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값 정책에 이렇게 희망고문 당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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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값 정책에 이렇게 희망고문 당할 줄은…
정부의 잇단 ‘집값 고점’ 경고와 각종 공급 정책, 일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단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도 집값 상승세는 도통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애석하게도 서울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

매서운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의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이 모두 처음으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평균의 경우 KB국민은행 4569만원, 부동산114 4200만원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초구는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이 7073만원으로 강남구(7897만원)에 이어 7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3.3㎡당 평균 가격이 3000만원 이하인 지역은 중랑구(2977만원) 금천구(2764만원) 두 곳뿐이다.

갈 곳 잃은 서울 무주택 서민들에게 3기 신도시 및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이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시작한 1차 사전청약의 ‘신혼희망타운’ 당첨자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0.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연 서울 인구 분산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의원(국민의힘·경북 김천시)이 9월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차 사전청약 당첨자 4333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650명으로 전체의 15.0%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거주자는 3021명으로 무려 69.7%나 됐다. 신혼희망타운 당첨자의 경우 전체 당첨자 1945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단 8명(0.4%)이다.

사전청약 제도는 해당 지역 거주자를 우선 선발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올해 1차 사전청약의 경우 서울에는 모집 지역이 없어 서울 거주자의 당첨 기회가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수요를 분산시켜 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당초 목표는 크게 달성되지 못한 셈이다.

대출 규제도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지난 8월 진행된 과천지식정보타운 마지막 공공분양 ‘과천지식정보타운 린 파밀리에’는 ‘로또 분양’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최고 2534대 1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주택형별로 7억8670만∼8억726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인근의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84㎡ 9층이 지난 7월 17억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분양가가 9억원 미만이어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입주 시에 주변 시세가 15억원이 넘을 가능성이 커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2019년 내놓은 12·16 대책의 여파다. 당시 정부는 주택 매수 수요를 낮추기 위해 가격대별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차별화했다.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대출 규제는 당초의 취지대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현금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됐다.

각종 정책과 규제가 의도치 않게 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쪽 구멍을 막으면 저쪽 구멍으로 물이 샌다. 보다 탄탄하고 촘촘한 정책으로 집값 안정을 도모하고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공급을 강구해야 한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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