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최대 실적 냈지만… '고통 분담' 청구서 날라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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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최대 실적 냈지만… '고통 분담' 청구서 날라오나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5대 금융지주사들이 올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이자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내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치권이 금융지주사에 역대 최대 실적을 구실로 삼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통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주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급증했다.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실적을 낸 곳은 KB금융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한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어 신한금융은 35.4% 늘어난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올 상반기 305억원의 차이로 아슬하게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준 것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하나금융은 양사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7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시장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4.9% 급증한 1조419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농협금융도 40.8% 증가한 1조281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처럼 5대 금융지주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 반기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따른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나고 주식 투자 열풍으로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총 20조4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났다.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급증하면서 예대마진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5대 금융지주는 이러한 호실적에 힘입어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다. KB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정했으며 KB금융의 중간배당금은 주당 750원이다.

중간배당을 지속해온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200원 늘어난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우리금융 역시 지주사 출범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배당액은 주당 150원이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예정된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기배당을 결정할 계획이다. 농협금융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와 포퓰리즘 정책 우려


올 하반기에도 금융지주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이르면 8월, 늦어도 10월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리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약 1750억원의 이자수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되면 금융지주사로선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는 손실흡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년 대비 52.6%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말 재연장될 경우 잠재적인 부실 위험을 쌓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포퓰리즘 금융 정책도 부담이다. 재난상황시 은행 대출금을 감면해주는 '은행빚 탕감법'이라는 은행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는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 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소득이 현저히 감소한 사업자가 은행에 대출 원금 감면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급증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피해 취약계층의 충격을 외면할 수도 없어 금융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실적 잔치를 벌였다는 여론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취약계층을 외면할 수 있는 명분도 없지만 이로 인한 잠재부실 위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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