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채 보유' 김현아 낙마했지만…오세훈 '협치·원칙' 지켰다

첫 주요 기관장 좌초 부담…빠르게 비판 수용 '긍정' 오세훈표 부동산정책 차질…"시민 눈높이 맞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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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부동산 4채 보유' 논란에 휩싸였던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결국 낙마했다. 자진 사퇴라는 형식으로 물러났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안팎의 비판을 적극 수용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오 시장의 첫 주요 기관장 인사가 좌초됐다는 점에서 큰 부담일 수 있지만 심사숙고 끝에 여론의 비판을 적극 수용해 향후 추진할 부동산 정책에 대한 명분을 갖고 이끌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향후 오 시장이 임명할 주요 기관장 인사에서도 보다 높은 도덕성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궐선거 승리 이후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의 인사 지분 요구에서도 다소 자유로워지면서 자신의 시정 철학와 원칙을 앞세운 인사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 후보자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합니다.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합니다"라는 34글자로 사퇴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을 거친 뒤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건설협회·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재직하면서 민간 건설사의 이익을 대변해온 데다가 강남과 서초, 부산 등에 주택 4채를 소유하는 등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펴는 공기업 사장 자리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 후보자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4주택' 등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이 늘어나는 등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오히려 공분을 샀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주택 2채를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나, 처분 대상이 서울 서초, 강남구 소재 부동산이 아닌 부산 주택 2채여서 '내로남불' 비판까지 받았다.

지난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반포동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의 집을 팔기로 한 데에 김 후보자가 "청주집보다 반포 집이 낫고, 반포 집보다 청와대가 낫다는 거냐"고 꼬집었는데, 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8일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오세훈, 기조실장 이어 주요 첫 산하기관 임명…연이은 '좌초'에 인사 부담

이번 임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실시한 주요 산하기관장 인사다. 첫 단추부터 꼬이면서 오 시장은 향후 남은 인사까지 부담을 안게 됐다.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부동산 민심을 등에 업고 당선된 오 시장이 지명한 주요 인사들이 '부동산 논란'으로 잇따라 낙마한 것도 악재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자리에 황보연 경제정책실장을 내정했다. 서울시 기조실장직은 대통령이 임용권을 갖고 있는 일반직 고위공무원(1급)이다. 황 실장 역시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리면서 발목을 잡혔다. 황 실장은 1주택자로 실거주 목적으로 해당 주택을 구매했다.

SH를 비롯해 오 시장이 향후 임명할 다른 산하기관장 인사에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 서울복지재단,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문화재단, 서울디지털재단 등 시 산하 기관장도 비어 있다.

물론 산하기관장은 서울시의회 동의 없이 서울시장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으나,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장악한 시의회와의 협치를 위해 오 시장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진 상황이다.

김 후보자의 경우도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오 시장이 거센 비난 여론을 수용해 사퇴를 권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은 시의회 청문회 이후 참모들에게 김 후보자에 대한 자료,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요청하고 심사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와 시민사회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오 시장은 '소통'과 '협치' 무드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길어지는 SH 사장 선임…주택공급 등 서울시 부동산 정책 늦춰지나

다만 SH 사장 공석이 길어지면서 향후 서울시 주택공급 계획 등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 추진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SH는 시민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향상에 기여하는 공기업으로 서울시 주요 주택·도시개발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SH 사장 자리는 지난 4·7 보궐선거 직후부터 4개월 동안 공석 상태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일주일 만에 규제를 풀겠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를 기반으로 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심의 기대에 따라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SH공사 사장 임명이 불가피하다. 오 시장의 남은 임기 약 10개월이다.

서울시는 조속히 새 후보자를 물색해 지명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선정해 주택공급 등 서울시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차질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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