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두 얼굴… 디지털 혁신 vs 골목상권 침해

[머니S리포트-IT공룡 ‘빅테크’의 일자리 2-1] ‘갑’이 된 플랫폼, ‘산’으로 가는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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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어느덧 비대면 문화가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으로, 경제 위기 이후 5∼10년간의 세계경제를 특징짓는 현상)로 자리잡았다. 주변 맛집 음식부터 해외직구 상품까지 집에서 받아본다. 은행 방문 없이도 대부분 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 방문할 일이 생겨도 간단하게 택시를 집 앞으로 부른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확산된 온라인 플랫폼은 코로나 상황을 거치며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었다. 소비자들과 사업자들이 몰리면서 온라인의 플랫폼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덩달아 커졌다. 시장 지배력이 강해진 빅테크들의 행보가 해당 업계 종사자들의 일희일비부터 그 일자리의 양과 질로도 이어지기에 이르렀다. 혁신을 앞세운 이들이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쳤는지 살펴본다.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빅테크의 영향력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면서 그 명암도 뚜렷해진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빅테크의 영향력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면서 그 명암도 뚜렷해진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부 
(1) ‘IT 플랫폼 대표’ 네이버·카카오, 일자리 창출 성공했나
(2-1) 플랫폼의 두 얼굴, 디지털 혁신 vs 골목상권 침해
(2-2) ‘갑’이 된 플랫폼, ‘산’으로 가는 규제
▶2부 
(3) “경력자만 오세요.”… 무늬만 ‘일자리 창출’인 핀테크사
(4) '혁신' 외치는 유통 플랫폼 고용의 빛과 그림자

새로운 밀레니엄에 접어드는 시기에 다음, 야후, 라이코스 등의 아성에 도전하던 녹색 창의 포털사이트가 있었다. 10여년 뒤 아이폰의 국내 상륙 이후 ‘겁나 빠른 황소 프로젝트’와 같이 공지사항마저 친근하게 다가왔던 노란 무료 메신저가 있었다. 각각 국내 대표 포털과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옛 모습이다. 이들은 한게임과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몸담은 곳이란 공통점이 있다.



문어발 넘어 지네발… 카카오 당하다?


또 하나 공통점은 인터넷·모바일 시대 국내 플랫폼 경쟁 승자로서 산업 분야를 넘나드는 영향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각종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로 골목상권까지 스며든 이들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카카오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갑석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서구갑)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 수는 대기업으로 편입된 2016년 45개에서 올해 118개(해외법인 포함 시 158개)로 162%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기업집단으로 분류하는 71곳 중 5년 새 최고 증가율이며 현재 계열사 수도 SK(148개)에 이어 2위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이커머스부터 택시·대리운전, 미용실·네일숍 예약, 영어교육, 퀵서비스, 스크린골프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며 골목상권 침해 우려를 사고 있다. 카카오 그룹의 상장사도 카카오 1곳에서 지난해 인수한 넵튠, 각각 지난해와 올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까지 4곳으로 늘어났다.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도 추진 중이다.

최근 5년간 주요 대기업 계열사 증감율. /자료=송갑석 의원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최근 5년간 주요 대기업 계열사 증감율. /자료=송갑석 의원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런 상황을 두고 ‘카카오 당하다’라는 말도 나온다. 어떤 사업영역에 아마존이 진출함으로써 기존 사업자들이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신조어인 ‘아마존 당하다’(Amazoned)를 빗댄 것이다. 송 의원과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의 주최로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민변 소속 서치원 변호사는 “온라인 플랫폼 승자독식 경향을 견제하면서 골목상권 생태계와 상생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본격적 이윤추출 행위가 있더라도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네이버는 이번 논란에서 다소 비껴있는 모습이다. 계열사 수가 대기업으로 편입된 2017년 71개에서 올해 45개로 37% 감소했고 상장사도 여전히 네이버 하나다. 2013년 맛집 비교와 부동산 사업 등에 뛰어들었다가 여론의 뭇매에 방향을 튼 까닭이다. 네이버 창업자이자 당시 의장을 맡고 있던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국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글로벌 사업을 우선하라”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가 겪는 논란은 네이버가 이미 맞았던 매인 셈이다.



들어올 때는 무료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대다수 온라인 플랫폼이 초창기 무료 사업모델을 택하는 이유는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서비스 이용이 늘어날수록 사용자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고 이들 대상으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 참여도 증가하는 교차 네트워크 효과도 발생한다. 이용자·사업자 양면에서 저변이 넓어질수록 데이터가 쌓이면서 맞춤형 추천 등 서비스 고도화나 인접 분야로 사업 확장도 수월해진다. 이로써 경쟁사와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이용자·사업자는 해당 플랫폼에 종속(락인)되기에 이른다.

이커머스·배달·숙박·택시 등 국내 각 영역을 플랫폼으로 장악한 모바일 앱 서비스들도 이런 길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수익은 주로 광고나 중개수수료를 통해 얻는다. 이들에 대한 골목상권의 시선이 파트너에서 점령군으로 바뀌는 시점은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구할 때부터다. 점유율 우위를 굳힌 뒤 실질적인 수수료율을 높이거나 직접 사업자로 변신해 수익 극대화를 꾀하기도 한다. 기업의 이윤 추구는 당연하나 독·과점 상황에서 ‘일방통행’이 일어나면 문제가 된다.

지난 9월29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카카오모빌리티 독점 갑질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DB
지난 9월29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카카오모빌리티 독점 갑질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DB
대표적 사례로는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언급된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며 이용자 2800만여명, 전국 택기기사 90% 이상이 가입돼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회사는 플랫폼 가맹사업과 중개사업을 병행하면서 기사가 타다·우티 등 타사 가맹택시가 되는 경우 자사 호출 서비스에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원하는 목적지 호출을 다른 기사보다 먼저 확인하는 ‘프로멤버십’(월 9만9000원)을 내놓으며 우선 배차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기사와 소비자 모두를 묶어둔다는 비판을 받는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카카오에선 김범수 의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본인부터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계열사 신고 누락 의혹으로 이번 논란에 불을 지핀 측면도 있다. 카카오 측은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등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폐지 및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 3만9000원으로 인하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상생안을 내놨다.

김 의장은 “최근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머니S리포트-IT공룡 ‘빅테크’의 일자리2-2에서 계속>
 

팽동현
팽동현 dhp@mt.co.kr  | twitter facebook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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