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통신선 '친서 정치' 내막…文 4·27 3주년 발언이 '힌트'

판문점선언 3주년 계기 친서 교환으로 급물살…'박지원 5월 방미' 국정원 막후 역할 김여정 역할론 속 남북정상 관계개선 의지 크게 반영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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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단절된 지 413일 만인 27일 전격 복원된 남북 간 통신연락선은 양국 정상 간 친서를 포함, 양 정부 간 지난한 협의 과정을 거쳐 이뤄진 결과물로 파악된다.

이날 양국이 동시에 발표한 통신선 복원 발표문의 문구가 사실상 동일하다는 점은 양측이 그간 상당히 깊게 소통해왔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통신선 복원은 남북정상이 올해 4월부터 여러 번 친서를 교환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2018년 4월27일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 3주년을 계기로 최근까지 양측 간 친서들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양국 소통 채널부터 재개하자'는 데 중지가 모여 통신선 복구가 타결됐다.

올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힌트가 숨어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이한 데에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남북정상 간 친서 교환을 언론에 공개한 마지막 때는 지난해 9월이다.

당시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으로 인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에서 "이해를 바란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이를 청와대가 공개한 후, 남북정상 간 친서 교환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졌고 그러면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9월8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 9월12일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내온 친서(답신) 전문을 공개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 원장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박 원장은 뉴욕, 워싱턴 등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1.5.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 원장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박 원장은 뉴욕, 워싱턴 등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1.5.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양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호우 등을 거론하면서 '각국의 어려움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번에 청와대에서 설명한 양국 간 친서 내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이 주고받은 친서들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남북관계가 오랜 기간 단절돼 있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조속한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코로나와 폭우 상황에 대해 조기 극복과 위로의 내용 등이 있었고 한반도의 평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대화들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2020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도 양 정상은 때때로 이렇게 친서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를 연계하는 우리 측 실무 주체는 국가정보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박 원장은 지난 6월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 간 한미정상회담(5월21일) 전후로 의미 있는 소통이 이뤄졌다"고 보고했다.

박 원장은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5월26일 미국을 방문했었다. 북측에서는 대남(對南)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이 이 일을 주도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다만 북한이 김 위원장 중심의 1인 지도체제인 점을 감안한다면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 위원장까지 정상들의 의지가 이번 일에 어떤 것보다 크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통신선 복원이라는 가장 낮은 단계의 합의로 남북관계가 다시 출발하게 됐다"며 "이후의 일들은 정해나가야 하겠지만 비대면 시대에 걸맞게 화상으로 접촉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단은 서로 걸림돌이 없는 주제들을 논의하는 방식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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