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입' 비판 부담…윤석열 수사로 '정치 중립' 시험대 선 공수처

친정부 성향 시민단체 고발 4개월만에 수사 착수 법조계 "직권남용 입증 어려워"…정치권 "尹 정권 탄압 받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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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6.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6.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류석우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번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 수사에 착수해서다.

윤 전 총장에 대한 혐의 입증 가능성과는 별개로 이미 '공수처가 대선에 개입하려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수처 출범 당시부터 태생적 한계로 지적돼온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우선 1000건이 넘는 공수처 접수 사건 가운데 하필 4개월전 시민단체가 고발한 윤 전 총장 사건을 택한 이유가 불분명하다. 수사 착수 시점도 공교로웠다. 하필 윤 전 총장의 첫 공개 일정과 맞물린 시점이어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의 대선 행보를 겨냥했다는 의심을 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에서 사건 기록을 검토 중이다. 친정부 성향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지난 2월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 부실 수사 의혹으로, 지난 3월엔 한명숙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감찰 방해 의혹 등으로 윤 전 총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사건은 추미애 전 장관 시절 법무부와 대검 합동감찰에서도 아무런 결론을 내놓지 못하거나, 법무부 검사징계위에서도 무혐의 결론을 낸 사안이여서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려울 것이란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검사장급 인사는 "직권남용 혐의는 입증이 매우 어렵다"며 "특히 이 사안은 거의 무혐의로 결론이 난 사건들이라 공수처가 무슨 수를 쓰든 혐의 입증을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뇌물받은 비리 검사나 판사를 철저히 수사해 기소하고 엄정히 단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감동하고 박수칠텐데 왜 자꾸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건에 손을 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수처가 대통령 직속 정치적 사찰수사기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고 직격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의 윤석열 수사 방침은 정권이 공수처를 이용해 대통령 선거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부적절함은 말할 것도 없고 최소한 대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하며 퇴임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하며 퇴임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논란도 공수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경우를 상정해도 논란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선언 이후 공수처로부터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경우 '대선 개입 의혹'이라는 비판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공수처가 대선 주자라는 이유를 들어 '봐주기 수사'를 해서도 안된다. 대선 전에 기소하면 대선 후보가 피고인 신분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될테고, 대선 전에 공수처가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애초에 '윤석열 죽이기'를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정치적 의도를 자인하는 꼴이 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가 윤 전 총장에게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할 경우 윤 전 총장이 불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검찰총장 출신이 수사에 불응한다는 정치적 공세를 받게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윤 전 총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이미지를 주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결국 공수처의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격앙된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죽이기"라고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남들 수사해서 인기를 쌓은 대선 주자라면 더 엄정하기 수사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야당에선 "정권이 탄압해 주는 것은 천운인데, 윤 전 총장에 천운이 온 것 같다"고 하는 반면, 민주당 내에선 "공수처 수사가 오히려 윤 전 총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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