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석유·석탄 시대… 산업계 포트폴리오 대전환

[머니S리포트-오염주범 주홍글씨 벗는 산업계②] 친환경 소재 넘어 암모니아까지 ‘탈탄소’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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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산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과감히 몸을 내던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국은 탄소 규제를 명분 삼아 무역 장벽을 날로 높이고 있다. 국내도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하는 정부의 발걸음이 거침없다. 탄소 다배출 기업은 수십년 동안 이어온 화석연료 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탄소 감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시대 속 국내 기업의 전략을 분석해본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전 세계의 탄소중립 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내 산업계도 저탄소 경영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제품 생산 출발점인 소재뿐 아니라 에너지원·설비·완제품까지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한 기업은 전통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기술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M&A(인수·합병)와 JV(합작법인) 설립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석유·석탄 줄이고 친환경 소재 늘리고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4860만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산업공정 분야 배출량은 전체의 7.1%에 해당하는 4740만톤이다. 산업공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생산 부분을 더하면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탄소중립을 향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전 세계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산업계도 빠르게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국내 화학업계 1위인 LG화학은 앞으로 5년 동안 친환경 소재 개발에 3조원을 쏟아 지난 71년 동안 지켜온 ‘전통 화학기업 강자’로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공표했다. 지속가능성이 없는 사업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올 하반기 가시적 성과도 예고한 상태다.
LG화학 친환경 포장재. /사진=LG화학
LG화학 친환경 포장재. /사진=LG화학
LG화학은 올 7월부터 ‘Bio-balanced SAP(고흡수성수지)’ 제품을 생산한다. SAP는 자체 무게의 200배 이상에 달하는 물을 흡수할 수 있어 유아용 기저귀 등 위생재뿐 아니라 보냉·보온용 포장재 등에 적용된다. 이 제품은 기존 SAP 제품 대비 탄소배출량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100% 생분해성 신소재(PLH)도 개발했다.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바이오 디젤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식물성 기름인 폐글리세롤을 사용해 합성수지와 같은 유연성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 신소재가 상용화되면 봉지·일회용컵·마스크 부직포 등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2025년 양산을 시작하면 9조원대로 커질 생분해성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의 JV도 추진하고 있다. SK 계열사의 친환경 사업 청사진은 소재와 재활용에 걸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 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석유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에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납사를 추출할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필수인 열분해 기술도 미국 ‘브라이트마크’와 협력해 확보해 뒀다. 

SK케미칼은 올 3분기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에코트리아 CR’ 출시를 앞두고 있다. 환경 호르몬 BPA(비스페놀A) 등이 검출되지 않는 코폴리에스터 사업에서도 리사이클 제품 비중을 2030년 100%로 높일 방침이다. 삼양사는 올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옥수수 등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 공장을 짓고 있다. 연산 1만톤 규모다.



수소·암모니아 시장 선점 준비



기업들은 수소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시켜 에너지를 만들면서 물을 부산물로 만들어 친환경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세계 수소 시장이 12조달러(약 1경36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사업 특성상 탄소 배출이 많은 정유·석유화학·철강업계는 수소 사업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보폭을 넓힐 수 있다.

롯데케미칼 친환경 사업의 핵심은 청정 수소 생산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대산·울산 사업장에서 각각 5만5000톤·1만1000톤·2000톤의 부생수소를 배출하는데 이를 활용해 2025년까지 블루수소 16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수소도 44만톤 생산한다. 이를 위해 수전해 기술 등을 보유한 업체와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직접 생산한다. 첫 단계로 8월 중순까지 대산공장에 블루수소를 차량용 연료로 개질하는 고순도 정제설비를 구축하고 초도 물량 공급에 나선다. 회사는 최근 현대오일터미널 지분 90% 매각으로 확보한 1800억원 재원도 수소 등 신사업이나 M&A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와 효성은 액화수소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액화수소는 부피가 기체수소의 800분의1로 줄어들어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양이 크게 늘어난다. GS칼텍스는 2024년까지 연산 1만톤 규모, 효성은 2023년까지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비료로만 쓰이던 암모니아가 수소 저장·운반 수단으로 떠오르며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잇따른다. 수소 터빈을 개발하는 두산중공업과 2030년까지 수소 50만톤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포스코가 손을 잡은 것이다. 양사는 암모니아를 그대로 태우는 대신 분해기에서 수소와 질소 가스로 나눈 뒤에 연소시켜 가스터빈을 돌리는 기술을 연구한다. 포스코가 해외에서 들여온 암모니아를 분해해 만든 수소로 두산중공업이 터빈을 돌린다는 구상이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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