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의 키, 서울시정" 오세훈 막아선 민주당 시의회…충돌하나

의석은 민주당 절대다수, 지지율은 국민의힘 우위 "협치 이어가자" 공감대에도 '정치적 논쟁'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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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내년 2월 있을 대통령 선거의 열쇠로 꼽히는 서울시정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이 민주당의 반대에 가로 막히면서 서울시와 시의회가 '정치적 논쟁'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내년에는 지방선거도 있어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발목잡기로 일관하다가는 여론의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의 정면충돌은 부담스러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양측은 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두고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의회가 오 시장 핵심 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취임 직후 전담 조직까지 만들면서 의욕을 보인 1인가구 지원사업의 경우 편성액 약 28억원 중 20억원이 깎였다. 서울형 교육플랫폼 구축(48억원),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47억원), 청년 지원 사업(3억원), 서울형 공유어린이집(4억원)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시의회 민주당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플랫폼은 서울시가 직접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향후 교육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은 올해 예산이 짜인 이후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에 입성했기 때문에 추경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없다. 예산이 깎인 사업은 대부분 불평등 해소나 복지를 위한 사업인 만큼 정파적인 이해관계는 걸려있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28일까지 열리는 예결위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 때문에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사업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끝내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 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A 시의원은 "당내에서 의견이 완전히 통일된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결국은 사업이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집행부가 일을 할 수 있게 돕고 나중에 결과로 책임을 묻자는 의원들도 다수 존재한다"고 전했다.

B 시의원은 "서울시와 시의회 모두 협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간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10년 전 오 시장의 사퇴로 끝난 것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연일 갈등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앞으로도 아주 좋을 것이란 말은 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 구도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 시장이 4월 8일 업무 첫 일정으로 시의회를 찾는 등 연일 '협치'를 강조했으나 정당의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데서다. 서울시의회는 전체 의석 110석 중 절대다수인 101석을 민주당이 점유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놓고도 약간의 충돌이 있었고 이번에도 약간은 '길들이기' 혹은 '힘겨루기' 차원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시의회에서는 내년 대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진행한 6월 셋째 주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8.9%로 25.7%를 기록한 민주당을 앞섰다. 의석수는 민주당이 우세하지만 '정치 지형' 측면에서는 오 시장이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다.

오 시장의 보궐선거 승리 이후 자신감을 얻은 국민의힘은 오 시장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궐선거 때 오 시장 캠프의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시청을 찾아 "서울시정의 성공이 우리 대선 승리의 첫 번째 키(열쇠)"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보궐선거 당시 제기된 '생태탕 논란'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자극하기도 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공작 정치를 극복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했고, 정미경 최고위원은 "공작 정치, 저급한 정치는 이번 대선에서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마치 오 시장을 견제하는데 몰두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인 논쟁이 커지기를 바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제301회 정례회 기간 동안 따질 것은 따지되 극한의 대치 상황으론 몰고 가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리는 오 시장 이번 임기 첫 시정질문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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