 관련 세 가지 건의사항을 전달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던 당시 “안전진단은 재건축 필요성을 검증하는 수단이므로 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 조사에 대해선 “충분한 조직 인력과 조사 권한을 확보한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공시가격은 전국적으로 같은 기준 아래 산정될 필요가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 장관은 취임 후 민간과의 협조를 강조하면서도 공공재개발 추진을 이어갔지만 이 역시 서울시와 반대 노선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임 약 2주 만인 5월26일 국토부는 공공재개발 4차 후보지로 ▲서울 중랑구 상봉터미널과 용마터널 인근 ▲중랑역·사가정역·용마산역 역세권 ▲인천 미추홀구 제물포역 ▲부평구 동암역·굴포천역 등을 선정했다.

정부 계획대로 개발이 완료되면 중랑구 4200가구와 인천 7400가구 등 모두 1만16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 이전 후보지까지 포함할 경우 모두 22만8400가구를 지을 수 있는 택지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같은 날 서울시는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오 시장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추진해 2025년까지 24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재개발로 연평균 2만6000가구씩 총 13만가구, 재건축으로 연평균 2만2000가구씩 총 11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지나친 공급 억제 정책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주택 수급균형이 무너졌다”며 규제 완화 이유를 설명했다.

‘공급 맞불 작전’이란 세간의 시각을 의식한 듯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서울시의 발표 내용은 국토부와 협의가 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재개발은 민간업체가 낮은 사업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 지역에서 이뤄지기에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울시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연면적 비율)이나 각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민간재개발 사업성을 높이려 하면 공공개발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서울시는 기존 42개월이 소요되던 공공재개발 인·허가 절차를 14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래픽=김민준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민준 디자인 기자



공공재개발 후보지 이탈하나?


업계에선 국토부의 공공재개발·재건축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민동의를 얻는 과정에 국토부와 서울시의 충돌이 예상된다.

현재 공공개발 후보지는 주민 10% 이상만 찬성해도 참여할 수 있는데 이런 곳이 서울에서 12개 지역이다. 정비구역 지정은 주민 3분의2가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중도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공공개발 사업성이 민간재개발 대비 24% 증가하는 것으로 발표돼 기대가 높다”면서도 “10% 동의율과 이후 절차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고 관련 법안의 개정 절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의 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선 “재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건축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으로 재개발시장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며 “과거 뉴타운 해제 지역의 기대가 커지고 재개발구역 지정 전 빌라 등으로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전체 주거지역 가운데 43%를 차지하는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층수 규제를 완화해 15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적용받는 구역이 가장 많은 곳은 ▲영등포구(50.1%) ▲구로구(47.3%) ▲금천구(45.9%) 순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저가 빌라마저 거래가 늘면서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았던 지역도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오 시장이 취임 직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통해 집값 안정 메시지를 던졌지만 사실상 집값 안정 효과가 없었고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사전 단계로 해석됐다”고 분석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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