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국제유가… 델타 변이 변수에 산업계 '촉각'

[머니S리포트] 롤러코스터 타는 국제유가,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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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흐름의 변동성이 커졌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국제유가 흐름의 변동성이 커졌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글로벌 석유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바닥을 치던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며 100달러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산유국 공급정책 변수로 변동성 우려가 높아져서다. 국제유가 흐름의 영향을 받는 한국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국제유가의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봤다.



롤러코스터 타는 국제유가, 변동성 우려 커진다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배럴당 70달러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양새다.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선 유가의 급격한 변동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석유 수요 회복기대로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타며 1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산유국의 원유 정책 공조 협상 난항으로 변동성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유가가 국내 석유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닥 치던 유가, 올 들어 급상승

국제유가는 지난 1년 새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제유가는 50~60달러선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급격히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2일 기준 배럴당 각각 50.85달러, 51.90달러, 46.75달러였던 두바이유·브렌트유·서부텍사스유(WTI)는 같은 달 말인 3월31일 23.43달러, 22.74달러, 20.48달러로 주저앉았다. 4월 들어서는 20달러선이 붕괴됐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13.52달러와 19.33달러로 떨어졌고 서부텍사스유는 -37.63달러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이후 가동을 멈췄던 글로벌 공장들의 생산 재개가 이뤄지면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2~3분기 30~40달러선을 회복한 뒤 12월부터는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1월 50달러선을 회복한 국제유가는 현재 70달러선까지 올라섰다. 이달 12일 종가 기준 배럴당 ▲두바이유 73.54달러 ▲브렌트유 75.16 ▲WTI 74.10달러다.

이는 주요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5.5%에서 6%로 상향 조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3월 전망치를 5.6%에서 5.8%로 올리는 등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석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회복 전망에 따라 글로벌 투자사들이 원유선물 투자에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며 “원유의 대항마로 주목받던 미국 셰일가스 투자가 줄어들고 산유국의 증산 합의가 지연되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달러 찍을까… 변동성은 여전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최근 국제유가 100달러 전망이 현실적이라고 예측했다. 에너지기업 비톨의 러셀 하디 CEO(최고경영자)는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증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100달러 유가 시대는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언급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지속 상승해 내년 여름쯤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혼돈의 국제유가… 델타 변이 변수에 산업계 '촉각'
하지만 변동성은 여전하다. 최근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2.7배 더 높은 감염력을 지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돼 각국 정부는 다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만약 델타 변이가 우점화(점유율 50% 이상)로 새로운 팬데믹이 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석유 수요 회복이 더뎌지며 국제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OPEC+의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점도 변수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흐름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장은 “일부 에너지기업이나 투자기관에서 말하는 ‘국제유가 100달러설’은 지나치게 극단적인 전망”이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나 OPEC+ 협상 등 추가적인 변수가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흐름은 현재보단 하향평준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국제유가는 60달러대 후반~70달러 정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초 대비 현재 국제유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차기 OPEC+ 회의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등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업계 및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최근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내 석유수급 및 석유제품 가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1


요동치는 유가에 韓 산업계 ‘울상’… 업종별 영향은


산업계가 국제 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0달러대를 뚫은 유가는 올해 하반기 80달러를 넘어 최대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진다. 기름을 연료로 쓰는 석유화학·항공·해운업계로서는 유가 상승이 상품 생산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정유·조선·건설업계는 재고평가이익과 해양플랜트 및 중동 산유국 대형 프로젝트 발주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정유업계 “유가 상승, 반갑긴 한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스)38달러까지 추락했던 유가가 슬금슬금 오르더니 어느덧 80달러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저점 대비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도 10주 연속 올랐다. 7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15원으로 2년8개월 만에 고점을 찍었다. 경윳값도 약 1년 반 만에 ℓ당 1400원을 넘었다. 
혼돈의 국제유가… 델타 변이 변수에 산업계 '촉각'
원유를 가공해 이익을 남기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는 재고평가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가 미리 들여온 원유 재고 평가액이 늘어난다. 다만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실적은 정제마진에 따라 결정된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가격이다. 최근 유가는 실제 수요 회복이 아닌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OPEC+ 감산 우려 등 복합적인 이유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석유제품의 가격 상승 폭이 원유 가격 상승폭을 밑돌아 정제마진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 5월 셋째 주부터 6월까지 정제마진은 1달러대를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가 올라 정제마진이 주춤했다”며 “경기 회복 기대감에 오른 유가는 다시 급락해 손실을 안길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료 가격 상승으로 제품 스프레드(정제마진)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는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를 가공해 에틸렌 등 제품을 생산한다.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것은 아니어서 원료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무작정 전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전 개발·중동발 건설 꿈틀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수주를 노리고 있다. 원유 채굴 설비인 해양플랜트는 통상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을 경우 수익 창출이 가능해 발주·수주가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조선3사 모두 해양플랜트 수주를 못 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대우조선해양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대우조선해양
올해 글로벌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프로젝트는 10건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6건의 프로젝트가 발주됐고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2건을 수주했다. 남은 프로젝트는 ▲브라질 메로4 ▲파르크 다스 베일리아스 ▲말레이시아 림바용 ▲중국 유화 11-1 등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에퀴노르가 북극해에서 추진하는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 입찰에도 뛰어든 상태다. 업계는 지난해 미뤄졌던 프로젝트들이 올해 유가 상승 등과 맞물려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도 중동발 수주를 겨냥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 발주 여건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와서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줄루프 육상 원유전 개발 ▲자푸라 가스 플랜트 ▲아랍에미리트(UAE) 하일&가샤 천연가스 플랜트 등 발주가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 발주가 UAE와 사우디 등에서 나오고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대형 프로젝트도 꿈틀대는 분위기이지만 실제 발주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유가 상승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항공·해운 유류비 ‘매출의 30%’

항공·해운업계는 연료비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30%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80.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3%, 올해 6월보다 3.8% 상승했다.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분을 유류할증료에 부과할 수 있지만 항공권 가격이 오르면 여행객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운항 편수가 예년 대비 10~20% 감소했는데 항공권 가격 인상은 어려운 처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분을 유류할증료에 일부만 반영하기 때문에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며 “최근 수익을 올리고 있는 화물 부문의 추가 성장이 없다면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도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다. 다행인 점은 물동량 급증으로 운임이 오를 대로 올라 연료비 상승 부담을 감당할 만한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이달 9일 기준 3932.35포인트로 2009년 10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매출 대비 유류비용이 적게는 15% 많게는 30% 차지해 연료비 부담은 있지만 최근 운임이 급등한 상태여서 압박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규모가 작고 연식이 오래된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곳의 경우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이한듬·권가림
이한듬·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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