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낼 땐 좋았는데… 청구서엔 이자율 '23.9%' 폭탄

[머니S리포트-리볼빙의 덫, 빚더미 위에 앉은 청년들①] 급한 불 끄려다 수수료 최대 23.9%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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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빚에 내몰린 청년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채용시장에 한파가 찾아왔고 투자 열풍과 소득감소로 재무 여건에 적신호가 켜졌다. 구석에 몰린 청년은 리볼빙에 눈을 돌렸다. 문제는 이자. 수수료율이 최대 23.9%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 시곗바늘도 빨라지면서 ‘이자 폭탄’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 얼마 전 신용카드 내역을 확인한 직장인 A씨는 깜짝 놀랐다. 카드 대금을 연체한 적이 없는데 이월잔액·이자·수수료가 떡하니 적혀 있었다. 생각해보니 지난 몇개월 동안 납부해야 할 카드 대금보다 적은 금액이 결제됐다. 당시엔 수중에서 나가는 금액이 줄어들어 안도했지만 금액이 이월되며 이자까지 붙었다. 원인은 리볼빙. 카드사 앱을 살펴보니 나도 모르는 새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리볼빙, 누구냐 넌”

청년층이 리볼빙의 덫에 발목이 잡혔다. 신용카드 사용 대금 중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차후 갚을 수 있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발을 들였지만, 수수료의 늪에 빠지며 숨이 가쁜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 



발톱 감춘 리볼빙


리볼빙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뜻한다. 말 그대로 신용카드 결제금액 중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미뤄 갚을 수 있는 서비스다. 매달 카드 대금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리볼빙 비율을 10%로 설정하면 10만원만 청구되고 다음 달로 90만원이 넘어간다. 그다음달에는 이월된 90만원과 해당 달 사용한 비용 100만원을 합한 190만원 중 10%인 19만원만 결제대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171만원은 그 다음달로 이월된다. 

한 번에 내는 비용이 줄어드니 카드사는 리볼빙 이용 시 일시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체를 방지해 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잘만 활용한다면 당장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동아줄’ 역할을 하는 셈이다. 



수수료 최대 23.9%, 현대카드 ‘조용한 미소’


카드사는 캐시백을 내세워 리볼빙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달 말까지 신규 카드 발급 후 리볼빙을 신청하는 고객에게 캐시백을 제공하며 신한카드 역시 이번 달 리볼빙 신청 시 포인트를 3000점 지급한다.

카드사가 캐시백을 얹어 주면서까지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수수료 수익이 제법 쏠쏠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리볼빙 이용 고객의 수수료 부담이 무겁다는 뜻이다. 이월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수료에 복리가 붙어 부담 역시 가중될 수 있다.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는 최저 5%부터 최대 23.9%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각 카드사별 리볼빙 수수료율(일시불)은 ▲신한 5.4~23.9% ▲KB국민 5.6~23.6% ▲삼성 5.8~23.9% ▲현대 5.5~23.5% ▲롯데 5.89~23.5% ▲우리 5.4~22.9% ▲하나 5.0~23.0% 등이다.

올해 1분기 전체 순이익에서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로 얻은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현대카드가 19.54%로 집계돼 가장 높았고 뒤이어 ▲롯데 18.82% ▲우리 18.20% ▲KB국민 18.06% ▲신한 17.52% ▲하나 16.02% ▲삼성 14.79% 순으로 나타났다. 

리볼빙 이용 시 고금리를 적용받는 회원 역시 현대카드에 가장 눈에 띄게 많았다. 현대카드에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 중 20% 이상 고금리를 적용받는 회원은 49.31%로 전체 회원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롯데와 KB국민의 고금리 회원 비중은 각각 34.58%, 30.7%로 나타났고 ▲하나 28.35% ▲신한 20.17% ▲삼성 10.69% ▲우리 2.5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금융 취약층으로 꼽히는 20대와 60대를 중심으로 리볼빙 이월 잔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의원(국민의힘·비례)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개 대형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의 30세 미만 회원 리볼빙 이월 잔액은 2016년 2420억원에서 지난해 3990억원으로 늘었다. ▲2017년엔 2480억원 ▲2018년 3070억원 ▲2019년 3740억원으로 오름세다. 

30대는 2019년 1조5100억원에서 2020년 1조4080억원으로 감소했고 40대 역시 이 기간 1조8110억원에서 1조7460억원, 50대는 1조220억원에서 9810억원으로 리볼빙 이월 잔액이 줄었다. 다만 60세 이상은 3640억원에서 3860억원으로 이월 잔액이 늘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리볼빙 서비스엔 ‘불완전 판매’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사례를 살펴보면 ‘리볼빙을 약정하면 캐시백을 준다’는 식의 카드사 마케팅엔 캐시백 혜택만 강조될 뿐 결제 비율이나 수수료·결제 비율 조정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며 불완전 판매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리볼빙 상담 사례 중 대다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리볼빙에 가입됐다’는 내용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생활비, 등록금 등 나갈 돈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적어 당장 '급전'이 필요한 청년들이 리볼빙에 손을 뻗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최근 부동산, 비트코인 등 투자가 늘면서 자금 수요가 늘어난 점도 리볼빙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더불어 "빚더미 위에 내 몰린 청년들이 늘어난 가운데 하반기 기준 금리까지 인상되면 청년층에서 신용불량자가 대거 양성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한빛
강한빛 onelight9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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