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VR게임 ‘시조새’ 최정환 부사장… "끝까지 버텨 승리할 것"

[피플]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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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사진=장동규 기자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사진=장동규 기자
“하드웨어가 바뀔 때마다 시장 변화가 있었지만 2012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3(PS3)가 나온 지는 5년이 지났고 2011년 출시된 닌텐도 3DS 역시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관련 시장이 축소돼 가고 있던 때였죠. 그러던 중 마주한 게 소니가 내놓은, 영화를 100인치 3D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안경이었습니다”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의 인생은 가상현실(VR) 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현재 그의 인생을 바꾼 것도 VR HMD(Head Mounted Display·안경처럼 머리에 쓰고 대형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영상표시장치)의 시조새 격인 소니의 퍼스널 3D 뷰어 ‘HMZ-T1’이었다. 별다른 기능 없이 3D 영상만을 볼 수 있는 이 기기를 접한 뒤 그는 새로운 시장이 도래할 것을 직감했다. 그렇게 VR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당시 콘솔과 아케이드 사업을 제쳐두고 일찍이 VR게임 사업에 몰두했다.



백지에 그림 그리듯… UI 핵심은 캐릭터=나 ‘물아일체’


“당시 오큘러스가 개발한 VR HMD를 보고 나니 우리가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 필요는 없겠다 생각했죠. (웃음) 대신 콘텐츠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그가 내딛는 모든 발걸음이 개인으로서는 도전이자 VR 콘텐츠 시장엔 시작이었다. 새로운 시장 개척에서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구축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VR게임 내에서 유저는 PC·모바일과 달리 ‘캐릭터가 곧 자신’이라고 여기는 만큼 현실과의 차이를 최소화해야 했다. 유저의 머리가 어느 수준으로 내려가면 몸을 숙여야 하는 등 머리와 양손의 정보값을 일일이 파악해 캐릭터를 애니메이션화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PC나 스마트폰에선 키패드를 통해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 너무나 당연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1인칭 시점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가상현실 내에선 캐릭터 이동 하나하나에도 사용자가 납득 가능한 ‘세계’를 부여해야 했습니다.”

그는 이런 점이 VR만의 매력이라고도 설명했다. 현실적인 제약이 크지 않다는 전제 하에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도 별도의 학습 없이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앞에 물건이 있으면 걸어가서 무엇인지 본다’ VR에선 이런 게 다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유저 행동에 제약이 걸리는 순간 몰입감은 떨어집니다. 이런 부분이 해결만 된다면 UX(사용자경험)가 같으니까 VR게임을 즐기는 데 학습이 따로 필요 없어요.” 

어렵게 UI를 구축해온 그에겐 아직 VR게임 대중화라는 과제가 남았다. “멀티플레이 게임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반면 VR게임 대부분은 혼자 플레이하는 ‘싱글플레이’ 방식이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탈블리츠: 컴뱃아레나 ‘시즌2: 이클립스’. /사진제공=스코넥엔터테인먼트
모탈블리츠: 컴뱃아레나 ‘시즌2: 이클립스’. /사진제공=스코넥엔터테인먼트
VR게임 무료 배포도 그 일환이었다. 통상 VR게임은 1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유저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에 최 부사장은 모탈블리츠 IP(지식재산권) 기반 ‘모탈블리츠 컴뱃 아레나’를 VR게임으로선 이례적으로 무료 배포하는 과감한 전략을 펼쳤다. “수익모델 마련은 과제로 남겠지만 VR에서도 모바일처럼 친구들과 가볍게 만나 교류하고 게임할 수 있으려면 게임사가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공해 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제 넘어 과제였지만… VR시장 성장 ‘임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2019년 이후에서야 VR시장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VR·AR 시장은 2020년부터 62.3%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25년에는 5290만대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 부사장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순간이 온 것이다. “(VR게임) 유저가 늘어나는 시점이 언제일지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언젠간 그 수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최 부사장이 말한 유저가 늘어나는 순간이란 VR 하드웨어의 가격 인하와 ‘킬러 콘텐츠’의 등장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성립되는 때다. 40만원대 HMD인 오큘러스 퀘스트2의 등장으로 VR 진입 문턱이 낮아진 지금 킬러 콘텐츠의 등장만이 남았다는 주장이다.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갈 당시 게임업계에선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습니다. 버튼을 누르던 방식에서 화면을 터치하는 UX의 변화를 아이디어로 삼아 적극적으로 게임을 개발했죠. 하지만 VR의 특징을 잘 살린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회사는 아직도 많지 않습니다.”

그 이면엔 높은 개발비용과 기간이 자리한다. VR게임 특성상 현실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초지연성’(사용자의 움직임과 처리 결과 구현 사이에 시간차가 거의 없는 빠른 환경)이 필수적이다 보니 이를 뒷받침할 자본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개발사 입장에선 지금 당장 몇십억을 투자해도 그 이상의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을 알기에 어느 정도 시장이 만들어지면 그때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런 면에서 개발사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확실히 인내가 필요했을 지난 9년.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VR게임 시장의 미래는 밝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가상의 세계에 구축된 현실을 의미하는 메타버스(Metaverse) 관련 사업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다. “가까운 미래에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각각 다른 영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코넥 역시 그런 회사 중 하나가 돼 시장의 한 축을 이끄는 위치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강소현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소현 기자입니다. 이메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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