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너머] 야구에선 하고 축구에선 하지 않는 행동은?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프로야구는 1982년 리그 출범 후 지금까지 경기 시작 전 국기에 경례하고 애국가를 제창한다. 사진은 2019년 어린이날 야구장 관중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프로야구는 1982년 리그 출범 후 지금까지 경기 시작 전 국기에 경례하고 애국가를 제창한다. 사진은 2019년 어린이날 야구장 관중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왜 야구장에서는 애국가를 틀고 축구장에서는 틀지 않을까.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가 지난 19일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내내 관중석이 썰렁했던 야구장도 지난달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관중이 100% 입장하면서 가을야구의 열기가 뜨거웠다. 

프로야구는 경기 시작 전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한 후 경기를 시작한다. 국가대항전이라면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이 당연한 순서지만 프로스포츠 경기에서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은 무언가 어색하다.

과거부터 프로스포츠에서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하는 것에 문제 제기가 있었다. 국가의식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사정권이 과거 애국심 고취 아래 국민에게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강제로 행했던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군사정권 시절 영화관에서도 관객들은 영화 상영 전 애국가를 불렀다. 오후 6시가 되면 관공서, 공공시설에서 애국가 연주가 나와 지나가는 시민들이 국기를 보며 차렷 자세로 경례를 하기도 했다. 한국의 개발 시기를 다룬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영화관과 거리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국민 의례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군부 출신이 아닌 일반인들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시대가 오며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이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다.
군사정권은 과거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명분 아래 국민에게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강제로 행했다. 사진은 영화 '국제시장' 속 주인공들이 군사정권 시절 거리에서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영화
군사정권은 과거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명분 아래 국민에게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강제로 행했다. 사진은 영화 '국제시장' 속 주인공들이 군사정권 시절 거리에서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영화
그런 상황에서 국가 행사가 아님에도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하는 곳이 프로스포츠 현장이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중 야구·농구는 경기 전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을 하고 축구·배구는 해당 행사 없이 경기를 시작한다. (축구·배구 구단이 중요한 경기에 간혹 가수들을 초청해 애국가를 제창하는 경우는 있다)

해외 축구 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국가의식'을 한국 프로축구에서는 1983년 리그 창설 후 계속하다 차츰 안 하기 시작했다. K리그 연맹 관계자는 "리그 초창기엔 시대적 배경으로 했지만 자연스럽게 없어지기 시작했다"며 "최근까지 전남 드래곤즈가 국기에 경례를 하긴 했지만 이제는 모든 구단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연맹이 나서서 안 하라고 하지는 않고 구단 자율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반면 프로스포츠에서 이뤄지는 국기에 경례, 애국가 제창이 군사정권의 잔재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프로농구 KBL 관계자는 "유럽식 스포츠와 미국식 스포츠의 차이일 수 있다"며 "야구와 농구는 미국식 스포츠로 미국은 스포츠 경기를 할 땐 미국 국가를 부르고 경기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례를 하는 것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로 보기보다는 상대적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창원 LG 제퍼슨은 2015년 경기 전 애국가를 부를 때 몸을 푸는 장면이 잡혀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국 창원 LG는 제퍼슨을 퇴출했다. 사진은 애국가 제창할 때 몸 풀다 퇴출된 외국인 선수 제퍼슨. /사진=뉴스1
창원 LG 제퍼슨은 2015년 경기 전 애국가를 부를 때 몸을 푸는 장면이 잡혀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국 창원 LG는 제퍼슨을 퇴출했다. 사진은 애국가 제창할 때 몸 풀다 퇴출된 외국인 선수 제퍼슨. /사진=뉴스1
실제 프로농구에서 애국가 제창 행사의 민감성이 작용했던 적이 있었다. 지난 2015년 프로농구 창원 LG 외국인 선수 제퍼슨이 울산 모비스와 플레이오프 4강 1차전 경기 전 애국가 제창 중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혀 팬들에게 비판받았다.

공식 사과를 했지만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창원 LG는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요한 상황임에도 제퍼슨을 퇴출했다. 당시에도 해당 일로 선수를 퇴출하는 것이 옳은지 갑론을박이 있었다.

수십년간 유지된 형식적인 관습은 "당연히 하는 것 아냐"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때도 있다.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시대에 맞지 않는 관습이 남는 경우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국가 의식이 남용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빈재욱
빈재욱 binjaewook2@mt.co.kr

머니S 기자 빈재욱입니다. 어제 쓴 기사보다 좋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638.05상승 25.618:01 05/27
  • 코스닥 : 873.97상승 2.5418:01 05/27
  • 원달러 : 1256.20하락 10.818:01 05/27
  • 두바이유 : 112.36상승 3.4318:01 05/27
  • 금 : 1851.30상승 3.718:01 05/27
  • [머니S포토] 5대금융지주 회장단과 인사 나누는 추경호 부총리
  • [머니S포토] 사전투표 첫날, 투표소 찾은 '이재명'
  • [머니S포토] 사전투표 참여한 안철수 성남 분당갑 후보자
  • [머니S포토] 송영길·오세훈, 사전투표 참여…'서울 표심은?'
  • [머니S포토] 5대금융지주 회장단과 인사 나누는 추경호 부총리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