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최저 법인세율 합의… ‘디지털세’ 도입 급물살 타나

[머니S리포트] ‘구글세’ 올 하반기 윤곽 전망, 뉴스 콘텐츠 사용료 논의도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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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온라인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물건을 사고팔고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일상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방식이 강제되면서 이런 흐름이 더욱 빨라졌다. 바야흐로 정보기술(IT)이 모든 분야에서 기반이 되는 디지털 경제 시대다. 코로나19로 휘청였던 세계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IT공룡으로부터 응당한 몫을 돌려받자는 움직임도 다시금 본격화된다. 대표적인 게 각국 정부의 밥그릇인 세금이다. 뉴스 등 디지털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높아지는 무역장벽으로 디지털 통상에도 전운이 드리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논의에 다시 참여하고 G7의 법인세 최저세율 합의도 이뤄지면서 '디지털세'가 연내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논의에 다시 참여하고 G7의 법인세 최저세율 합의도 이뤄지면서 '디지털세'가 연내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고래 싸움에 한국 등 터질라… 안개 속 ‘디지털세’ 출구는?


글로벌 IT기업이 수익을 올린 곳에서 응당한 세금을 내게 하자는 ‘디지털세’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수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드디어 올 하반기 종착역에 다다를 전망이다. 수출과 디지털 비중이 모두 높은 경제 구조인 한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연관되는 디지털세 논의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과세대상 기준 등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아직 남아있으므로 결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디지털세? 디지털서비스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로 각국 정부가 입는 세수 손실은 연간 2400억달러(약 270조원)에 이른다. 서비스 지역에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고도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기업이 특히 문제다. 주요 IT기업은 나라마다 세법이 다른 점을 이용해 아일랜드나 싱가포르처럼 세금을 덜 내는 곳에 회사를 두고 실제 서비스 지역에서 거둔 이익을 감추는 꼼수를 부려왔다.

덩달아 세계 각국은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2012년 OECD에서 BEPS(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잠식) 대응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OECD와 G20(주요 20개국)의 공동 BEPS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이어 2015년 15개 실행계획(Action Plan)이 발표됐고 이 중 첫 번째(Action 1)가 바로 디지털세(Digital Tax)이자 ‘구글세’라고도 불리는 전 세계적 법인세제다.

디지털세는 필라(Pillar)1·2 두 가지 접근법으로 구성된다. 필라1은 다국적기업이 고정사업장 없이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서도 해당 국가가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필라2는 세계적으로 법인세 최저한도를 설정해 조세회피 행위 자체를 감소시키는 게 목적이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글로벌 기업이 OECD에서 설정한 업종별 정상이익률을 초과해 거둔 이익에 대해 해당 시장 소재 국가가 과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세 도입은 지난 4월 기준 138개국이 참여한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에서 추진돼왔으나 그동안 진전이 더뎠다. 세계 최강대국이자 글로벌 IT공룡들의 본국인 미국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 기조였던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반독점법 등으로 IT기업 규제에 나서면서도 디지털세에 대해서는 기업이 기존 세금 규정과 디지털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방식을 주장하는 등 협상에 비협조적이었다.

주요 디지털서비스세 도입국 현황. /자료=KPMG·택스파운데이션·KISDI 등 취합, 그래픽=김민준 기자
주요 디지털서비스세 도입국 현황. /자료=KPMG·택스파운데이션·KISDI 등 취합, 그래픽=김민준 기자
유럽은 GDPR(일반개인정보보호법) 등 디지털 법제 마련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양대 법체계인 대륙법·영미법 모두의 본산이기도 하지만 검색·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서비스 시장이 미국 IT기업에게 장악당했기에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 디지털세 합의가 난항을 겪자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이 자체적으로 IT기업을 겨냥한 디지털서비스세(DST)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디지털세와 디지털서비스세는 같은 줄기에서 나왔지만 엄연히 구분된다. 유럽 국가들은 보통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유로(약 1조원) 이상 디지털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삼지만 자국 내 매출 기준이나 구체적인 적용 범위 등은 국가별로 다르다. 이에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보복 관세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 프랑스가 앞장서서 디지털서비스세를 만들자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산 핸드백·샴페인 등 상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 부과를 추진했으나 올해 들어 유예가 결정됐다. 지난 2일(현지시각) 바이든 행정부도 디지털서비스세를 도입한 영국·인도·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터키 6개국 대상으로 이들의 의류·화장품 등 총 20억 달러 규모 상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승인하면서 적용은 6개월 유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태세 전환… 급류에 휩쓸려 산으로 가는 디지털세

지난해 10월 OECD·G20 IF는 제10차 총회를 온라인으로 갖고 디지털세 장기대책 필라1·2 블루프린트(청사진)를 승인·공개했다. 지난해 초 기본 골격 합의 후 진행된 세부사항 논의 경과를 담은 중간보고서다. OECD·G20 IF는 청사진을 발표하며 최종 방안 합의 시점을 올해로 설정했다.

이후 미국 대선 결과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부터 디지털세 관련 세계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부정적·소극적 태도로 일관해오던 미국이 기존 주장을 철회하고 디지털세 논의에 재참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 배경으로는 필라2가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정을 확대 편성하고 여기에 쓰일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을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 기업의 국외 이탈을 막고 나아가 리쇼어링(Reshoring)까지 꾀하려면 글로벌 최저한세율도 높은 게 유리하다. 이에 유럽에서는 디지털세 부과의 핵심 근거가 되는 필라1까지 함께 합의할 것을 요구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자국 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1%에서 28%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공화당 측의 반대에 부딪히자 최근에는 최고세율은 그대로 두되 그동안 각종 명목으로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던 기업들로부터 법인세를 걷을 수 있도록 최저세율을 15%로 설정하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브뤼셀 EU 본부 앞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왼쪽)이 국제 시민운동단체 아바즈(Avaaz) 대표자로부터 디지털세 관련 탄원서를 받는 모습. /사진=로이터
2018년 브뤼셀 EU 본부 앞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왼쪽)이 국제 시민운동단체 아바즈(Avaaz) 대표자로부터 디지털세 관련 탄원서를 받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이 재합류하면서 더 불투명해진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 OECD·G20 IF를 통해 진행된 논의에서 과세대상은 디지털 서비스 기업뿐 아니라 소비재(B2C) 기업까지 확대했다. 당초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국한됐던 과세대상을 소프트웨어(SW)뿐 아니라 가전·스마트폰·자동차 등 소비재 기업 전체로 확대하는 대신 좀 더 완화된 매출 기준 등을 적용한다. 이때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12.5%로 논의됐다.

미국은 이에 대해 과세대상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는 과감한 역제안을 했다. 당시에는 최저한세율도 21%로 제시했다. 대신 글로벌 100대 기업 수준인 연 매출 200억달러(약 22조5000억원) 이상 등으로 범위를 좁혔다. 기존 OECD 논의 결과와 큰 차이를 보여 이 사안은 디지털세 합의 관련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향방은 아직 안갯속이다.

OECD는 디지털세 합의가 이뤄지면 각국이 디지털서비스세를 자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미국 안은 ‘디지털세’라고 부르기 무색한 수준이다. 이에 유럽 등 이미 도입한 곳을 중심으로 디지털세 합의 이후에도 디지털서비스세를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디지털서비스세 철회를 바라는 미국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세무사)은 “EU 주도로 만들어진 기존 블루프린트도 미국이 재참여한 논의 결과에 따라 상당 부분 손질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각국이 내세우는 논리도 있지만 결국 과세권 다툼이다. 어떻게 결론지을지 알 수 없으나 양측 다 조금씩 양보해 정치적인 수준에서라도 연내 타결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라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랭카스터하우스 앞에서 G7 재무장관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랭카스터하우스 앞에서 G7 재무장관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디지털세는 올 7월까지 실무 협의를 거쳐 10월 G20 재무장관 회의(4차)에서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쟁점에서 여전히 입장차가 뚜렷함에도 연내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G7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먼저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게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G7 재무장관 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G7이 목표로 설정한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15%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기존 21% 주장에서 선회해 15%로 수정 제안한 게 합의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이 자국 내에서 추진 중인 최저세율과도 같다. 이번 합의안은 7월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3차)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여기서 디지털세까지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연내 기본적인 체계가 갖춰지면 실제 적용되기까지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4월 구글이 처음 공개한 한국 영업실적에는 지난해 매출 2201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이라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네이버만 해도 연 매출이 5조원대다. 앱 마켓 구글플레이스토어는 한국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며 여기서 올리는 연간 매출만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세가 본격화되면 구글·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 등이 한국에서 거둔 이익에 따라 과세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지난해 10월 정부세종청사에서 고광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오른쪽)이 디지털세 필라1·2 청사진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10월 정부세종청사에서 고광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오른쪽)이 디지털세 필라1·2 청사진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하지만 미국의 참전·확전으로 촉발된 논의 결과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해외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정부와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이미 높은 수준이라 당장 국익과 직결되는 것은 필라1이다. 과세 대상 논의에 소비재 기업까지 포함됐지만 차등화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만약 전 업종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 등 B2B 분야까지 영향을 받는다. 대신 글로벌 최상위 기업 등으로 범위가 좁아지면 타격을 입을 곳이 줄어든다. EU가 주도해온 기존 논의와 미국의 주장 사이에서 각각의 내용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줄타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 주요 기업들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정부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결과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제조업 등 소비자 대상 사업의 디지털화를 통한 이익창출 규모가 디지털서비스업과는 차이가 있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태정 기재부 신국제조세규범과장은 “실무회의를 통해 다른 나라 입장을 파악하고 우리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2019년 말 디지털세 대응 조직을 보강하고 디지털세 민·관 TF를 구성해 쟁점별 대응방안을 보완해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말 화상으로 진행된 OECD 각료이사회에서 “올해 7월까지 디지털세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고 각국의 세원잠식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원칙이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팽동현 기자 dhp@mt.co.kr




공짜뉴스 팔아 100조 번다고?… ‘현대판 봉이 김선달’ 된 구글


구글의 뉴스 무단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구글의 뉴스 무단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구글의 뉴스 무단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케이블TV가 콘텐츠제공업체(CP)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처럼 구글 역시 뉴스 콘텐츠 사용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라고 세계 각국 언론사가 요구하면서다. 수년 동안 저작물을 무단사용해 영향력을 키운 글로벌 IT공룡이 이에 걸맞은 대가를 내게 해야 한다는 ‘디지털세 부과’ 논의에 연장선이다.

◆세계 각국 언론사 “구글, 기사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해라”

최근 호주 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상대로 ‘스니펫’(검색 시 노출되는 기사링크·제목·내용 일부 등 짧은 정보) 사용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세계 최초로 제정했다.

2월25일(현지시각) 호주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가결된 이 법안은 디지털플랫폼과 언론사의 뉴스 사용료 협상을 강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협상 실패 시 호주 정부 중재 하에 구속력 있는 조정절차를 밟도록 했다.

법안 추진과정에서 구글의 반발은 거셌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내는 선례를 남길 뿐더러 지금까지 무료로 사용해온 뉴스 콘텐츠에 과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멜 실바 구글 호주지사 대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호주에서 구글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글에 대한 뉴스 사용료 지불 요구는 세계적 흐름이 됐다. 유럽연합(EU)에서도 구글을 상대로 뉴스 저작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IT기업의 반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디지털 시장법’(DMA)과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전재료 지불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법안을 발의한 알렉스 살리바 유럽의회 의원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대형 IT기업이 뉴스 콘텐츠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공정함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억울한 구글 “우리는 언론사 트래픽 증가에 일조”

구글에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유럽국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논쟁이다. /그래픽=강소현 기자
구글에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유럽국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논쟁이다. /그래픽=강소현 기자
사실 구글에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 는 유럽국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논쟁이다. 2012년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는 유럽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자랑하는 구글을 상대로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내게 하는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그때마다 구글은 오히려 자신들이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급을 거부해왔다.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은 언론사 대상으로 뉴스 사용료와 트래픽에 따른 광고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지급 거부 근거는 구글이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 구글 뉴스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언론사 기사의 링크와 제목, 요약된 내용을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용료를 지불하고 뉴스를 DB(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포털사이트 내에서 보여주는 ‘인링크’와 상반된 개념이다.

이 탓에 구글은 오히려 자신들이 매체 홈페이지 트래픽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왔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전재료 지급을 강제할 시 해당 국가에서 서비스를 철수하겠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이 같은 구글의 행위를 두고 “검색엔진은 뉴스를 도둑질해 돈을 버는 기생충”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전재료 대신 구글은 종이 매체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상생안을 내놨다. 일부 국가에 특별기금 형태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협의를 통해 6000만유로(약 900억원)의 디지털 출판 혁신 기금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이 같은 지원책이 법안 추진에 대한 대응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언론사와의 공생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함이지 뉴스를 사용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저작권 합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광고매출 한해에만 ‘164조’… 전재료 지급 요구에는 “몰라”

압도적인 점유율로 광고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압도적인 점유율로 광고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커져만 가는 구글의 영향력에 글로벌 IT기업 규제의 필요성은 다시금 대두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서 지난 10년 동안 점유율 90% 이상의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2021년 4월 기준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93.24%이며 ▲빙(2.92%) ▲얀덱스(1.41%) ▲야후(0.97%)가 그 뒤를 이었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광고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016년 794억달러(약 89조1106억원)였던 구글의 광고매출은 ▲2017년 956억달러 ▲2018년 1165억달러 ▲2019년 1350억달러 ▲2020년 1470억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검색 관련 광고수익은 전체 광고 매출액에 절반을 크게 넘는 구글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 검색 광고수익은 전체 광고 매출액의 71%인 1040억달러(약 116조6568억원)에 달한다.

이에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시장 보고서’에서 구글이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선 구글 등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을 규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런 저항에 묵묵부답하거나 서비스 철수 등 막무가내 행보를 보여왔던 구글의 태도도 과거와 비교해 달라졌다. 호주 현지 언론사와 사용료 협상을 체결하는 등 뉴스 사용료 지급과 관련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전재료 지급은 더 큰 저항을 막기 위한 일종의 ‘당근정책’”이라며 “세계적으로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구글 역시 저항을 잠재울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라고 설명했다.

◆뉴스 사용료 부과법, 실효성은 ‘글쎄’… “법적 토대 마련이 중요”

구글 뉴스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언론사 기사의 링크와 제목, 요약된 내용을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구글 뉴스 캡처
구글 뉴스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언론사 기사의 링크와 제목, 요약된 내용을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구글 뉴스 캡처
국내에서도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김영식 의원(국민의힘·경북 구미을)은 저작권법 개정안과 신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를 국내 법망에 포함시켜 뉴스 사용료를 내게 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전까진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이 기사를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사업자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서 제외돼 전재료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김영식 의원은 “최근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뉴스 콘텐츠를 자사 서비스에 포함시켜 무단으로 게재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미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정당한 댓가 지급에 대한 제도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제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해당 법안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에 의의를 뒀다. 익명을 요구한 언론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스탠스가 중요하다. 한국이 구글에겐 큰 시장이 아니기에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까지 법제도가 없었던 상황에서 논의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귀띔했다.

성동규 교수 역시 “한국 검색엔진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1%에 못 미쳤던 2013년도와 비교해 구글의 점유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구글 웹브라우저 크롬과 유튜브가 휴대폰에 디폴트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국내에서 유럽처럼 법안을 논의하고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뉴스 사용료 부과법 자체의 실효성은 의문이 나온다. 아직 세계적으로 법안이 도입단계에 있어 성공적인 선례가 없는 탓이다.

무엇보다 구글이 자사에 중요한 시장과 매체를 중심으로 전재료 지급 계약을 맺는 반면 그렇지 않은 국가에선 여전히 ‘서비스 철회’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구글 뉴스검색 서비스를 통해 유입되는 글로벌 독자를 잃을 수도 있다. 법안이 추진되더라도 대형언론사 외에 중소매체는 소외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처음으로 구글에 대한 뉴스 사용료 부과를 검토했던 스페인은 이 같은 이유로 관련 법안 추진을 철회했다.

구글이 법안 추진을 앞두고 스페인에서 뉴스 서비스를 철수한 가운데 스페인 신문 발행 연합회(AEDE)는 구글 검색엔진으로부터 유입되던 막대한 뉴스 인터넷 트래픽을 잃었다며 구글 뉴스 서비스의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성 교수는 “넷플릭스와 통신사 역시 9:1이라는 불합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계약을 안 해도 되지만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도록 방치하는 것보단 계약을 통해 IPTV로 들어오는 가입자의 수를 늘리는 것이 이득이다”며 “마찬가지로 법적 토대가 없다면 그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아예 계약을 못할 수 있지만 법적 토대를 마련하면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팽동현 , 강소현
팽동현 , 강소현 dhp@mt.co.kr  | twitter facebook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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