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이든, 北과 협상 서두르지 않아…비핵화 조치 기다려"

수 김 美랜드연구소 연구원 "통신선 복구에도 불확실성 남아" "文대통령, 대북정책에 '마지막 승부수' 띄웠지만 시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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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김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 (랜드연구소) © 뉴스1
수 김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 (랜드연구소) © 뉴스1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정책에 임기 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더라도 북미관계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수 김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이뤄진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상대적으로 신임 행정부이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를 명분이 적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문 대통령도 내년 5월이면 임기가 끝난다는 점에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4년 간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먼저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1년 넘게 끊겨 있던 남북한 당국 간의 통신선이 최근 복원되면서 한국 내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남북 간 화해를 위해선 양측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연구원은 미 중앙정보국(CIA)·국토안보부(DHS) 등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한 북한 전문가다. 현재는 비영리 국제정책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정책 분석가로 재직 중이며, 아메리칸대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 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21.7.27/뉴스1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 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21.7.27/뉴스1

다음은 김 연구원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남북한 당국이 통신선을 복원했다. 남북관계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평가가 나오는데 2018년 당시의 '화해' 모드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남북한 채널 복구 결정을 갖고 남북관계의 미래를 예상하긴 너무 이르다. 남북 화해를 위해선 양측의 후속조치가 필요할 거다. 특히 북한 측 행동의 불확실성이 변수다. 그동안 북한의 행동을 봤을 때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

2018년 당시 화해 모드가 한반도 지역안보와 비핵화에 최선이었는지도 한번 따져봐야 한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핵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했을지 몰라도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다.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만남'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는 북한의 핵위협을 줄이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북한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식량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남북 간 대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

▶김정은이 대내외적으로 북한 내 상황이 상당히 심각함을 시사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북한경제와 식량사정을 고려해봤을 때, 북한의 현 상황은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 같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 중에 코로나19 환자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이 대유행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현재 북미는 대화는 서로에게 대화의 공을 넘겨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다.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환영하지만, 북핵 위협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계속 핵무력 증강에 의존하는 한 한반도 평화 달성은 힘들 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북한의 핵능력 증강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우려를 더 가중시킨다. 북미 간의 지난 4년 간 핵협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협상 지렛대를 늘릴 수 있는 시간만 더 벌어줬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협상을 트럼프 정부보다 더 신중하고 계산적·원칙적으로 진행하길 바랄 거다. 김정은은 아직 미 조야로부터 신뢰를 얻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의지를 먼저 보여주길 바랄 거다. 바이든 행정부에선 북한이 먼저 조치를 취하길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관계 중재자가 될 수 있을까.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일 거다. 마지막으로 대북정책과 관련해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 이번 남북 통신선 복원도 이런 정책의 일환일 수 있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란 말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에겐) 시간이 없다. 그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상대적으로 신임 행정부이기 때문에 대북 협상을 서두를 명분이 적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는 거다. 현재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를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다고 해도 문재인 정부는 미국을 설득해 대화로 이끌려는 노력을 멈추진 않을 거다.

-일각에선 북한이 한국에 손을 내밀고 내년 2월 열릴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예측하기 힘들다. 관건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 의지다. 북한은 언제든 마음을 바꿔 참가할 수도, 불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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