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우산이 좋다? 대우건설 노조 M&A 반대 속내는?

[머니S리포트] 대우건설 M&A 본격화-② : 매각 시기·가격 적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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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2년째 주인 없는 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 대우건설이 3년여 만에 다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이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은 6월1일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공개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대우건설 지분 50.75%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매각금액이 1조8000억~2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 말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막판 인수를 포기한 호반건설이 당시 제시한 1조6000억원 대비 10~20%가량 높아진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가 추정하는 대우건설 매각 적정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8000억~2조원 수준이다. /사진제공=대우건설
투자은행(IB) 업계가 추정하는 대우건설 매각 적정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8000억~2조원 수준이다. /사진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 M&A(인수·합병)를 둘러싼 여러 논쟁 가운데 하나는 매각 적정가격이다. 현재까지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 최소 2개 이상의 인수 희망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가 추정하는 매각 적정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8000억~2조원 수준이다. 2017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단독 참여한 당시 제시한 가격은 1조6000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시점을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호황으로 1년 새 대우건설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고 올 하반기 대·내외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돼 산업은행으로선 매각을 미루는 게 손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2조원대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부실자금의 위험도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 앞두고 ‘또’ 해외사업 발목?


산은의 매각 발표 이튿날인 6월2일 종가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1년 전 대비 128% 올랐다. 대우건설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9390억원 ▲영업이익 2294억원 ▲당기순이익 14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89.7%, 138.9% 증가했다.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6월8일 기준 3조7614억원이다.

하지만 인수자 입장에서 보면 3년 반 만에 2000억~4000억원 오른 가격은 부담일 수 있다. 더구나 대우건설이 진행하는 22억달러(약 2조4552억원)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사업 ‘스타레이크시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부 블록의 착공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사업을 담당한 대우건설의 베트남 자회사 THT디벨롭먼트는 지난해 순이익 1334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대우건설 총 순이익(2726억원)의 절반에 달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허가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현재 시점에선 착공 지연 우려가 없다”며 “스타레이크시티는 오히려 너무 잘되는 사업”이라고 이런 우려를 반박했다. 다만 2017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철회한 이유 역시 모로코 사업의 3000억원대 손실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수 후보 입장에선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6월2일 대우건설 노조가 산업은행 앞에서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김노향 기자
6월2일 대우건설 노조가 산업은행 앞에서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김노향 기자




“아부다비투자청이면 반겨야 하나”


이런 상황에 대우건설 노조는 ‘헐값 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심상철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 지부장은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부문 강자일 뿐 아니라 주택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2~3년 동안 주택사업이 지속 성장해 미래 기업가치 상승이 전망되는데도 당장 주주이익 실현을 위해 부실 위험이 있는 제3자에 떠넘기기 급급하고 비전 없는 헐값·밀실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의 이 같은 행보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나 전략적 투자자(SI)에 팔리는 것보다 안정적인 공기업 산하 자회사로 있는 게 싫을 이유가 없다”며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아부다비투자청에 대해서도 “중동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가 반드시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치 우리가 인수해주면 고마워해야 하는 것처럼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산은이 대우건설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투자한 금액은 총 3조2000억원이다. 2011년 인수 당시 주당 가격은 1만80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두 배 수준이다. 매각 측은 헐값 매각을 주장하지만 인수 측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산은 자금 투입 후 대우건설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적자금만 투입된 것처럼 알려졌지만 구조조정과 임금 경쟁력 저하, 사업 조정 등으로 대우건설의 손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노조는 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의 임금 수준이 업계 10위권 밖이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수는 2015년 5597명에서 2020년 5452명으로 145명 감소했다. 1인 평균 급여액은 같은 기간 8100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100만원 증가했다.



노조, 대안 없나?


노조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부분도 있다. 노조는 2000년대 후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M&A 실패와 2018년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 등 과거 호남 기반 기업과의 악연을 지적했다.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인수 후 알짜 자산이자 회사의 상징과도 같았던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현 서울스퀘어)을 강제 매각당하는 등 수모를 겪었고 결국 인수 4년 만인 2010년 재매각됐다.

2006~2008년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올랐던 대우건설은 2011년 6위로 떨어졌다. 2017년 공개매각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부실이 예상 대비 크다며 돌연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또 다른 인수 유력 후보인 아부다비투자청도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만큼 적정 인수자를 찾기가 힘든 건 사실로 보인다. 노조는 현재 종업원 주주의 경영권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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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M&A의 성공 포인트는 시너지가 아닌 인수 구조에 있다. 상장기업 지분 절반만 갖고 배당 수익을 내거나 추가 지분 매입이 어려운 만큼 단기 엑시트(자금회수)가 우려된다. 최소 몇 년을 보유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몇 년 후에 팔까?’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당시도 공식적으론 10~20년 장기투자 플랜을 내세웠다가 결국 4년 만에 팔았다. 대우건설은 현재 종업원 주주의 지분율이 1%도 안돼 우리사주제도는 불가능하지만 사외이사 선임 등 중요 경영활동의 결정에 목소리를 내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경영에 대한 내부 감시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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