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보다 비싼 오피스텔 분양가… 국토부가 돈 벌게 도와주나

[머니S리포트] 부동산 규제 해제의 역습 ② - 규제 풀어 오피스텔·도생 늘리면 집값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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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무주택자 주거 안정을 이룬다는 목적 아래 이뤄진 각종 규제 완화가 오히려 집값을 다시 올리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은 민간 분양가상한제, 중도금 대출, 전매제한 등의 규제를 배제해 아파트를 대신하는 투자상품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지 오래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가 오피스텔 바닥 난방 면적을 확대하고 기금 지원을 늘리는 등 규제가 추가 완화돼 사업자의 이윤을 더 늘릴 수 있는 유인이 늘어났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로 아파트값 상승이 정체되고 있지만 오피스텔은 집값 안정의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피스텔 등은 각종 규제를 비껴갈 수 있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어 아파트 수요의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오피스텔 등은 각종 규제를 비껴갈 수 있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어 아파트 수요의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분양가상한제·바닥난방 규제 'X'… 아파트보다 오피스텔 짓는 게 이득
아파트보다 비싼 오피스텔 분양가… 국토부가 돈 벌게 도와주나

몇 년 새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월 15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아파트 공급속도 제고방안’을 발표,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규제 완화방안을 내놨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6개월~2년 이내에 입주할 수 있다 보니 단기간에 주거용 부동산의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오피스텔 등은 각종 규제를 비껴갈 수 있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어 아파트 수요의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배제해 터무니없이 비싼 분양가가 오히려 집값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인 정부의 규제 완화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비아파트 규제 어떻게 풀었나


국토교통부는 이번 규제 완화방안을 통해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 전용면적을 85㎡에서 120㎡로 확대했다.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30평대 중형 주거용 오피스텔을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오피스텔에 바닥난방을 설계하면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전까지는 85㎡ 이하에만 허용했다.

도시형생활주택 건축 기준도 완화했다. 원룸형을 소형으로 개편, 허용 전용면적 상한을 50㎡에서 60㎡로 확대했다. 그동안 방 1개로 규정했던 공간구성은 방 3개로 완화해 4개까지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주차장 등 기반시설 과부하를 막기 위해 공간구성 완화 가구는 전체의 3분의1로 제한했다.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주택도시기금 융자 한도도 높였다. 금리 역시 인하한다. 오피스텔은 기금 대출한도가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상향되고 금리는 4.5%에서 3.5%로 낮아진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대출한도가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오르고 금리는 3.3~3.5%에서 2.3~2.5%로 인하된다. 민간 건설업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매입약정을 맺고 오피스텔을 공급할 때는 과밀억제권역에 적용되는 취득세 중과를 배제해준다. 민간 건설업체가 정부의 전세대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일 지자체에 시달한 ‘생활형숙박시설 불법전용 방지방안’의 후속조치로 ‘오피스텔 건축기준’도 개정·고시한다고 10월 13일 밝혔다. 주거용으로 편법 사용되던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을 앞으로 2년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수 있도록 건축기준이 한시적으로 완화돼 사실상 주택으로 활용이 가능해진다.


아파트보다 비싼 오피스텔… 신고가 ‘껑충’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중대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분기대비 0.99% 상승했다. 월별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가격 상승률은 지난 8월 0.37%로 껑충 뛰었다. 6~7월 상승률인 0.18%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9월에는 상승세에 힘이 붙어 0.43%를 기록했다.

아파트 수요를 대체하는 중형 면적 이상 오피스텔의 상승폭이 컸다. 오피스텔 전용면적별 매매가격 상승률 보면 ▲40㎡ 이하 0.29% ▲40~60㎡ 1.54% ▲60~85㎡ 2.91% ▲85㎡ 초과 4.33%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면적이 클수록 상승률도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도 눈에 띄게 올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오피스텔 ‘부띠크모나코’는 178㎡가 지난 7월 28일 27억원(14층)에 매매계약을 완료했는데 3개월도 안 된 10월 15일 같은 면적이 18억원 오른 45억원(27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층수 차이를 감안해도 비정상적인 상승률이다. 종로구 신문로2가 ‘디팰리스’ 82㎡는 지난 6월 22일 14억4900만원(4층)에 거래된 후 8월 21일 18억원(6층)에 신고가 거래를 마쳤다. 두 달 만에 3억5100만원이 치솟은 셈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갑)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분양보증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상위 10곳의 평균 3.3㎡당 분양가는 6638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갑)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분양보증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상위 10곳의 평균 3.3㎡당 분양가는 6638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상위 10개 3.3㎡ ‘6638만원’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를 뛰어넘는 고가 분양가를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갑)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분양보증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상위 10곳의 평균 3.3㎡당 분양가는 6638만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분양가는 17억7000만원이다. 아파트 분양가 상위 10곳의 평균 3.3㎡당 가격 4931만원보다 2000만원 가까이 높다.

3.3㎡당 분양가격이 아파트를 앞선 것은 분양가 규제의 사각지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5년 동안 HUG가 분양보증한 도시형생활주택은 294건으로 집계됐다. 분양가가 가장 비쌌던 곳은 서울 서초구 ‘더샵 반포 리버파크’로 3.3㎡당 7990만원으로 책정됐다.

오피스텔은 ‘억’ 단위 분양가도 흔하다. 지난해 12월 강남구 삼성동에서 분양한 ‘파크텐 삼성’은 3.3㎡당 분양가가 8000만~1억원에 달했다. 올해 분양한 역삼동 ‘루카831 강남’은 50.02㎡ 분양가가 18억7943만원으로 3.3㎡당 1억2400만원 수준이다. 논현동 ‘루시아 도산 208’도 55㎡ 기준 22억원, 3.3㎡당 1억3200만원에 달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다 보니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적극적이고 대출규제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도 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주택 매매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피스텔은 상업지역에 지어져 땅값이 높은데 분양가상한제가 배제되면서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 시세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많다”며 “대출·청약 규제가 없어서 투기 수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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