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꼭 사야돼"… MZ세대의 과감한 '플렉스' 문화

[머니S리포트] ‘골린이’ 늘면서 매출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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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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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모든 소비 활동은 비용보다 안전이 우선시됐다. 동시에 장기간 억눌려왔던 소비 심리가 분출돼 평소에 쓰지 않던 고가의 물품이나 서비스에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도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럭셔리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골린이’ 늘면서 매출도 고공행진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소수가 참여하는 골프활동이 급부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외골프 인구가 국내 골프 활동 증가로 이어져 내수진작 경제 효과가 최소 2조1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골프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2020년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67개 대중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40.4%로 2019년(33.2%)보다 7.0%포인트 상승해 2009년(39.1%)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KB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대비 46만명 늘었다. 이처럼 골프 인구 증가로 골프웨어 시장 성장도 가속화돼 골프 브랜드 출시도 확대되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골프산업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까지 합류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고 골프장의 주된 수입원인 입장료·카트 비용도 크게 인상됐다”며 “스크린골프와 렌트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고 앞으로 2~3년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아웃도어 고가 수요에 ‘매출 급증’

르노 마스터 캠핑카. 사진제공=홈앤쇼핑
르노 마스터 캠핑카. 사진제공=홈앤쇼핑
코로나19 이후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3월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주요 아웃도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약 4~10% 상승했다.

K2는 지난해 36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 상승했고 F&F가 운영하는 ‘디스커버리’와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도 전년 대비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류제품을 포함해 캠핑용품 등 기타 등산 관련 제품 매출도 증가했다. 블랙야크 등산화 등 신발 제품군과 스틱 등 등산용품 군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각각 11%, 28% 성장했다.

캠핑카 등록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캠핑카 신규 등록 대수는 2018년 2871대에서 2019년 2622만대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0년 3574대로 36.3%나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데다 다중 밀집시설을 찾는 대신 캠핑을 즐기려는 인구가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캠핑카 증가뿐 아니라 이를 튜닝하는 인구도 크게 늘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작년 자동차 튜닝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캠핑용 자동차 수요 증가 등으로 자동차 튜닝 승인 건수가 전년 대비 13.8%(2만9473건) 증가했다. 이중 캠핑용 자동차 튜닝 건수가 7709건으로 전년 대비 251%(5514대) 증가했으며 레저문화 확산으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정부의 튜닝 규제 완화로 캠핑용 자동차 차종 확대와 차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승합차(3813건) 외에 화물차(3312건)와 승용차(541건)의 캠핑용 자동차 튜닝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도 이런 수요를 감안해 고가의 캠핑카를 선보였다. 홈앤쇼핑은 르노마스터 버스형 15인승 차량을 개조한 캠핑카를 소개했다. 일반형은 7990만원, 고급형은 8990만원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바 코코넛2 캠핑카’를 선보였다. 지바 코코넛2와 코코넛3 캠핑카는 각각 6020만원과 7300만원이며 주문 제작 상품으로 판매됐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연 친화적인 차박이나 캠핑문화가 각광받는다”며 “최근 1년 새 디지털 소비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혀 명품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소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호텔은 ‘나만의 휴양지’로 급부상

조선팰리스 메인 입구./사진제공=뉴스1
조선팰리스 메인 입구./사진제공=뉴스1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강과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프라이빗함을 내세우는 럭셔리한 콘셉트의 호텔 패키지도 등장했다. 일상의 공간인 국내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럭셔리한 호캉스에 해외여행을 위해 아껴뒀던 비용을 과감하게 지불하는 것이다.

호텔스닷컴 조사에 따르면 ‘올해 호텔 예약을 한다면 더 좋은 객실을 예약하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28%에 달했다. 주말 국내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 중 42%는 ‘5성급 호텔을 예약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예약률은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라캉스’(라운지+호캉스) 성지로 꼽히며 전년 동기(3월 기준)보다 20%가량 상승한 투숙률을 기록했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첫째 주 주말 투숙 예약률은 전년 대비 약 8% 늘었고 전주 대비로도 3% 증가했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고급 호텔 숙박 패키지도 출시되고 있다. 조선 팰리스의 최상위 객실인 조선 그랜드 마스터스 스위트의 1박 숙박료는 1600만원이다. 조선팰리스 곳곳에는 현대 한국의 황금기라는 콘셉트 아래 국내·외 컨템퍼러리 아트 작품 4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외여행을 못 가고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된 소비자의 억제된 욕구가 평상시보다 더 분출되다 보니 ‘고급스러운’ 소비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요즘 젊은 세대에겐 ‘인증샷’ 문화가 있기에 호텔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영선 기자 youngsun@mt.co.kr


"어머 이건 꼭 사야돼"… MZ세대의 명품 플렉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고객들이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개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고객들이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개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 30대 직장인 A씨는 새벽부터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결혼을 약속한 예비 신부에게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제품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오전 7시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에 도착했지만 이미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백화점 영업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30분까지 버티기 위해선 의자·돗자리·생수 등 준비물도 필수다. A씨는 3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매장에 입성할 수 있었고 미리 점찍어둔 제품 사진을 직원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재고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나마 재고가 있는 상품은 색상이나 크기 등이 A씨가 원하던 모델이 아니었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에 진열된 제품 중 하나를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 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히 높아 연일 재고 부족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매일 입고되는 극소량의 인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으로 질주하는 ‘오픈런’은 필수라는 말까지 나온다. 심지어 구매자 대신 줄을 서주는 알바까지 등장했다.

명품 플렉스에 백화점 매출 회복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사 백화점 합산 매출은 2019년 대비 9.8%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되고 매장 방문 고객이 줄어들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명품 소비만큼은 나홀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백화점 3사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지난해 4월부터 명품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7월에는 32.5%까지 치솟았다. 해외 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명품 구매 경로가 백화점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백신 접종 증가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명품 소비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올해 국내 3사 백화점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1월 21.9% ▲2월 45.7% ▲3월 89.0% ▲4월 57.5%로 집계됐다. 명품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백화점 3사의 1분기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어머 이건 꼭 사야돼"… MZ세대의 과감한 '플렉스' 문화
특히 20~30대인 MZ세대(1980~2000년대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가 명품 소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MZ세대는 최신 트렌드와 경험을 중시하고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자기표현에 거리낌 없는 플렉스 문화가 더해지면서 이들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전체 명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20~30대가 담당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20~30대 비중은 2019년 49.3%에서 지난해 50.7%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43.8% ▲2019년 48.6% ▲2020년 65.8%, 롯데백화점은 ▲2018년 38.2% ▲2019년 41.4% ▲2020년 44.9%로 20~30대 명품 매출 비중이 매년 상승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넘게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젊은 층은 해외여행을 못하면서 발생한 여윳돈을 명품 구매에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돈내산’·‘플렉스’ 외치는 MZ 명품족 잡아라

백화점 업계는 급증하는 명품 수요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월에 이어 6월에도 대규모 명품 할인행사를 열었다. 해외 패션 편집숍 ‘롯데탑스’ 매장 10곳에서 50여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최대 40% 할인 판매했다. 준비한 물량이 전부 소진됐던 첫 번째 행사의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행사 물량을 10억원 늘린 60억원 규모로 준비해 명품 브랜드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맞춘 백화점 업계의 여름 정기세일도 소비자의 발길을 유혹한다. 주요 백화점은 6월24일부터 7월11일까지 코로나19 극복과 내수 진작을 위해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참여하고 있다. 이 기간에 명품 소비가 또다시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행세일 기간 백화점 3사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이중 명품 매출 비중은 ▲현대백화점 51.2% ▲신세계백화점 50.5% ▲롯데백화점 47% 순으로 나타났다. 명품이 백화점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국내 소비자 공략을 위해 한국 전용 매장과 상품까지 등장했다.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 5월 서울 이태원에 단독 매장을 열고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스페셜 제품을 내놓았다. 단독매장의 명칭은 ‘구찌가옥’이다. 한국의 전통 주거 형태인 가옥을 매장 명칭으로 활용했다. 특별 제품도 매장 이름을 따서 ‘가옥 스토어 익스클루시브’라고 명명했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낸 구찌의 실험에 MZ세대는 즉각 반응했다.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구찌가옥’을 검색하면 MZ세대 이용자의 인증사진이 주를 이룬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내돈내산’(내 돈을 주고 내가 산 물건)이나 ‘플렉스’ 등으로 표현되는 거침없고 솔직한 소비문화를 지닌 MZ세대가 2025년까지 60% 이상의 명품 시장 기여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명품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mt.co.kr


 

최지웅·한영선
최지웅·한영선 youngsun@mt.co.kr

안녕하세요.머니S 유통 담당 한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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