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GA 넘어선다… 보험사의 복수

[머니S리포트-갑질하던 보험대리점의 추락]① GA 1위 제치고 '한화금융서비스' 월 56.5억 신규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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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보험시장에서 ‘갑질’로 군림하던 법인보험대리점(GA)의 입지가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1200%룰(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초회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 시행으로 설계사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사 자회사형 GA까지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한정된 국내 보험시장에서 자회사형 GA의 실적 개선은 기존 GA의 고객을 뺏는 형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미래에셋생명)와 마이금융파트너(현대해상) 등 올해 출범한 자회사형 GA는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고 있고 삼성생명금융서비스와 신한금융플러스는 올 들어 흑자 전환했다. 그만큼 기존 GA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갑질' GA 넘어선다… 보험사의 복수

“한화생명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월 매출이 GA업계 1위인 지에이코리아를 넘었다.”
“GA 위기가 드디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5월 매출(월 신규 매출 기준)이 공개되자 보험사 관계자는 물론 GA 관계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월 매출 56억5200만원을 기록하며 GA업계 1위(매출 기준) 지에이코리아(53억원)를 3억5200만원이나 앞선 것. 보험사 자회사형 GA 월 매출액이 지에이코리아를 넘어선 건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출범한 지 한달 된 자회사형 GA의 예상을 넘는 실적에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전망되고 있다. 



슈퍼갑으로 통하던 GA, 무너지기 시작 



GA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동안 대형 GA는 보험시장에서 ‘슈퍼 갑’으로 통했다. 실적 좋은 설계사가 있는 GA가 보험사 한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몸값 높은 설계사를 보유한 GA와 보험사가 갑·을 관계로 엮이다 보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나 갑질도 공공연하게 자행됐다. 더 높은 수수료 요구는 기본이고 회식비와 해외여행비에 골프 라운딩 비용까지 챙길 정도다. GA 사이에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그에 따른 불완전판매와 ‘고아 계약’(설계사의 이직·퇴직 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보험계약) 등도 속출한다. 보험사는 금융감독당국 제재에도 관행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보험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GA의 갑질 관행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200%룰 시행으로 GA 설계사의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보험사가 공격적으로 수수료 인상에 나서며 설계사 모시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1200%룰은 GA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제도 시행 전 GA 소속 설계사는 1400~1500%를 수수료로 받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보다 통상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 예를 들어 월납보험료 10만원인 보험상품을 판매한 경우 첫해 수수료가 보험사 전속설계사는 최대 150만원이었다면 GA 설계사는 최대 170만원이었다. 이에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GA로 이동하는 설계사가 속출했다. 

하지만 1200%룰 시행으로 이 같은 고액 수수료의 강점은 사라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집수수료 상한 규제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나 GA 설계사 모두에게 적용되지만 본사 운영비를 별도로 인정받지 못하는 GA 설계사의 수수료가 전속 설계사보다 오히려 떨어진다”며 “GA에서 원수 보험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GA 설계사는 1200%룰 시행으로 수수료가 줄어들 것을 지난해부터 감지하고 원수 보험사로 속속 이직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GA 설계사 숫자는 23만2128명을 기록해 연초에 비해 0.28%(642명) 감소했다. 

상반기에 한정된 수치지만 GA 설계사 수가 감소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2005년은 GA가 외국계 보험사 상품을 모아 팔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때다. 덩치를 키우며 국내 보험시장을 장악하던 GA의 규모가 처음으로 줄어든 셈이다. 반면 2012년 이후 줄곧 감소하던 생명·손해보험 등 보험사 전속설계사 숫자는 ▲2018년 17만8358명 ▲2019년 18만6922명 ▲2020년엔 19만4806명으로 증가했다. 

그동안은 GA 전성시대였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다양하게 판매하면서 급성장을 이어갔다. 소비자도 다양한 가격대와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GA의 시장 장악력이 커질수록 보험사도 눈치를 보는 구조가 됐다. GA를 상대로 높은 수수료율을 제공하며 자사 상품을 더 많이 팔아달라고 영업했다. 당시 보험사는 업황 악화로 비용을 절감하려 전속 설계사 조직을 줄이는 대신 GA 의존도를 더 키웠다. 
'갑질' GA 넘어선다… 보험사의 복수



설계사 이탈, GA 매출에 그대로 반영  




설계사 이탈은 올 1분기 GA의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1분기 매출 상위 GA 10개사의 매출액은 338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글로벌금융판매’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사는 모두 실적이 악화됐다.
GA 매출은 보험설계사의 보험 신규 계약 시 보험사로부터 보험판매 실적에 따라 지급받는 수입수수료에서 나온다. 보험판매 수수료가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포함한 자회사형 GA는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2021년 3월 출범)는 5월 매출 24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GA업계 7위인 ‘에즈금융서비스’와 비슷해졌다. 월 매출액 수억원에 불과한 일부 자회사형 GA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흑자전환한 자회사형 GA도 있다. 삼성생명의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25억131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 50억4838만원 적자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5월 매출은 5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1200%룰 도입을 계기로 높은 시책비로 인해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준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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