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부터 BTS까지… 한정판에 금빛 옷 두른 우린 'VVIP 카드'

[머니S리포트- "부자님, 어서오세요"②] 현대카드 '더 블랙', 삼성카드 '라움 오'… 혜택에 '플렉스'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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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금융권이 고액 자산가를 끌어모으는데 집중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특화점포를 잇따라 열고 있다. 은행별 올 상반기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14%에서 28% 급증했다. 최근 대어급 IPO(기업공개)가 쏟아지면서 주식 부자를 잡기 위한 은행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은행뿐 아니라 국내 상위 0.05%만 사용하는 ‘더 블랙’ 등 부자 전용 카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부자 전용 카드는 한번 결제할 때 긁는 금액도 고액인 만큼 카드사로선 높은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슈퍼리치를 잡기 위한 금융권의 행보를 살펴봤다.
가수 지드래곤이 노래 '크레용'에서 가사로 언급한 블랙카드/사진=지드래곤 '크레용' 뮤직비디오 캡처
가수 지드래곤이 노래 '크레용'에서 가사로 언급한 블랙카드/사진=지드래곤 '크레용' 뮤직비디오 캡처
카드업계가 ‘0.1%의 세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우량 고객(VVIP)만을 위한 카드를 출시하며 ‘귀한 분’ 모시기에 한창이다. 여행·쇼핑·골프 등 대표적 프리미엄 혜택과 함께 한정판을 앞세워 희소성을 강조하거나 극소수의 은밀한 사교모임을 진행하며 고액 자산가를 공략하고 있다.

현재 ‘부자 카드’로 칭해지는 ‘블랙 카드’의 원조는 1999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발급한 ‘아멕스 센추리온 블랙카드’다. 연회비는 2500달러(약 285만원). 비싼 연회비와 함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내부 심사로 발급이 결정돼 문턱이 높은 카드로 정평이 났다. 그만큼 당시 카드를 실제로 본 사람은 극소수였다고 한다.


‘더 블랙’ 1호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BTS까지


국내에서 처음 VVIP 카드를 내놓은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2005년 상위 0.05%만을 위한 카드 ‘더 블랙’ 출시 후 2017년 상위버전인 ‘더 블랙 에디션2’(더 블랙2)를 내놨다. 연회비만 국내 가장 비싼 250만원이다. 

높은 연회비에 어울리는 혜택이 담겼다. 키톤,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같은 명품 브랜드의 바우처나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이용권은 물론 특1급 호텔 이용권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항공권을 퍼스트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해외에 나갈 경우 일정을 추천해주거나 예약을 대행해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주중엔 경기도 남양주와 용인권 제휴 골프장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혜택에 현혹돼 신청했다간 거절 당할 수 있다. 누구나 원한다고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블랙2’는 현대카드가 고객을 직접 모집하는 초청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카드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 명예를 갖춘 이들에게 가입 초청을 보내고 가입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으면 현대카드 내부 심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카드 발급 여부가 결정된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만 카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9999명 중 1호 발급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다. 가수 지드래곤 역시 ‘더 블랙2’의 고객으로 알려졌다. 지드래곤은 “내 카드는 블랙, 무한대로 싹 긁어버려”라는 노래 가사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엔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이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회장부터 BTS까지… 한정판에 금빛 옷 두른 우린 'VVIP 카드'


홀인원 축하금에 은밀한 사교모임까지


현대카드가 포문을 연 이후 카드사들은 VVIP 고객을 겨냥한 특화카드를 앞다퉈 출시해 자산가들을 회원으로 영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카드는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 ▲삼성카드 ‘라움 오’ ▲KB국민카드 ‘탠텀’ ▲하나카드 ‘클럽원카드 200’ 등으로 연회비가 200만원이며 역시 자체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고객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VVIP 카드들의 교집합은 여행·쇼핑·골프로 좁혀진다. 모두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은 물론 항공권 좌석 업그레이드와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각종 백화점 명품관, 면세점 할인과 호텔 숙박과 골프클럽 우대 할인 혜택도 얹어 준다.

신한카드는 여행에 주목하고 있다.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은 항공 좌석 업그레이드 또는 동반자 무료 항공권이 제공된다. 여기에 연 1회 특급호텔 서비스가 제공되고 해외 주요 공항 의전도 누릴 수 있다. 골프 홀인원 기록 시엔 축하금도 지급해 눈길을 끈다.

스타강사 이지영이 사용해 유명세를 탄 삼성카드 ‘라움 오’는 소수의 회원만을 위한 사교모임을 진행한다. 패션 브랜드 스타일링 클래스, 미술관 프라이빗 투어, 전문가와 함께하는 살롱 콘서트 등은 오직 회원만이 참여할 수 있다.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인맥을 쌓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KB국민카드 ‘탠텀’은 하나투어 ‘제우스’를 이용할 경우 최대 100만원을 할인해 준다. 롯데호텔 객실 이용 시 최대 30%까지 현장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여행과 출장이 잦은 고객이 눈여겨볼 만하다. 

하나카드의 ‘클럽원카드 200’은 골프에 초점을 뒀다. LPGA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입장권을 제공하고 있으며 홀인원 기록 시 축하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골프 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스타강사 이지영이 사용하는 삼성카드 '라움 오'/사진=이지영 유튜브 캡처
스타강사 이지영이 사용하는 삼성카드 '라움 오'/사진=이지영 유튜브 캡처


항공기 소재는 물론 수작업으로 ‘한땀한땀’


VVIP 카드가 사회적 지위, 명예를 나타내는 징표가 된 만큼 소재 역시 남다르다. 카드사는 수천번의 카드 가공 작업과 수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소장 가치가 곧 카드의 경쟁력을 의미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카드 ‘더 블랙2’는 일반 카드와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특수 소재로 제작됐다. 특별함을 강조했지만 카드 재질이 일반 카드와 달라 일부 ATM(현금자동인출기) 기기 이용이 제한될 수 있는 불편함이 있다.

신한카드는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에 금을 입혔다. 카드 제조만 35년 이상 경력의 장인과 메탈 제조 전문가, 도금 분야 전문가의 협력으로 카드를 완성시켰다. 카드 표면 문양을 정교하게 새기기 위해 관련 연구만 수년간 진행했다는 게 신한카드 설명이다. 카드 한 장의 모양을 다듬는 데만 수천 번의 가공 작업이 소요되고 장인의 수작업으로 고객의 이름이 새겨진다.

삼성카드는 카드에 항공기를 담았다. ‘라움 오’ 카드는 항공기 소재로 유명한 두랄루민이라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와 내구성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단단하고 강한 소재를 통해 변하지 않는 가치와 품격을 강조하고자 했다.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사진=신한카드


소비심리 회복에 특별함 얹으니 ‘훨훨’ 


전문가는 VVIP는 물론 다양한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는 프리미엄 카드 출시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점차 활기를 되찾으면서 비싼 연회비를 내서라도 차별화된 혜택과 알짜배기 서비스를 누리려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올 상반기 카드업계도 호조를 보였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6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1.4% 성장했으며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28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1년 전에 비해 26.7% 증가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 52.5% 증가하며 각각 2528억원, 121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는 142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117.8%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달성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깨어나면서 지출이 늘고 있고 카드사들 역시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카드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며 “여기에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과 실속있는 혜택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연회비 지출을 마다않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빛
강한빛 onelight9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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