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가야할 ‘코로나 공존’…"사회적 합의로 출구전략 필요"

최근 거리두기 4단계 효과 한계, 국민 피로감 반영 "지속가능한 방역 고민 할 때"…일부선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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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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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김규빈 기자 =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다. 대유행이 시작된 후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일상생활을 영유하는데 수많은 걸림돌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백신 개발로 전염병에 반격에 나섰고 중증 치료제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그리고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와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영원히 박멸할 수 없다면 같이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하고 이는 곧 코로나19 출구전략이 될 것이다.

언젠가는 빠져나와야 할 이 상황을 대비해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출구전략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신 수급은 물론이고 위중증 환자가 관리, 추가 변이 바이러스의 억제 등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점점 떨어지는 거리두기 효과…확진자 연동 방역수칙 제고 필요한가

출구전략을 논하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4차 유행으로 인해 확산세가 커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모범적인 편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100만 명 당 누적 확진자는 3622명으로 전 세계 평균 2만4700명 보다 한참 낮다. 코로나19를 얼마나 잘 관리했느냐의 척도가 되고 있는 치명률은 1.11%에 불과하다.

다만, 되짚어봐야 할 부분은 최근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서 내놓는 조치들이 과거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2주가량 시행했지만 효과가 기대 이하였고 정부는 현 조치를 2주간 더 연장했다.

이는 델타 변이 등과 같이 바이러스 자체가 전파력이 높아진 이유도 있으며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쌓인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방역을 강화해 상황을 더 옥죈다고 하더라도 그만큼의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22일 0시 기준으로 184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4단계를 완화시키느냐, 연장하느냐의 문제보다 정부가 근본적으로 장기적인 전망과 출구 전략 또는 공존 전략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단기적인 대응을 계속 이어가면 국민들이 피로감 때문에 정부의 방역 정책에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신규 확진자와 연동된 방역 수칙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방역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제언이 나오는 배경은 역시나 늘고 있는 신규 확진자와는 다르게 위중증과 치명률은 떨어지고 있는데 있다. 지난달 치명률은 가장 높았던 달에 견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월별 치명률을 살펴보면 1차 유행 때인 지난해 3월 2.87%로 가장 높았고, 3차 유행 때인 지난해 12월 2.70%로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백신 접종 이후인 지난달에는 0.24%로 가장 높았던 시점에 비해 10분의 1가량 감소했다.

© AFP=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 AFP=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확진자 연동 규제 푸는 영국·싱가포르와 아직은 이르다는 신중론

확진자 발생과 규제의 연동을 푸는 국가는 이미 존재한다. 영국은 하루에 신규 확진자가 4만~5만 명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었다.

높은 접종률에 따른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감소에 따른 자신감이다. 영국은 올해 초 한때 2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 숫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두 자릿수까지 떨어졌고 지난 19일에는 12명의 사망자만 발생해 최근 들어 최소치를 기록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모든 인류가 처음 겪는 상황이니까 걱정도 있고 두렵기도 하겠지만 백신 접종 이후 예측을 벗어나는 계획은 아니라고 본다"며 "결국 우리도 가야 할 길이고 그 길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한 나라의 정책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방역은 심리적 수준과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방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상황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의 전환은 영국보다는 단계적이다. 현재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며 규제를 다시 강화하기는 했으나 장기적으로 신규 확진자보다는 중증 환자 등 코로나19 감염에 위험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집중 관리하겠다는 기조는 명확하다.

물론 방역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출구전략을 짜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백신의 수급 상황과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 등을 고려했을 때 시기 상조라는 지적이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출구 전략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코로나를 독감처럼 취급하고 싶겠지만 코로나는 독감보다 몇십 배의 사망률을 가지고 있고 무증상도 많다"며 "출구전략에 대해 시기를 특정하기는 여전히 이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높은 백신 접종률과 항바이러스제 개발 이외에는 출구 전략으로 부를 것이 없다"며 "사회적으로는 거리두기를 하고 싶지 않겠지만 만일 이를 하지 않는다면 자영업자에게 더 큰 피해가 올 것이고 더 많은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출구전략을 짜고 있는 영국과 싱가포르와는 달리 호주에서는 방역을 더 강화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봉쇄령이 뉴사우스웨일스 등 3개주로 확대됐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델타 변이의 강도로 볼 때 규제 완화를 무기한 연기해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탁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영국의 상황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다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4월에 열린 생활방역위원회 제3차 회의.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지난해 4월에 열린 생활방역위원회 제3차 회의.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백신·치료제 개발이 필요조건…그럼에도 답은 없기에 사회적 논의가 중요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위한 명확한 답은 없다. 다만, 최소 조건으로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과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은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재욱 교수는 "심리적으로 규제를 풀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기까지는 치명률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한 채 서둘러 집단면역에 이르는 것"이라며 "또 위중증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제 범위를 넓히면 출구전략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은 타미플루와 같이 코로나19도 치료제가 나와야 한다"며 "백신을 가볍게 맞고, 치료제를 가볍게 살수 있어야 일상 복귀 논의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그 시기와 방법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뉜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변이 바이러스를 감안했을 때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 반면, 이 같은 논리라면 앞으로 영원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당장 집단면역의 기준을 놓고도 김탁 교수는 "우리가 일상적인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맞아야 하고 의료체계도 준비가 돼야 한다"며 "어떤 지점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향후 혼란을 줄이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확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감염병 전문가과 역학자, 보건경제학자, 사회학자 등으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위원회에는 앞서 포함된 학자를 비롯 직능단체 대표, 유관 기관장 등 여러 집단의 대표자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준비해야 할 코로나와의 공존. 정부가 서둘러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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