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테크 열풍의 어두운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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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선 기자
노유선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의 저금리 정책과 글로벌 자산거품 현상이 지속되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재테크 열풍이 일었다. 지난 5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2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기계발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 43.2%가 불안한 심리로 인해 재테크를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량 해고와 일자리 감소가 발생함에 따라 고용 불안을 느낀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의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마다 소폭 증가해오던 주식 활동 계좌 수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늘어나 지난 8월 5000만개를 돌파했다. 단순 계산 시 모든 국민이 1인당 1개 이상의 주식 계좌를 이용 중인 것이다. 특히 활동 계좌는 예탁 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계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재테크 붐에 따라 주식 투자가 일반화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재테크 열풍에 불을 붙였지만 시발점이 된 건 저금리 현상과 부동산 가격 급등이다.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에 저금리가 가세하며 재테크는 생존 수단이 됐다. 하지만 MZ세대의 재테크에 대한 시선은 둘로 나뉜다. 아무리 근면 성실해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기에 ‘재테크는 생존’이라는 인식과, 다른 한편에선 인생 한 방의 역전만을 꿈꾸는 태도가 걱정스럽다는 시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2월 발표한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보고서에서 개인투자자의 지나친 주식거래는 과잉확신과 도박의 기회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잉확신은 스스로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과 자신이 가진 정보가 정확하다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주식을 도박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는 변동성이 큰 주식, 수익률이 극단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주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월급 인상에 대한 희망이 낮은 점도 문제다.

지난 3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일자리 전망 국민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약 7명(68.9%)이 물가 대비 월급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주식·부동산 등 재테크’(32.9%)가 ‘업무역량 강화 및 승진’(14.9%)을 앞섰다. 자칫 재테크가 본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재테크 자체만 놓고 보면 올바른 투자라는 전제하에 문제 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경제 상황이 불안해진 요즘, 노동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인생 역전의 한 방만을 노리는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본업과 재테크를 명확히 구분할 것을 조언한다. 재테크인 산토끼를 잡느라 자칫 본업인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본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승리하는 습관’과 자신감이 재테크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말한다. 만약 본업이 부진할 경우 수익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재테크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부캐(부가 캐릭터)가 본캐(본캐릭터)를 장악한다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노유선
노유선 yoursu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십니까, 노유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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