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특허만 1050건… 9개월 만에 코로나 백신 개발

“mRNA 백신 연구 주 대상은 코로나19 아닌 ‘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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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모더나를 창업한 로버트 랭거 메사추세스 공대(MIT) 석좌교수./사진=과학역사연구소
바이오기업 모더나를 창업한 로버트 랭거 메사추세스 공대(MIT) 석좌교수./사진=과학역사연구소
#2019년 12월8일.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첫 보고됐다. 중국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고, 다음 달인 1월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13일 만에 한국 방어선은 뚫렸다. 의료선진국 미국·유럽 등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바이오벤처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개발을 선언했다. 당시 모더나는 미국 메사추세스주에 위치한 연매출 670억원대의 작은 바이오벤처였다. 업계는 의구심을 보였다. 글로벌 백신 시장을 장악해온 다국적제약사들이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었기 때문. 미국 현지에서 조차 “이들이 못하는 데 네가 감히 할 수 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결국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모더나의 지난해 매출은 약 8975억원. 2019년보다 1240% 늘어났다. 코로나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모더나 몸값은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다.

모더나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제약·바이오업계에 등장했다. 코로나가 발병한 지 1년 만인 2020년에 ‘코로나 백신 개발’이라는 대박을 터트리면서다. 이번 성과에는 핵심 기술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전문 연구진이 있었기 때문이란 평가다.
미국 매사추세스주에 위치한 모더나 본사./사진=로이터
미국 매사추세스주에 위치한 모더나 본사./사진=로이터

그 중심에는 로버트 랭거 메사추세스 공대(MIT) 석좌교수가 있다. 랭거 교수는 모더나 창업자로, mRNA 백신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랭거 교수는 코넬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1974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125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머니S’는 랭거 교수와의 인터뷰로 모더나 성공 비결에 대해 알아봤다.

모더나의 성공 비결은 신약 개발에 대한 남다른 접근법에 있었다. 랭거 교수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mRNA 연구에 빠져 들어 특허 획득에 몰입했다. 랭거 교수는 일찍이 화학·생명공학에 눈을 뜨면서 mRNA 기술의 잠재성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그가 보유한 특허만 1050건. ‘세계 최다 특허권 보유자’란 타이틀도 얻었다.

이제는 다국적제약사들도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진 mRNA 분야에서 모더나의 성과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모더나의 올해 1분기 실적은 2조1800억원으로, 2019년 한국 바이오의약품 전체 시장 규모(2조6001억원)에 맞먹는다. 신약개발은 투자금이 많을수록 성과가 좋은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사업. 바이오벤처가 다국적제약사과 경쟁하려면 특허 획득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판단이 주효했다.

랭거 교수는 코로나가 모더나가 그동안 축적해온 mRNA 기술력을 사업화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mRNA 백신은 병원체의 유전자 정보만 알면 빠르게 생산할 수 있어 신종 감염병 대응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 모더나는 지난해 1월10일 코로나 유전자 정보가 공개된 후 임상1상에 필요한 백신을 만드는 데 2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른 약물의 경우, 임상1상까지 통상 1년이 걸린다.



mRNA, 암 백신에도 활용 가능




랭거 교수는 연구자로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기술력이라고 했다. 모더나 백신은 9개월 만에 개발됐지만 예방효과나 안전성은 다른 백신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랭거 교수는 성공 근간으로 ‘약물 전달 기술’(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꼽았다. 이 기술은 특정 부위에 약물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고 약효가 오래 유지되게끔 돕는다. 그는 이 연구에 대해 “개발 첫 단계부터 상용화까지 총 47년이 걸렸다”고 했다.
모더나가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mRNA 기반의 코로나 백신./사진=로이터
모더나가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mRNA 기반의 코로나 백신./사진=로이터
랭거 교수는 코로나를 계기로 ‘mRNA 백신은 모더나’라는 축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예방효과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바이오벤처가 자체적으로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랭거 교수는 mRNA 기반 의약품 시대 서막이 열렸다고 했다.

랭거 교수는 “mRNA 기술은 활용도가 높아 향후 의학과 제약·바이오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이라며 “이 기술은 감염병은 물론이고, 암·심장병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다. 개발이 어려운 희귀질환·유전자 치료제까지 개발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 상용화로 업계가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 중에서 mRNA 기반의 암 백신 개발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암 세포는 정상 세포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mRNA 기반 암 백신은 면역 세포가 암 단백질을 인지해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코로나 발병 이전엔 mRNA 백신의 주요 타깃은 암이었다.
로버트 랭거 모더나 창업자 약력 /그래픽=김영찬 기자, 사진=과학역사연구소
로버트 랭거 모더나 창업자 약력 /그래픽=김영찬 기자, 사진=과학역사연구소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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