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토스뱅크의 '파격' 카뱅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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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가 막이 올랐다. 2017년 문을 열었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세 번째로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권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23년말까지 40%까지 달성해야 하고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여·수신 성장을 위해선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큰 부담이다. 정부 눈치에 결국, 지금의 파격적인 금리 혜택도 얼마 안 가 점차 줄여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금의 개장 효과가 얼마나 이어지고 그 성과가 카카오뱅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토스뱅크 위상을 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지난 5일부터 대출·예금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의 ‘지속가능성’이란 면에선 물음표가 달린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례처럼 고객이 많이 모이는 초반 국면이 지나면 대출금리를 슬금슬금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그래픽=김영찬 기자
국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지난 5일부터 대출·예금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의 ‘지속가능성’이란 면에선 물음표가 달린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례처럼 고객이 많이 모이는 초반 국면이 지나면 대출금리를 슬금슬금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그래픽=김영찬 기자

‘조건 없이 연 2%의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 통장’,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연 2.76% 금리에 최대 2억7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신용대출’, ‘매월 4만6500원을 돌려주는 체크카드’.


국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이자 20번째 은행인 토스뱅크가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지난 5일부터 대출·예금 영업을 시작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출범 첫날 “고객이 고민할 필요 없는 가장 단순한 상품을 제공하고 최고의 혜택을 고객에게 먼저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토스뱅크의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지난 9월10일부터 시작한 사전접수에는 112만명이 몰리며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시중은행의 대출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토스뱅크는 흥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파격적인 조건은 추후 중금리 대출 확대와 수익 실현 등의 이유로 재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닻 올린 토스뱅크의 '파격' 카뱅 넘어설까



여·수신 모두 2%대 파격 금리


토스뱅크는 대출 최저 금리에 최고 한도를 책정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의 금리는 연 2.76~15%까지며 최대 한도는 2억7000만원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경우 토스뱅크는 연 3.26~13.1%의 금리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려준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최저금리가 연 3~4%대이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각각 2.86%, 2.87%인 점을 감안하면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의 최저금리도 카카오뱅크는 연 3.35%, 케이뱅크는 연 3.36%로 토스뱅크보다 0.1%포인트 높다.


은행권에서 억대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을 취급하는 곳도 드물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지만 최대 한도가 2억7000만원에 달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의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5000만~1억5000만원이다. 연봉 2억원인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1억원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토스뱅크에선 2억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시중은행들은 한도를 5000만원 이내로 줄이고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에서 억대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할 수 있는 곳은 케이뱅크(1억원)와 토스뱅크뿐이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대출 난민들이 토스뱅크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토스뱅크는 아무 조건 없이 연 2.0%의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통장도 선보여 금리 노마드(유목민)족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 금리가 연 0.1%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파격적인 금리다.

닻 올린 토스뱅크의 '파격' 카뱅 넘어설까



예정된 흥행, 예고된 배신으로 이어지나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첫발을 내딛은 토스뱅크에 대한 평가는 개장효과 측면에선 대중의 관심을 사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지속가능성’이란 면에선 물음표가 달린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례처럼 고객이 많이 모이는 초반 국면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대출금리를 슬금슬금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각각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각각 연 2.73%, 2.86%로 매겨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이자를 내세웠다. 그렇게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 대출 금리를 크게 올리며 논란이 됐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이자가 싸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은행을 이용해오던 고객들은 배신감에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1년동안 고신용자(1~2등급)의 마이너스통장의 금리를 0.59~0.92%포인트 올리는 동안 카카오뱅크는 1.07%포인트, 케이뱅크는 1.04%포인트 인상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인상폭은 0.5~0.99%포인트에 그쳤지만 카카오뱅크는 1.05%포인트에 이른다.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초기에는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낮은 금리를 내세웠지만 더이상 은행권 내 금리 경쟁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토스뱅크 역시 이같은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전체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을 카카오뱅크(20.8%)·케이뱅크(21.5%)보다 높은 34.9%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에 최저 금리를 찾아 토스뱅크로 몰릴 가능성이 큰 고신용자의 대출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총량을 5000억원으로 제한하는 권고를 내린 점도 이런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은행권 (통틀어 토스뱅크가) 대출 최저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일시적인 전략이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달리는 이유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스뱅크의 이러한 혜택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시기의 문제로 보인다”며 “대출 수요가 늘고 있지만 돈줄이 막힌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어느 수준까지 토스뱅크의 여신규모를 용인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처럼 수년 후 대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인터넷은행의 파이가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기존 은행보다 인터넷은행 금리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이들의 등장으로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섣불리 올리지 못하게 하는 방어역할을 했고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은행 간 경쟁요소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카뱅도 못지킨 약속… 토뱅은 "자신 있다“


토스뱅크의 목표는 명확하다. 더 좋은 금융 혜택을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포부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관리 압박, 중금리대출 확대, 이용자 확보, 자본금 확충 등 풀어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이에 토스뱅크의 앞날이 '꽃길' 보다 '가시밭길'에 가까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토스뱅크 출범식 축사를 통해 "토스뱅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다"고 평가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목표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주목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올해 34.9%로 잡았다. 2022년 42%, 2023년엔 44%로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20.8%, 21.5%, 2022년 각각 25%, 오는 2023년 목표치는 30%, 32%로 잡았다. 토스뱅크는 올해가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목표치를 연내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이 호언장담엔 기대와 동시에 물음표가 뒤따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약속이 '반쪽 성공'에 그치면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약속했지만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고신용자를 통한 수익성 위주의 장사를 이어가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정의당·비례대표) 의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용점수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비중은 시중은행은 57.7%,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높은 74.2%에 달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올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8%까지 높인다고 금융당국과 약속했지만 지난 8월 말 기준 중신용자 대출 비중이 12.4%에 그쳤다. 앞서 금융당국과 인터넷은행은 지난 5월 2023년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3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기존 신용평가모형은 안전하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고신용자를 찾는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 'TSS'를 구축해 중·저신용자, 사회초년생, 개인사업자 등 신용대출이 필요하지만 소외됐던 대상을 포괄할 수 있다"며 연내 목표치 도달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둥지 튼 이용자… '원 앱'으로 잡는다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는 서비스 사전신청에만 고객 112만명이 몰리는 등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서비스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이용자 확보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이미 다른 인터넷은행에 둥지를 튼 고객의 가입을 유도하고 이탈을 방지하는 게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인터넷은행 중 가장 많은 고객 수를 확보한 곳은 카카오뱅크로 2017년 7월 출범 당시 100만명이던 고객 수는 지난 8월말 기준 1717만명으로 17배 이상 뛰어올랐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톡 이용자를 끌어들인 게 주효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해 고객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17년 4월 문을 연 이후 지난 2분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고객유치에 따른 여·수신 확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토스뱅크의 전략은 '원 앱'이다. 별도의 앱 없이 기존 토스 앱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단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토스 앱의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1200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을 토스뱅크 고객으로 흡수해 몸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스의 플랫폼 파워와 마케팅의 성과는 토스증권을 통해 충분히 입증돼 토스뱅크가 목표로 하는 수준의 계좌, 수신 확보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건전성 관리, 자본금 확충은 어떻게


닻 올린 토스뱅크의 '파격' 카뱅 넘어설까

무엇보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건전성,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비교해 중금리대출 비중을 높게 잡은 만큼 중·저신용자 확대에 따른 연체율 관리도 요구된다. 부실위험이 높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확대는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재무 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을 과거 연체율 변화 등을 활용해 예측해본 결과 지난해 0.7%에서 올해 말 1.3%, 오는 2022과 2023년 중엔 1.7~2.2%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 홍민택 대표는 "감당할 수 있다"며 "저신용자에게 여신을 제공하는 만큼 그에 맞는 사후관리 리스크 관리 체계가 구축돼 있다"고 자신했다.


토스뱅크는 현재 2500억원 수준의 자본금을 앞으로 5년동안 1조원까지 키워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과거 케이뱅크가 자본금 확충을 위한 유상 증자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대출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토스뱅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자본금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홍민택 대표는 "무엇보다 서비스 중단 없이 더 빠르게 증자할 수 있도록 주주사들과 사전 협의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앞서 5년 동안 1조원이라는 자본금 확충 계획을 밝혔지만 증자를 서두르지 않을 경우 과거 케이뱅크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계획한 서비스, 목표한 신용대출 비중 도달 등을 위해선 증자에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슬기 , 강한빛
박슬기 , 강한빛 onelight9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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