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청년임대주택 입주 후 엇갈린 시선… "핫플레이스 vs 맘에 안 들어"

[머니S리포트] 내집 앞에 ○○ 짓지 말라… 주민 권리 vs 이기주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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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휴거(휴먼시아 거지), 엘거(LH 거지)라는 말로 공공임대아파트 주민을 비하하는 일각의 비뚤어진 인식이 공공시설 혐오 현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형공원을 짓고 공공임대가 없는 고급 아파트타운만을 바라는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집값 상승’의 기대 심리가 기저에 있다는 사실이 과거 여러 사례를 통해 공공연히 드러났다. 소년원·보육원 출신의 자립을 지원하는 공공임대 입주자격을 놓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동네에 범죄자가 이사 온다”는 허위 정보가 아무렇지 않게 퍼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공공택지 분양이 계획된 서울 용산이나 경기 과천 등에선 최근 공공임대·공공시설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충돌하는 일도 발생했다. “내 땅엔 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 어딘가는 지어져야 할 공공임대와 공공시설이 설 곳을 잃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들어선 역세권 청년주택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 외관. /사진=강수지 기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들어선 역세권 청년주택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 외관. /사진=강수지 기자
최근 ‘용리단길’이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용리단길은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과 4호선 신용산역 사이 한강로2가 골목길의 별칭이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면서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 생겨났고 올 5월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새로 입주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 호반건설이 시공한 2030 역세권 청년주택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가 들어서며 젊은이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졌고 ‘젊은 거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활기 넘치는 분위기의 이면엔 주민들의 불협화음이 있다.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가 들어선 후 상권 활성화를 반기는 주민들이 있는 반면 ‘혐오시설’이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들이 대립하고 있다. 청년주택에 대한 각종 오해와 선입견이 원인이란 지적이다.



“상권 활성화 좋아” vs “우리 지역엔 안돼”


용산구 한강로2가에 들어선 지상 최고 37층 높이(2개동)의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는 총 1086가구 가운데 19~49㎡(전용면적) 763가구가 ‘2030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공급됐다.

삼각지역까지 도보 5분 이내이고 인근에 1호선·경의중앙선·신분당선(예정)·KTX를 이용할 수 있는 용산역도 있다. 단지엔 피트니스센터와 게스트하우스 등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시설, 카셰어링·무인택배 등 주거서비스가 마련돼 있다. 근린생활시설 공간에는 각종 상업시설과 서울시의 다양한 지원시설 등이 입주해 있다. 신혼부부들을 위해 단지 내 구립 어린이집·작은 도서관 등도 조성됐다. 용산초도 가깝다.

단지가 들어서며 일대 상권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주민 A씨는 “요즘 동네가 젊은층으로 북적이고 금요일 저녁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며 “활기찬 분위기가 형성돼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와 같은 청년주택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다. 서울주거포털에 따르면 2019~2022년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에는 공공임대 2165가구와 민간임대 6467가구 등 총 1만425가구의 역세권 청년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용산구에 가장 많은 2104가구(2개 사업장)가 계획돼 있고 마포구 1897가구(3개)와 강서구 1686가구(5개) 등에도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이 예정됐다.

용산구 주민 B씨는 “청년주택이 들어서면 일대 교통이 마비되고 집값 하락도 걱정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소년원 출소자의 입주 자격 순위가 높다더라. 반대하는 이유가 다 있다”며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소년원 출소자가 청년주택 입주 1순위 자격에 해당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얘기다.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4호선 신용산역 인근 상업시설 거리 용리단길 /사진=강수지 기자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4호선 신용산역 인근 상업시설 거리 용리단길 /사진=강수지 기자



저소득층만 거주? “No”


정책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오해는 인근 지역의 ‘집값 하락’이다.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은 “공공임대가 인근 집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오히려 주변 환경과 교통환경이 좋아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도 “집값 하락에 대한 연구 결과 오히려 떨어지지 않는다는 근거가 충분하다”며 “공공임대가 들어서면 심리적으로 ‘우리 동네가 나빠진다’는 부정적 인식만 있을 뿐 실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공공임대 가운데 신혼부부와 청년 등이 입주하는 유형은 입주 대상자 가운데 가장 소득이 높은 층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역세권 청년주택 실수요자들의 입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청약 순위별 소득기준을 현실화했다. 민간임대 특별공급 1·2·3순위 소득기준을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110%·120% 이하로 변경해 법에서 허용하는 최대치를 적용했다. 1인가구 청약 1순위 소득기준은 약 265만원이다.

그럼에도 공공임대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인식 변화를 위한 공공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임 교수는 “주택 특성을 지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정적 반응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계획된 공공임대에는 주거 취약계층뿐 아니라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다. 관련 제도를 이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고 인식을 제고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 원장도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임대주택 재고율이 높아져 가는 상황을 사회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계층이 더불어 사는 게 정책 취지”라며 “기존 아파트 커뮤니티는 지나치게 폐쇄적인 반면 SH공사의 공공임대는 인근 주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설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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