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두려워하는 ‘한국형 경항공모함’

2033년 목표, 건조비만 2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수주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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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대우조선해양 홍보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경항공모함 모델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대우조선해양 홍보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경항공모함 모델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지난 6월 28일 대한민국 해군의 두 번째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이 취역한 가운데 2033년 항해를 목표로 추진되는 한국형 경항공모함(경항모) 사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 수주를 위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마라도함은 2007년 ‘독도함’ 이후 14년 만에 취역한 해군의 대형수송함 2번함이다. 독도함 건조 시 해외에서 도입했던 주요 장비를 성능이 향상된 국산으로 교체함으로써 운용·정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전투능력도 강화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경남 진해 군항에서 열린 마라도함 취역식에서 “마라도함은 다목적 합동전력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독도함과 함께 한국형 경항모 건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도함은 길이 199.4m, 폭 31.4m의 1만4500톤급 수송함으로 최대속력은 시속 42㎞이며 승조원 수는 330명이다. 장갑차와 차량을 비롯해 헬기와 공기부양정(LSF-Ⅱ) 2대까지 탑재할 수 있어 규모만 보면 경항모급이다. 하지만 마라도함 갑판은 내열성이 부족해 수직이착륙기가 뜨고 내릴 수 없어 경항모로 보긴 어렵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2033년 ‘항모 보유국’ 될까


경항모는 항공모함 중 가장 작은 규모로 F-35B와 같은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운용하는 바다 위 활주로이자 다목적 군사기지다. 항모 규모에 따라 ▲경항공모함(1~3만톤) ▲중형항공모함(4~7만톤) ▲대형항공모함(8~10만톤) 등으로 나뉜다. 현재 8개국이 총 31척의 항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미국이 21척(67.7%)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영국·중국·이탈리아가 각각 2척을, 러시아·프랑스·인도·태국이 1척씩을 운용하고 있다. 경항모급인 상륙강습함(2만톤급)을 운용하는 국가는 스페인·호주·터키 등이며 일본은 지난해부터 이즈모급 헬기 탑재 호위함 2척(2만4000톤)을 경항모로 개조하고 있다.

한국의 경항모 확보 필요성은 1990년대부터 논의돼 왔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계기로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경항모를 포함한 해군력 증강 계획이 1996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계획은 실행되지 않았고 이후로도 예산 문제로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합동참모본부에서 경항모 건조 소요(연구·개발)가 결정돼 2033년엔 태극기를 단 경항모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시진핑도 두려워하는 ‘한국형 경항공모함’
해군 관계자는 “올 2월 사업 추진 기본전략을 수립했고 사업타당성 조사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선행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이 착수되면 3~4년의 기본설계와 7~8년의 상세설계 및 건조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경항모를 건조하는 데 2조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비용은 국내 산업체에 투자돼 국내 생산유발, 고용 창출, 부가가치 유발 등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유지비는 연간 500억원으로 올해 기준 해군 예산 8조원 대비 0.6% 수준이다.

일각에선 예산을 늘려서라도 중형항모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형항모는 경항모 대비 2배 이상의 건조비·운영유지비가 들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경항모 도입 반대 목소리가 작지 않다. 경항모에 탑재되는 전투기까지 구입해 ‘항모전투단’을 구성하기 위해선 최소 5조원이 들기 때문에 비용 대비 군사적 효용성이 크지 않다는 비판이다. 한반도 지리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항모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거나 주변국을 자극해 군비경쟁을 심화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해군은 ▲재해·재난 및 해난사고 발생 시 구조작전 수행 ▲초국가·비군사적 위협 대응 ▲북한 도발 억제 ▲해양분쟁 발생 시 지휘함 역할 수행 ▲해상교통로 안전 보장 등을 위해 경항모가 필요하다며 설득하고 있다.

경항공모함전투단 항진도. /사진=대한민국해군
경항공모함전투단 항진도. /사진=대한민국해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격돌’


내년으로 예정된 해군의 경항모 기본설계사업 참여 경쟁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1)에 참가해 한국형 경항모 모형을 선보이며 홍보에 집중했다.

먼저 현대중공업이 공개한 경항모는 길이 270m, 폭 60m, 3만톤 급으로 해군이 제시한 경항모 기준과 비교해 비행갑판 폭을 약 30% 확장하고 스키점프대를 새롭게 적용하는 등 항공기 운용능력을 향상했다. 이 스키점프대는 영국 중형항모인 퀸엘리자베스함의 특징이기도 하다. 영국 방산업체 ‘밥콕’과 협력해 설계한 만큼 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기존 일체형이던 함교·통제탑을 2개로 분리해 비행갑판 운용능력·유동분포를 개선했으며 무인 항공기와 무인 함정(수상·잠수정)을 탑재하는 등 최신 기술도 적용했다. 남상훈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최신 스마트 함정과 무인화 기술을 적용해 미래 전장에 대응할 수 있는 함정을 준비할 것”이라며 “특히 대한민국 기함을 만든다는 각오로 한국형 경항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항모는 길이 253m, 폭 47m, 4만5000톤(만재)으로 해군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서 함정 크기를 압축해 운용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2015~2016년 해군과 함께 항모 건조 가능성 검토를 수행했으며 올 초 해군에서 경항모 도입 방침을 밝히자 자체적으로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3만톤급 경항모 건조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조선소와 기술협력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비행갑판 설계 등의 핵심기술과 함재기 운영 등에서 집중적인 기술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게 대우조선해양 측 설명이다. 유수준 대우조선해양 특수선사업본부장은 “대한민국 해군의 최대 화두인 한국형 경항모 사업을 통해 해군에서 필요로 하는 최강의 경항모를 건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화평
김화평 khp0403@mt.co.kr

안녕하세요. 산업1팀 김화평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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