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락가락 저축은행 대출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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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락가락 저축은행 대출 규제
“안 그래도 대출 받기 힘든데 이제 더 힘들어졌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사실 막막해요.” 며칠 전 만난 한 소상공인은 기자에게 넋두리를 쏟아냈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율 21% 룰’을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 ‘저축은행의 2021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개별 저축은행에 전달했다. 해당 계획에는 올해 총 가계대출 증가율이 21.1%를 초과하지 않도록 운영하라는 지침이 담겼다. 지난해 업계 가계대출 증가율인 21.1%(5조5000억원) 수준으로 묶으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아가 중금리 대출과 정책금융상품(햇살론·사잇돌)을 제외한 가계대출의 증가율은 5.4%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돈을 빌린 사람)에 연 16% 이하의 비 보증부 신용대출을 기준으로 한다. 관리계획에 따라 저축은행은 그동안의 대출실적과 사업계획, 정부 기조를 참조해 추후 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해야 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달 말부터 분기별로 전체 가계대출 잔액과 상품별 잔액 계획을 어떻게 관리할지 제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영업 전략이나 취급상품 등도 별도로 보고해야 한다. 대출 취급 목표를 초과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구상도 담아야 한다. 날로 급증하는 가계 빚을 강하게 규제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출 총량 규제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서민의 대표 급전 창구 역할을 해온 저축은행 대출 규제로 저신용자 등 금융 사각지대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등급 이하 차주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급전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는 7월7일부터 법정 최고 금리 인하(24%→20%)까지 겹치면 저신용자 등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저신용자들의 최고 금리를 낮추기보다 대출 자체를 막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20~24%의 금리로 대출을 받던 금융소비자 중 약 3만9000명이 불법사금융으로 이탈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저신용자의 생계형 금융 활동을 위축시키지는 않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방침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표면적인 숫자 관리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라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증가율 제한을 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부터 당국은 개별 저축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5~7%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주문해왔다. 이후 2018년 10월부터는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2금융권의 중금리대출을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가계대출 취급 규모를 늘릴 것을 독려했다.

저신용자 대출을 갑자기 줄이면 그만큼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은 늘어날 것이다. 일관성 없는 정책의 피해는 결국 선량한 서민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대출 규제가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도 있다.
 

강한빛
강한빛 onelight9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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