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건설 매출 '빅5' 재진입… "올해보다 내년 전망 좋다"

[머니S리포트 - 진정한 G7을 향하여… 포스트 코로나 질주할 ‘넥스트-K’<3-6>] 사우디 아람코 프로젝트 재개… 수주 청신호 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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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0년 국내총생산(GDP) 1조5868억달러,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글로벌 수출 6위·수입 9위의 무역강국. 글로벌 사회에서 한국을 수식하는 지표다. 불과 70년 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한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두 차례나 이겨내며 위기에 강한 DNA를 심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에서도 주요 선진국보다 빠르고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의 모범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한 자화자찬이 아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을 받아 사실상 G8 국가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고 있으며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했다. 국제 원조 없이는 생존조차 어려웠던 최빈국에서 ‘잘 사는 나라’를 넘어 ‘글로벌 리더국’으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행보를 따라가봤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14일 기준 국내 건설업계의 누적 해외 수주금액은 전년동기(182억달러) 대비 9% 감소한 166억달러(한화 약 19조3722억원)로 집계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14일 기준 국내 건설업계의 누적 해외 수주금액은 전년동기(182억달러) 대비 9% 감소한 166억달러(한화 약 19조3722억원)로 집계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1부
(1) 세계가 인정한 ‘선진국’ 대한민국, G7과 어깨 나란히
(2)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글로벌 모범국 새 역사 쓴다
(3) “국가는 선진국됐는데 국민은 행복하지 않다”
▶2부
(1) K-반도체, 글로벌 종합반도체 1위 비전 빨라진다
(2) K-배터리, 미래차에 ‘심장’ 단다
(3) K-조선, 초격차로 ‘세계 1위’ 지킨다
▶3부
(1) 친환경 힘주는 K-자동차, 미래차시장 정조준
(2) K-바이오, 2025년 ‘세계 5대 백신 강국’ 도약한다
(3) K-게임, 중국에 뺏긴 왕좌 재탈환 나선다
(4) 철강·화학, 수익성 확대 이어 ‘친환경으로 돌파’
(5) 잘 나가는 해운업계, 초대형·친환경 공격 행보로 승부수
(6) 사우디 아람코 프로젝트 재개… 수주 청신호 켜지나
(7) 글로벌 장벽 허문 ‘건강·식품·뷰티’ 청신호
(8) ‘플랫폼 파워’로 차세대 K-패션 주도한다
(9) 코로나 뚫고 쾌속 질주하는 K푸드·뷰티


건설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유가 급락으로 주춤하고 있는 해외 발주시장에서 올 하반기 수주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14일 기준 국내 건설업계의 누적 해외 수주금액은 전년동기(182억달러) 대비 9% 감소한 166억달러(한화 약 19조3722억원)로 집계됐다. 수주 건수는 333건으로 전년동기(382건) 대비 13% 줄었고 진출 국가는 83개국으로 전년동기(91개국)와 비교해 9%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중동 정유 플랜트시장 발주에 청신호가 켜졌다. 핵심 발주기관인 국영석유기업들의 예산 집행 기조가 확대돼 기대감 상승에 힘을 보탠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는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하일&가샤 가스 프로젝트도 여러 차례 미뤄지다가 올 2분기 재개됐다.


한국, 해외건설시장 매출 ‘빅5’ 재진입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해외건설시장에서 매출 기준 세계 5위를 차지, 6년 만에 5위권에 진입했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분야 전문지 ENR이 해마다 발표하는 해외건설 실적에서 한국은 지난해 매출 241억달러를 기록해 점유율 5.1%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매출액(246억달러)과 점유율(5.2%) 모두 줄었지만 순위는 한 계단 올라섰다. 한국은 2014년 처음으로 5위에 올라 순위가 오르내리다가 2017년 이후에는 3년 연속 6위 자리를 지켰다.

전 세계 1위에는 2년 연속 중국이 이름을 올렸다. 점유율은 25.6%로 전년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2위인 스페인(14.9%)과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다. 이어 프랑스, 독일이 3·4위, 미국이 6위에 랭크됐다. 미국은 5위에서 한국에 밀려 한 계단 내려갔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분야 전문지 ENR이 해마다 발표하는 해외건설 실적에서 한국은 지난해 매출 241억달러를 기록해 점유율 5.1%를 차지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분야 전문지 ENR이 해마다 발표하는 해외건설 실적에서 한국은 지난해 매출 241억달러를 기록해 점유율 5.1%를 차지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건설업체 매출에선 현대건설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50억8000만달러로 지난해(14위)보다 두 단계 낮아진 16위에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4억2000만달러로 30위를 차지했고, 삼성물산(34위) 현대엔지니어링(38위) GS건설(50위)은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52위) SK에코플랜트(62위) DL E&C(83위) 포스코건설(96위) 쌍용건설(118위) 롯데건설(182위) 등이 전 세계 250위 내 자리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글로벌 순위가 상승한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매출액은 감소해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전 세계 250대 기업의 지난해 해외매출 규모를 봐도 전년대비 11.1% 감소한 4204억달러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사업장의 공사가 중단되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져 상반기 예상된 발주가 미뤄졌고 현재까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매출도 지난해와 비교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올해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수주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사우디 아람코 프로젝트 재개


사우디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재개 등으로 국내 건설업계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침체됐던 해외 플랜트 수주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7일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Namaat)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하는 ▲지속 가능성 ▲기술 ▲산업·에너지 서비스 ▲첨단소재 등 4개 분야 13가지 과제를 수행할 22개 파트너기업을 공개했다.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는 나맷 프로젝트 가운데 ‘설계·조달·시공(EPC) 투자’ 분야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경제 확장과 가치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MOU를 맺은 업체들에 여러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이번 EPC 분야 MOU 체결로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입찰한 자푸라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와 줄루프 육상 원유개발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프라 가스 플랜트는 지난해 취소됐다가 올해 발주 절차가 재개됐다. 메인 패키지 시설 5개와 기타 시설 공사로 구성됐으며 메인 패키지 공사비만 4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가스 압축, 처리, 유틸리티 등 3개 패키지 시설공사에 입찰했다. 줄루프 육상 원유개발 프로젝트는 줄루프 연안 해상 유전에서 추출한 원유와 가스를 육상으로 운반하고 이를 처리하는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육상 패키지 시설 2개에 입찰했다. 2개 패키지 규모는 42억5000만달러다.

삼성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이 입찰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롯데케미칼 라인(7개 패키지·24억달러)도 올 하반기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필리핀 남북철도(5개 공구·25억달러)도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해 수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해외건설시장에서 매출 기준 세계 5위를 차지, 6년 만에 5위권에 진입했다. 국내 건설업체 매출에선 현대건설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건설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해외건설시장에서 매출 기준 세계 5위를 차지, 6년 만에 5위권에 진입했다. 국내 건설업체 매출에선 현대건설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건설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올해보다 내년 수주 좋다”


다만 지역별로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텃밭으로 불리는 중동에선 매출이 감소해 기대가 낮아졌다. 최근 국제유가가 7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지만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된 여파로 중동 국가들의 재정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이에 발주 계획도 발목이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실 상황이 개선되기가 쉽지만은 않다”며 “기존 사업을 진행하는 국가에 대한 추가 발주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지만 중동 쪽에 여전히 집중돼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시장 규모가 줄고 시장이 주춤하고 있어서 재작년, 그 이전 등과 비교하면 수주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전통적인 가격 경쟁력만 가지고 갈 수 없어 기술력에 집중하려는 방침”이라며 “발주 동향을 꾸준히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보다 내년 수주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전망도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시점에서 해외 수주가 지난해보다는 부진한 상황이지만 최근 유가 회복 흐름으로 그동안 많이 감소했던 화학 플랜트 쪽에 수주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 4차 유행이 전반적으로 그치고 나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각국에서 원자재가격 상승을 보이는 추세인데 전통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강점을 갖는 화학 플랜트,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열리면서 올해보다는 내년 수주 상황이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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