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도 퀵커머스 도전장… 떨고 있는 동네 슈퍼

[머니S리포트-퀵커머스, 즉시 배송 전쟁②]슈퍼마켓 퀵커머스 원조는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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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과 이커머스 최강자 ‘쿠팡’이 또다시 격돌한다. 배달앱을 기반으로 음식배달에 이어 각종 식품과 생필품을 15분대에 총알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2차전을 예고한 것. 양사의 격돌은 퀵커머스 시장 급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골목상권 침해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퀵커머스가 취급하는 상품이 슈퍼마켓 등 전통적인 소매업종과 비슷해서다. 여기에 대형 유통사도 전국 곳곳에 포진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내세워 퀵커머스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상 ‘동네슈퍼’와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배민과 쿠팡이 불을 지핀 퀵커머스 전쟁이 골목상권 공세로 변질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GS 우리동네딜리버리 배달자가 배달을 하기 위해 GS25 점포를 나서고 있다. / 사진제공=GS리테일
GS 우리동네딜리버리 배달자가 배달을 하기 위해 GS25 점포를 나서고 있다. / 사진제공=GS리테일
주문하면 분 단위로 총알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가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퀵커머스의 취급 상품들이 슈퍼마켓이나 중소형 마트 등 전통적인 소매업종과 겹쳐 골목상권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에서다. 퀵커머스는 도심 내 중소형 물류거점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임대료와 인건비 등 운영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거대 자본이 물량 공세를 앞세워 치고 들어온다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골목상권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평가다.


대형 유통사의 퀵커머스 생존 전략


예전부터 거대 자본의 골목상권 침해는 비일비재했다. 2000년대 혜성처럼 등장해 동네 슈퍼마켓을 위협했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대표적이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슈퍼마켓은 2010년 9만개에서 지난해 4만개로 10년 새 절반 이상 줄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편의점과 SSM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는 등 유통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동네 슈퍼마켓의 설 자리가 좁아진 까닭이다.

퀵커머스의 등장은 골목상권을 넘어 편의점과 SSM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도 생존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 주도하는 퀵커머스 서비스가 보편화할 경우 이들 업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찾는 근거리 쇼핑 수요가 크게 늘어나긴 했지만 상품을 문 앞까지 직접 배송하는 퀵커머스보단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GS리테일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사는 전국 곳곳에 포진한 자사 계열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퀵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심 주거지에 자리 잡은 기존 점포를 활용해 퀵커머스 사업 비용을 절약하는 동시에 빠른 배송 서비스도 가능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국내 주요 SSM의 점포 수는 올 5월 기준 1108개로 확인됐다.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점포 수는 4만992개에 달한다. SSM과 편의점을 합친 약 4만2000개의 소매점을 퀵커머스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SSM은 가맹점 비중이 높은 편의점과 달리 대부분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새로운 서비스로의 전환·적용이 비교적 수월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한 물류센터와 GS25·GS더프레시 점포 등을 활용해 퀵커머스와 같은 서비스 역량을 빠르게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라면서 “코로나19가 앞당긴 유통 환경 변화 속에서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찾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민·쿠팡 베려다 골목상권 겨눈 칼날


지난 2017년 5월 열린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 및 동네 슈퍼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_에서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원이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을 규탄하는 손펫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1 DB
지난 2017년 5월 열린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 및 동네 슈퍼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_에서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원이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을 규탄하는 손펫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1 DB
대형 유통사가 생존을 위해 꺼내 든 퀵커머스 진출 전략은 공교롭게도 골목상권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 업체가 전국 곳곳에 위치한 슈퍼마켓 점포를 전초 기지로 활용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그동안 동네 슈퍼마켓이 제공해 온 배달 서비스와 대동소이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상품 주문을 스마트폰 앱 기반으로 바꾸고 변질되기 쉬운 제품을 보냉포장에 담아 배송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긴 했으나 문 앞까지 빠르게 배송해준다는 서비스의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빠르게 배달하는 게 퀵커머스의 전부라면 동네 슈퍼는 오래전부터 퀵커머스 사업을 벌여왔다고 볼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는 경우나 단골손님을 상대로는 무료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던 동네 슈퍼와 달리 이들 업체는 최소 3000원의 배달요금을 추가할 것으로 보여 되려 이용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배달앱 사용에 익숙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퀵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지난달 22일 선보인 자체 배달 주문 앱 ‘우리동네 딜리버리’는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10만건을 돌파했다. 대형 유통사가 꺼내 든 무기가 다시 골목상권을 향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임원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동네 슈퍼마켓은 자본력도 취약하고 독자 경영을 하다 보니 퀵커머스 같은 온라인 서비스에 대항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 “최근엔 대형 식자재마트와 온라인 유통까지 등장하면서 동네슈퍼가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최지웅
최지웅 youngsu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머니S 유통 담당 한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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