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까지 설상가상… LCC 미래는?

[머니S리포트-고통 속 양극화 항공업계… 하반기도 적자생존②] 자본잠식 상황에도 “일단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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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도록 함으로써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도록 돕는 매우 훌륭한 ‘힐링’의 수단이다.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자극을 받고 이를 추억하는 과정이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며 수많은 이들의 소소한 행복이 사라졌다. 특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실적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항공사는 화물을 실어 나르며 그나마 위기를 모면했지만 저비용항공사는 고사 직전에 놓였다.사람들의 추억을 실어 나르던 비행기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 여행객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항공사들의 사정을 살펴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에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에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에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각국의 하늘길이 막혀 항공사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점은 같지만 대형항공사(FSC)들은 중·대형기를 통한 화물운송으로 활로를 찾은 반면 소형기 위주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참담한 상황에 놓인 것.

저비용항공사들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무착륙 관광 비행을 비롯, 기내식 밀키트를 온라인 판매하거나 기내식과 음료를 파는 카페를 여는 등 저마다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장 뚜렷한 대책은 없지만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취지다.


줄여? 말어? 구조조정 딜레마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저비용항공사들은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항공업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9월30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1년에 최대 6개월 고용유지지원금을 보조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고려, 3개월 연장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휴업·휴직 수당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유급 휴직의 경우 고용 유지 조건 아래 평균 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수당을 최대 90% 지원하고 나머지 10%는 기업이 부담한다. 만약 유급휴직자가 무급휴직으로 전환되면 항공업체 직원들이 받는 지원금(평균임금의 50%)은 최대 198만원으로 줄어든다.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 연맹에 따르면 8월31일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앞에서 17만 항공산업노동자들을 대표하는 15개사 16개 노동조합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항공사 및 지상조업사는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종료 시 자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자본잠식 등으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정부가 국민보호 의무를 다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각국의 하늘길이 막히며 경영 악화가 이어진 탓에 경영난에 빠진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은 구조조정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2분기 실적 /그래픽=김민준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 2분기 실적 /그래픽=김민준 기자

제주항공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7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으며 매출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8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객실에 화물을 싣는 방식으로 중국·베트남·대만 등에 화물운송을 시작했지만 운영 기종에 한계가 있다.

진에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매출 634억원, 영업손실 488억원으로 손실폭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 티웨이항공은 매출 568억원, 영업손실 347억원을 기록했으며 에어부산은 매출 477억원, 영업손실 494억원으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은 9월17일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채권단의 2/3 동의가 필요한 만큼 채권단 설득에 집중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맞지만 코로나 이후 폭증할 항공 수요를 고려하면 결코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무급휴직을 이어가면서 어떻게든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주로 보잉 B737 등 단일 소형기종으로 기단을 꾸려 단거리 노선에 취항해온 탓에 대형항공사처럼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기가 어렵다”며 “앞으로 기종 다변화를 통해 여러 변수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전했다.



항공업 위기… 내년이면 나아질까


제주항공은 기내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은 기내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항공
이처럼 저비용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에어프레미아와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등 신생 항공사들은 조심스런 날갯짓을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한 에어프레미아는 소형기종인 보잉 B737을 주력 기종으로 운영하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달리 대형항공사가 주로 도입하는 중대형기종인 보잉 B787-9(드림라이너)로 서비스를 시작한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기종으로는 동남아를 넘어 미주지역도 취항 가능하다. 사모펀드로부터 60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한 이후 추가 650억원의 자금확보에 나섰다. 현재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 중이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 받으며 청주-제주 노선에 취항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운항하지 않았다. 이후 항공업 위기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100억원대 자금유치와 별도로 지분매각을 통한 추가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취항을 시작한 플라이강원도 해외 하늘길이 막히면서 위기에 빠졌다. 올 초 이미 409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소진돼 비행기 3대 중 2대를 조기 반납했다가 지난 8월엔 2호기를 다시 도입, 양양-대구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항공 승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의 52%, 내년엔 88%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2023년에는 105%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동안의 아픔을 씻어야 할 기존 LCC와 자금력을 앞세운 신생 LCC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승리를 다짐할 수 없는 만큼 어떻게든 버티는 쪽이 유리하리라 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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