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공세에 디지털 인재 수혈하는 저축·지방은행

[머니S리포트-금융지주 나 떨고 있니?③] "물러서면 끝이다" 생존 위한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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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핀테크사의 금융시장 공습이 본격 시작됐다. 간편함과 편리함으로 무장한 핀테크 금융 서비스는 소비주체로 서서히 떠오르는 2030세대의 입맛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금융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핀테크사가 금융시장 주도권을 잡는 것도 꿈이 아니라는 관측이다. 핀테크의 금융시장 진출과 관련해 기존 금융사의 ‘진짜 걱정’은 바로 미래고객을 핀테크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사도 간편 모바일서비스를 대폭 확장해 이용자 편의성 등에서 핀테크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금융 소비자는 보다 친숙한 네이버나 카카오가 주는 브랜드 파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핀테크의 공습은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핀테크 공세에 디지털 인재 수혈하는 저축·지방은행

디지털 혁신으로 향하는 저축·지방은행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핀테크와 인터넷은행 등 금융 공세가 거세지자 ‘디지털 금융패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영업 전략을 구상하는 모습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고도화하거나 외부 인재 확보에 나서는 등 디지털 체질 개선이 본격 시작됐다.



“귀한 분 모셔라” 혁신 DNA 수혈에 체질 개선 착착


최근 저축은행권은 ‘디지털 DNA’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점 방문보다 모바일 플랫폼 이용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자 핀테크 플랫폼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통한 인사나 디지털 분야 전문가를 끌어들이며 경쟁력 제고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은 카카오뱅크 사외이사를 지낸 마이클 재욱 진 셰어러블에셋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4년 5월25일까지다.


진 이사는 1967년생으로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이후 하나UBS자산운용의 대표직을 맡았고 카카오뱅크의 사외이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진 이사는 비대면 금융과 핀테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며 “회사의 디지털 전략을 구상하고 미래 가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정인화 전 금융감독원 핀테크현장지원단장을 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전 이사는 금감원에서 IT감독실장과 개인정보보호TF(태스크포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9월 디지털본부장 자리에 티몬과 메리츠금융서비스, 삼성SDS를 거친 백인호 이사를 선임했다. 백 이사는 2015년부터 3년간 이커머스 ‘티몬’에서 자영업자를 위한 전용 쇼핑몰 ‘비즈몰’과 금융몰 서비스를 총괄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신한카드 출신 김정수 전무를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재선임했다. 김 전무는 신한카드에 몸담으면서 미래사업본부장과 디지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지방은행도 행보는 비슷하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말 이주형 전 삼성카드 빅데이터마케팅팀(BMP) 전 팀장을 디지털금융본부장으로 영입하며 디지털 조직 구축을 위한 사령탑을 확보했다.

광주은행은 토스와 인적교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사진=광주은행
광주은행은 토스와 인적교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사진=광주은행



모바일 플랫폼 손보고 디지털 창구까지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저축은행의 ‘내실 다지기’ 이후 목표는 고객의 디지털 체험 개선으로 모인다.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개선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디지털 창구’를 선보이며 고객이 체감하는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금융사의 계좌 조회·결제·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오픈 뱅킹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각 은행은 고정 고객을 붙잡아두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로 고객 유입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9년 6월 출시된 사이다뱅크는 올해 2월 기준 앱 다운로드 120만건과 회원고객 70만명을 달성했다. 여기에 최근 디지털 창구 운영을 시작하며 태블릿 모니터를 활용한 금융거래 환경을 조성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3월 웰컴디지털뱅크의 세 번째 버전 ‘웰뱅3.0’을 내놨다. 웰뱅3.0은 ‘초개인화’에 중점을 둬 자산현황과 변동상황을 분석해 상품과 서비스를 개인화해 추천하는 게 강점이다.


OK저축은행은 오는 2022년까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회사 모바일 플랫폼 ‘OK저축은행’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LG CNS-뱅크웨어글로벌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었으며 해당 프로젝트엔 450억원이 투입된다.


페퍼저축은행은 ‘디지털 풀뱅킹’ 구축을 목표로 은행앱 ‘페퍼루’ 고도화 작업을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DGB금융지주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회의를 진행했다./사진=DGB금융지주
DGB금융지주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회의를 진행했다./사진=DGB금융지주



‘맞손’에 호랑이굴 뛰어든 수장… 저축·지방은행 “지피지기 백전백승”


저축·지방은행은 인터넷은행과 핀테크를 경계의 대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삼아 적극적인 교류에 나서기도 한다. 노하우를 주고받으며 상생하는 건 물론 제휴를 맺고 비즈니스 파트너로 손잡고 있다.


특히 중금리 대출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적극적인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핀테크 플랫폼은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다양한 대출 상품을 선보일 수 있고, 저축은행은 핀테크 플랫폼에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JT저축은행은 지난달 핀테크 기업 ‘핀다’와 손잡고 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초 토스 전용 중금리 신용대출 ‘파라솔 S’를 출시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토스 전용 대출상품 ‘애큐온중금리T’와 카카오페이용 ‘애큐온중금리KP’를 출시했다. SBI저축은행은 핀테크업체 ‘핀셋’과 제휴를 맺고 현재 서비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장이 직접 ‘호랑이굴’에 뛰어들기도 한다. 광주은행은 송종욱 은행장의 제안으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송 행장은 이번 교류에 대해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등 금융권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과 토스는 지난달까지 총 두 번의 인적 교류를 진행했다. 광주은행은 토스에 그동안의 업무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토스는 디지털 마인드에 주목한 문제 파악과 결론 도출 등 업무 노하우를 전수했다.


지방은행 금융지주도 적극적이다. DGB금융지주 경영진은 가상공간을 의미하는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제페토’를 이용해 회의를 진행했다. 디지털 문화를 체험하고 주 이용층인 MZ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향후 이를 활용해 젊은층과 소통하고 신규 고객 접점 채널로 운영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젠 그동안의 업무 노하우와 방식으론 금융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서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이나 디지털 기술 체험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한빛
강한빛 onelight9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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