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어설픈 가계부채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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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어설픈 가계부채 대책
“자영업자와 서민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급등하면 이자 폭탄이라는 직격탄을 맞는 계층은 청년층과 함께 저소득·저신용자들입니다.”

최근에 만난 시중은행 한 임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누구보다 1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회 초년생·소상공인·전업주부 등 금융소외계층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시장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 증가분이 1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 와중에 올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의 가계 빚은 이미 부풀 대로 부풀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29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5조6000억원,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468조1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 늘었다.

정부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대출 부실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최근 금융위원회는 올 10월 중·저신용자 대환대출 플랫폼을 내놓는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소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기존 대출보다 이자가 싼 신규 대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이 운영하는 대출금리 비교 플랫폼을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플랫폼과 연계해 금리 비교와 대출 이동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어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한껏 받았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와는 달리 시작부터 꼬였다.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왔던 은행권과 핀테크 업체가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의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폭발시킨 것이다.

시중은행은 플랫폼의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의 앱에서 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가 구현되는 것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핀테크 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플랫폼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은행은 핀테크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각 은행 사이에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주목되는 건 과연 금융위원회가 이런 갈등 국면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가다. 핀테크 업체와 기존 금융권의 기싸움은 이전부터 지속돼왔다.

기존 금융권은 그동안 금융당국에서 혁신을 내세워 핀테크 업체에 후불결제부터 마이데이터까지 과도한 혜택을 준다며 핀테크와 경쟁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불만을 드러냈다. 여기에 막대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핀테크 플랫폼에 고객이 몰리면서 핀테크 플랫폼에 금융서비스를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이어져 왔다. 이번 대환대출 플랫폼도 인기를 얻는다면 금융 소비자는 은행 앱 대신 토스와 카카오 등 핀테크 플랫폼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환대출 플랫폼의 개설 취지는 충분히 공감받을 만하다. 다만 핀테크와 은행이라는 이해관계자 사이에 벌어질 힘겨루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성급하게 계획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핀테크 업체와 기존 금융사의 갈등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가계대출의 부실 우려는 여전히 팽배하다. 결국 서민 등 취약계층이 천문학적인 이자 부담으로 무너지면 우리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 시한폭탄의 시계는 지금도 제로(0)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차 하는 순간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금융당국의 치밀하고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설익은 가계부채 대책의 피해는 결국 서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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