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돈으로 지었는데 건설업자만 배불리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머니S리포트] ‘공공지원 민간임대’ 건설업체만 이익 ② - 무주택자 위한 정책, 공익 위한 사업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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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공공지원 민간임대’에 ‘공공’을 찾아볼 수 없다. 서민·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적 자원을 투입한 민간임대주택이 이전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공공성 부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초 제도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의 장기거주와 임대료 인상 제한은 공공임대와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지만 10년 후 분양전환으로 인한 분양가 폭등 리스크를 입주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공공임대와 마찬가지로 사업자에 대한 각종 특혜가 제공되면서 사실상 공공임대와 같은 기능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전북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15블록에 태영건설이 건설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주거불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사진은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 투시도. /사진제공=태영건설
전북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15블록에 태영건설이 건설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주거불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사진은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 투시도. /사진제공=태영건설
◆기사 게재 순서
‘공공지원 민간임대’ 건설업체만 이익(1) - 청약저축으로 모은 주택도시기금, 사업자 대출이자 민간의 '3분의1'
‘공공지원 민간임대’ 건설업체만 이익(2) - 국민 돈으로 지은 집인데 건설업자만 배불리는 꼴

“무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 맞나요? 건설업체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닌가요?” - 전주 시민 B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공공임대 기부채납 등 공공성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됐지만 여전히 사업자에 대한 주택도시기금 지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공급 등으로 민간 이익 대비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효과는 낮다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전북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15블록에 태영건설이 건설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748가구는 주거불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건설업체 이익만 늘려주는 꼴이 됐다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건설업체 꼼수·특혜 아니냐”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의무 임대기간 8년, 연간 임대료 상승률 5%가 적용돼 공공임대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입주 자격은 19세 이상 무주택세대 구성원을 우선 선발하는 일반공급에 80% 미만 물량을 할당하고, 20% 이상은 청년·신혼부부 등에 특별공급한다. 초기 임대료는 일반공급의 경우 주변 시세의 90~95%, 청년·신혼부부·고령층은 70~85% 이하로 공급한다.

특별공급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120% 이하의 19~39세 청년(소득이 없는 경우 부모 소득 합산)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 ▲고령층 등이 해당한다. 준공 3개월이 지나도 임차인을 구할 수 없는 경우만 유주택자도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일반분양을 포기한 사업자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변경신청을 승인한 전주시는 시민들과 전주시의회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시행사인 에코시티개발은 해당 단지의 주택건설사업계획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 10년 운영 후 분양전환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는데 과거 판교 사태와 같이 분양가가 폭등해 분양 미전환 사태가 생길 것을 우려한 시민들과 시의회가 이를 즉각 저지했다.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서윤근 의원(정의당·우아1·2·호성동)은 지난 10월 13일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갑작스러운 분양방법 변경을 두고 건설업체가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술수와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설계된 제도가 대형 건설업체의 이익 추구를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변경 신청 당시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일반분양을 하는 것보다 의무 임대기간이 끝난 10년 후에 주변 시세의 90% 수준으로 분양전환하는 것이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함이라는 논란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전주시는 이를 승인했다. 명백한 특혜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시민들 역시 해당 단지의 사업방식이 변경된 것은 오롯이 건설업체 이익에만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지난 11월 1일 전주 시민 B씨는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무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고 하면서 세부 내용을 따져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아파트 청약 추첨제 물량 가운데 75%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B씨는 “잔여 25% 물량을 무주택자에게 임대하겠다는 말인데 그 물량이 얼마나 된다고 공급부족이 해결되겠는가”라며 “결국 건설업체 배만 불려주는 정책이라는 것을 전주시민들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의무 임대기간 8년, 연간 임대료 상승률 5%가 적용돼 공공임대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의무 임대기간 8년, 연간 임대료 상승률 5%가 적용돼 공공임대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무주택자 청약저축액 건설 이익에 이용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발생하는 민간 이익에 대해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에는 주택도시기금도 있다. 주택도시기금은 ‘주택법’에 따라 일반 국민이 주택 분양을 받기 위해 가입한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저축액 등으로 조성된 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택도시기금은 100조3031억원으로 이중 21조1701억원(21.1%)이 청약저축 자금으로 조성됐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비는 통상적으로 지분투자 20%, 대출금 60%, 임대보증금 20% 비중으로 구성된다. 지분투자 비중은 주택도시기금이 60∼70% 출자하고 사업자는 30∼40% 부담한다. 국민들이 낸 청약저축액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꾸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조성된 주택도시기금과 본래의 목적을 고려할 때 정부와 건설업체가 얻는 수익은 높은 반면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 때 분양가 예측이 불가능하도록 시세 기준 산정방식이 설계돼 향후 무주택자 주거안정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국민의 피 같은 자산을 사업자 저금리 대출에 이용하고 결국에는 민간 사업자의 몫만 불린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장동 뺨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 진짜 문제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인천 부평 십정2구역 주택임대사업자가 3.3㎡당 평균 약 830만원에 아파트 3578가구를 매입해 8년 임대 이후 현 시세로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시세차익으로 약 8000억원 이상을 얻을 수 있다.

임대료도 결코 낮지 않다. 십정2구역은 일반공급 59㎡(전용면적)의 임대보증금 1억4500만원, 월임대료 40만원선이다. 십정2구역 입주자협의회 관계자는 “주민과 공익을 위한 사업인데 현재는 임대사업자가 과다한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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