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레반, 안전 제공한다며 방송국 장악… 언론인 대부분 아프간 탈출"

아프간 톨로뉴스 전 보도국장 단독 인터뷰… "탈레반, 언론 자유 침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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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한국시각) 미라카 포팔 아프간 방송매체 '톨로뉴스' 전 보도국장이 머니S에 아프간의 잔혹성을 자세히 전했다. 사진은 미라카 전 보도국장. /사진=미라카 전 보도국장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4일(한국시각) 미라카 포팔 아프간 방송매체 '톨로뉴스' 전 보도국장이 머니S에 아프간의 잔혹성을 자세히 전했다. 사진은 미라카 전 보도국장. /사진=미라카 전 보도국장 인스타그램 캡처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에서 탈출을 감행한 전직 언론인이 탈레반의 잔혹성을 자세히 전했다.

머니S는 지난 14일(한국시각) 미라카 포팔 아프간 방송매체 '톨로뉴스' 전 보도국장과 화상으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탈레반은 안전을 제공한다는 명목 하에 우리(톨로뉴스) 방송국으로 진입했고 여성 앵커의 복장을 문제 삼았다"며 "탈레반은 20년 전 잔혹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폭로했다.

미라카 전 국장은 지난달 탈레반이 약속과 달리 여성 언론인들을 업무현장에서 배제한다고 밝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미라카 포팔 전 톨로뉴스 보도국장은 탈레반의 실태를 알렸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미국 CNBC가 미라카 국장의 트위터를 인용해 탈레반의 실태를 보도한 기사. /사진=미국  CNBC
미라카 포팔 전 톨로뉴스 보도국장은 탈레반의 실태를 알렸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미국 CNBC가 미라카 국장의 트위터를 인용해 탈레반의 실태를 보도한 기사. /사진=미국 CNBC


직장 동료 90%는 아프간 떠났다… 탈레반, 언론 자유 침해


미라카 전 국장은 현재 아프간을 떠나 유럽에 체류중이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는 시점에도 굴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방송을 진두지휘했으나 결국 탈레반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탈출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미라카 전 국장은 탈레반의 방송 장악 과정을 상세하게 전했다. 그는 "탈레반은 처음엔 우리(톨로뉴스)에게 안전을 제공하겠다며 연락했지만 우리는 이를 거절했다"며 그럼에도 탈레반은 방송국 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전 제공을 핑계로 들어온 직후 나아게 여성 앵커의 복장에 불만을 쏟아냈다"고 덧붙였다. 이날 탈레반은 여성 앵커의 복장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으며 압박을 가했다.
지난달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 장악 직후 톨로 뉴스 인터뷰를 자청했다. 사진은 탈레반을 인터뷰한 최초의 아프간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왼쪽)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모습. /영상=톨로 뉴스 공식 유튜브
지난달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 장악 직후 톨로 뉴스 인터뷰를 자청했다. 사진은 탈레반을 인터뷰한 최초의 아프간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왼쪽)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모습. /영상=톨로 뉴스 공식 유튜브
미라카 전 국장이 최근까지 몸담은 톨로뉴스는 탈레반 대변인이 카불을 장악한 직후 인터뷰한 최초의 매체다. 당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을 인터뷰한 최초의 아프간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는 현재 아프간에서 탈출해 카타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간드 앵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톨로뉴스 구성원들이 아프간을 떠났다. 미라카 전 국장은 "현재 90%의 톨로뉴스 구성원들이 해외로 도피했다"며 "남은 언론인들도 집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방송을 진행하던 아프간 언론인들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한 이후 언론의 자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도피했다고 전했다.

미라카 국장은 탈레반 치하 아프간에서 언론 자유가 없을 것이라고 인지한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해 온다는 것을 눈치챘을 때 일부러 신중을 기해 보도했다. 즉, 탈레반에 대한 심각한 비판을 지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이 있다. 카불이 탈레반의 손아귀에 넘어갈 무렵 우리(톨로뉴스) 취재진이 현장에 나갔다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아프간 현장에서 몇몇 사람들이 톨로뉴스 여성 언론인을 언론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나중에 그 여성 언론인은 몇몇 사람들이 자신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내게 털어놨다"고 전했다. 

미라카 국장은 다른 사례도 전했다. 그는 "톨로뉴스 동료 언론인이 탈레반에게 당신들(탈레반)로 인해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가 인터뷰가 중단된 적도 있다"며 탈레반 치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변하지 않았다…잔혹성 그대로


이날 미라카 전 국장은 탈레반이 약속과 달리 20년 전 잔혹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레반의 잔혹성은 여성 인권 후퇴뿐만 아니라 다른 사례에서도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아프간 정보국에서 근무한 친구와 통화했는데 (정보원)동료 4명이 탈레반에게 심각한 구타를 당했다고 하더라"라며 "탈레반은 이들 전직 정보원 집까지 찾아가 폭행했으며 그 중 최소 2명은 사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미라카 전 국장은 탈레반이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 정부 구성원들을 색출해 살해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암룰라 살레 전 아프간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반(反)탈레반' 저항운동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살레 전 부통령을 필두로 반탈레반 저항 움직임이 있었으나 지금은 힘을 다한 것으로 들었다"며 사실상 마지막 저항지로 꼽히던 판시르 지역도 탈레반 치하에 넘어갔다고 전했다. 

실제로 같은 날 카불에 거주 중인 아프간 현지인 미르(30대·가명)는 머니S에 아프간 판시르 지역에서 대량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고 소식을 알렸다. 미르는 "판시르뿐만 아니라 이곳 카불에서도 1시간 전에 내 이웃 여성이 청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탈레반 대원에게 총살당했다"며 "국제사회에 실상을 알려달라"고 밝혔다. 
지난14일(한국시각) 머니S는 미라카 포팔 아프간 방송매체 톨로 뉴스 전직 보도국장과 화상으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태욱 기자
지난14일(한국시각) 머니S는 미라카 포팔 아프간 방송매체 톨로 뉴스 전직 보도국장과 화상으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태욱 기자


탈레반, 향후 8개월 내에 윤곽 잡힐 것


미라카 전 국장은 본인이 예상하는 탈레반의 미래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향후 8개월내에 어느 정도 파악이 될 것"이라며 "길어도 2년 안에는 (탈레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라카 전 국장은 "다만 우려되는 점은 그전에 IS-K(이슬람국가 호라산)가 아프간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IS-K는 충분히 탈레반에 반하는 사람들을 모아 세를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IS-K는 탈레반과 함께 극단적인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로 분류되나 탈레반이 온건하다는 이유로 공격을 감행해왔다.


"한국 잊을 수 없어… 지난 20년 동안 많은 도움 받았다"


미라카 전 국장은 한국사회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한국을 사랑한다고 밝힌 그는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17년 한국을 방문한 미라카 전 국장은 "한국은 대단히 고마운 국가"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은 한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실제로 아프간 내 가장 좋은 병원은 한국 병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욱
김태욱 taewook9703@mt.co.kr  | twitter facebook

김태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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