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자급제·단통법에 3번 우는 ‘휴대폰 유통망’

[머니S리포트-휴대전화 가격, 왜 살 때마다 다를까②] 최대 구매채널 대리점의 몰락, 방긋 웃는 온라인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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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요즘 집전화가 없는 사람은 있어도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21세기 들어 휴대전화는 필수 품목이 됐다. 설령 원치 않더라도 직장·학교에서 사회생활을 이어가려면 하나씩 장만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동통신 서비스도 차츰 공공서비스로 받아들여진다. 가계통신비 절감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IT 관련 제도 중 이만큼 유명한 게 또 있을까 싶은 ‘단통법’의 개정이 추진된다. 하지만 개정 내용을 두고 반쪽짜리라는 평가도 나오는 등 업계와 사회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직접 영향을 받는 이동통신 유통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시국에 정부가 부담을 늘린다며 반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들어 대리점을 찾는 고객들이 확실히 줄었다. 젊은 분들의 경우 온라인으로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고….” - 오프라인 휴대전화 유통점 점주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랜 기간 오프라인 매장에 의존하던 통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의 변화에 이통사도 서둘러 채비에 나선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오프라인 매장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에 울상 짓는 대리점… 구매 비중 2018년 35%→ 2020년 28% ‘뚝’


용인시 수지구에서 휴대전화 판매대리점을 약 7년간 운영해온 A씨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휴대폰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임대료를 내기도 버겁다”며 타들어 가는 속내를 내비쳤다.

6월5일 오후 1시쯤 기자가 방문한 이 매장은 몇 시간 동안 오가는 손님 없이 한산했다. 이따금 더위를 피해 발걸음 한 어르신들이 썰렁한 매장을 채웠다. 

하지만 이 동네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무려 3곳의 단말 유통점이 새로 들어섰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 A씨는 “디지털 취약 계층인 고령층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만 생각하고 위축된 오프라인 시장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씨의 말처럼 휴대전화 대리점 구매 비중은 꾸준히 줄었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각 이통사가 운영하는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구매한 비중은 2015년 34%에서 2020년 28%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으로 휴대폰을 구매한 비중은 1.5배 이상 급증했다. 연도별 온라인 구매 비중은 ▲2015년 12% ▲2016년 14% ▲2017년 12% ▲2018년 13% ▲2019년 13% ▲2020년 20% 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뉴스1



“대리점·판매점 추가지원금 출혈경쟁… 유통구조 개선 필요”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매 비중이 각각 늘고 줄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코로나19는 단지 그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이 가속화되기는 했지만 그전부터 변화가 있었다”며 “모바일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변화는 아니다. 백화점은 저가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자구책을 마련하는 반면 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은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자급제 시장 성장이 대리점과 판매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위기로 내몰았다고 지적한다. 자급제는 소비자가 전자제품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공기계를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신 단말이 5G 전용으로만 출시됨에 따라 온라인으로 자급제 단말기를 별도로 구입해 LTE 알뜰폰(MVNO)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1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자급제 비중은 약 30%였다. 전작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온라인으로 자급제 단말기를 구입한 비중은 60%에 달했다.

지난 4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알뜰폰 통신사 이용자 수도 2020년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2020년 알뜰폰 이용자 수는 119만3017명으로 급등했다. 이전까진 ▲2016년 122만7704명 ▲2017년 110만1399건 ▲2018년 99만9917명 ▲2019년 86만5696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것에 대조된다.

단말기 가격 상승도 오프라인 매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지급하는 온라인몰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단말기 유통 구조는 제조사→ 이통사→ 대리점→ 판매점→ 소비자로 이어진다. 이통사를 대신해 대리점과 판매점이 소비자에 단말기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소비자에 지급하는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대리점과 판매점이 책임지는 구조다. 이통사로부터 공시지원금이 지급되긴 하지만 추가지원금은 유통망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종사자는 “200만원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조금 더 저렴하게 사려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해 추가지원금을 계속 늘려야 하는 출혈경쟁 속에서 대리점과 판매점의 부담이 크다. 온라인몰과 비교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그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에 따른 추가지원금 상향은 유통망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이통사들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유통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뉴스1



“자급제 고객 잡아라” 대책 마련 나선 이통사… 일자리 마련도


유통망 변화에 이통사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자급제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였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선보이는 가하면 SK텔레콤도 지난 1월 온라인 전용 요금제 ‘언택트플랜’을 출시했다. 이들 요금제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개통하는 것보다 1~2만원 저렴하다.

비대면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무인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자사 무인체험 매장 T팩토리 내 24시간 무인 공간인 ‘T팩토리24’를 설치했다. ‘T팩토리24’를 통해 소비자는 입장(셀프체크인)부터 스마트폰 비교, AI기반 요금제 컨설팅, 가입신청 및 휴대전화 수령 등 개통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전국 주요 3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U+키오스크’를 도입한 데 이어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무인 비대면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통사가 유통망의 어려움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2014년 단통법 시행 이전 2만여개에 달했던 휴대전화 판매점은 현재 1만2000개 안팎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업 차원에서 유통망을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오프라인 폐점으로 실직한 이들에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산업군이 개편되면 새로 생겨나는 직업도 있다”며 “드론이나 자율주행차 등 기술적 트렌드에 맞춰 직원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소현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소현 기자입니다. 이메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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