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오르는 대출금리에… 잠 못자는 영끌족

[머니S리포트-‘초저금리 시대’는 끝났다①]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 조이기까지… 이자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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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초저금리 시대’의 끝이 보인다. 변수가 없는 한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로 올릴 공산이 크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사실상 제로(0) 금리 시대가 20개월여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2년 8개월동안 이어져오던 금리 인하가 지난 8월 상승 기조로 바뀌면서 내년 기준금리는 2%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산증식을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선 대출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은행들의 대출 문턱 높이기로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6%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끌에 나선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전국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내집 마련에 나선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 연 2%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은행권의 잇따른 대출 문턱 높이기로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5%를 넘어섰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더해지면 연말 주담대 금리가 6%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그래픽=김은옥 기자
전국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내집 마련에 나선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 연 2%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은행권의 잇따른 대출 문턱 높이기로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5%를 넘어섰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더해지면 연말 주담대 금리가 6%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무섭게 오르는 대출금리에… 잠 못자는 영끌족

(2) 7년 만에 기준금리 2%대… 내년까지 이어지는 인상 릴레이


#. 지난 2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7억5000만원에 매입해 내집 마련에 성공한 직장인 김모(35)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연일 치솟는 집값으로 ‘지금이 내집마련의 막차’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중은행에서 30년만기에 연이자 3.5%(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금리로 전환)로 3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어렵사리 내집을 장만한 기쁨도 잠시, 김씨는 “대출금리가 6%를 넘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부동산 시장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소식을 접할 때면 ‘집을 괜히 샀나’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내집 마련에 나선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엔 수개월만에 수억원씩 오르는 집값 탓에 매달 수백만원씩 내야 하는 대출 이자 부담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최근들어 집값 상승세는 주춤한 반면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 연 2%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은행권의 잇따른 대출 문턱 높이기로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씨는 “지금도 대출을 갚는데 한 달에 244만원을 쓰는데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월 이자 부담이 20만원씩 올라 생활비를 줄이거나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주담대 금리 6% 시대 온다


11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75%로 여전히 제로(0) 금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5%를 넘어섰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더해지면 연말 주담대 금리가 6%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11월 9일 기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76~5.16%로 집계됐다. 혼합형 주담대는 처음 5년은 고정금리로 이자를 냈다가 이후 1년마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낮췄던 지난해 5월 연 2.11~4.09%에 그쳤다. 이후 한은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92~4.42%로 올랐다. 그러다 지난 10월 말 연 3.88∼5.246%로 치솟았다. 2개월 만에 금리가 약 1%포인트 오른 것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치솟고 있다.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졌던 지난해 5월 2.353~4.31% 수준에 그쳤지만 기준금리가 인상된 올 10월 말엔 3.34~4.794%까지 뛰었다. 11월 9일 기준 해당 금리는 3.45~4.833%로 변동형 주담대 역시 연내 5%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용대출(1등급·1년)의 경우 11월 9일 기준 3.67∼5.09% 금리가 적용됐다. 지난해 5월(연 2.08~3.58%)보다 1%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가계대출 금리가 날로 높아지면서 현재 기준금리(0.75%)와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와 기준금리 격차는 지난 7월 2.4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2017년 11월(1.25→1.5%)이나 2018년 11월(1.5→1.75%)과 비교해도 가계대출 금리와 기준금리 격차는 각각 2.09%포인트, 1.88%포인트에 그쳤지만 올해 유난히 더 벌어진 것이다.
무섭게 오르는 대출금리에… 잠 못자는 영끌족


대출금리 왜 이렇게 치솟나


‘은행 이자는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이유는 뭘까. 우선 기준금리가 오르기도 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탓에 시장금리가 치솟은 영향이 컸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경우 은행채(AAA등급 무보증) 5년물을 기준으로 신용대출의 경우 은행채 1년물을 기준금리로 삼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8월 말 1.891%에서 10월 말 2.656%까치 2개월 만에 0.76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1년물 금리는 0.49%포인트 오른 1.743%로 집계됐다.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금리는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로 쓰기 위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지난 9일 기준 적용되는 신규 코픽스(1.16%)는 8월 말(0.95%)보다 0.21%포인트 올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 센터장은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은 앞으로 기준금리를 최소한 세 차례(1.5%) 더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고 오버슈팅(시장가격의 일시적 폭승) 현상도 있다고 본다”며 “내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지표금리 최대 상승폭은 0.7%포인트에 그치지만 대출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은 은행권이 지표금리에 더하는 가산금리를 올리면서도 우대금리를 축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매일 은행권 가계대출 현황을 들여다보고 많이 늘면 바로 전화를 걸어와 ‘관리가 안되냐’고 경고를 보낸다”며 “가계대출 증가세와 관련해 이슈가 있으면 바로 부행장들을 소집하는 만큼 대출 증가세를 낮추려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예금금리는 제자리… ‘영끌’ 자제해야


반면 예금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8월 1.16%에서 9월 1.31%로 0.1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대출 재원으로 활용되는 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낮은데다 내년 3월까지 예대율(100→105)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완화돼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05%포인트였던 예대 마진은 2.1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통상 기준금리나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급격히 뛰면 금융당국이 금리 점검 등에 나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누르기 위한 금리인상이다보니 금융당국 역시 이에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지난 2019년 대출금리 부당산정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얻는 은행들은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올들어 3분기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23조6306억원의 이자수익을 챙겼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잔액 기준 75%에 이른다는 점이다. 여기에 소득과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층이 ‘벼락거지’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이 크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정의당·비례대표)의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의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원 늘고 이중 56%(6조6000억원)는 저소득·중산층이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고 물가 상승이 동반되면 스테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올 수 있어 섣부른 영끌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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