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강 232조, 한국이 이기기 어려운 싸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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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철강 232조, 한국이 이기기 어려운 싸움인가
“철강 232조 재협상 요구가 잘 안 풀린다. 계란에 바위치기다. 기업들이 목숨 걸고 미국 측에 직접 항의할 수는 없지 않겠나.”

한 철강업계 관계자의 푸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19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나 미국 철강 232조 관련 제도개선을 요구했지만 “지속적으로 논의해보자”는 말만 들었을 뿐 이번에도 속시원한 답변은 듣지 못한 모양새다.

국내 철강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미국만은 예외다. 철강 232조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발동됐다. 미국은 유럽연합(EU), 일본의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엔 연간 대미 철강 수출물량을 과거 3년(2015~2017년) 평균의 70%로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미국 수출량은 연간 268만톤을 넘기지 못하게 됐다. 그나마 268만톤의 철강을 추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곤 하지만 미국 수출 물량을 늘릴 역량이 있어도 쿼터제 이상 물량은 수출이 어렵게 됐다. 

지난해 한국의 세계 철강 수출량은 2889만톤으로 이 가운데 미국 물량은 194만톤에 그쳤다.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 전인 2017년 미국향 수출액은 354만톤, 2016년 374만톤을 기록했었다. 올들어 11월까지 미국 수출량은 약 214만톤이다.

최근 미국이 EU와 철강관세를 해소하는데 합의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표정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미국은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해온 관세를 철폐하고 과거 수입 물량을 근거로 무관세 물량을 부여하기로 했다. 

EU는 매년 430만톤의 물량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대신 EU도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10% 보복 관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232조 관세 폐지를 요구하는 협상을 개시했다.

미국향 수출은 강관보다는 고로사가 제작하는 판재 물량이 더 많다. 미국으로부터 관세 25%를 부과받던 유럽산 판재가 무관세로 전환되면 한국산 제품의 경쟁 상대로 떠오르게 된다. 기존에 받던 관세가 없어지면서 유럽산 판재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한국산 제품의 쿼터를 늘려주거나 이월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미국에 직접 제철소를 건립하는 방안도 있지만 여기엔 10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미국향 수출 할당이 늘어나면 국내 철강사들의 경쟁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철강 수요는 올해 18억7400만톤에서 내년 19억2100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2조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예산법인도 하원을 통과하며 철강 수요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 철강은 모처럼 호황의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프라 부양정책을 추진해 미국 내 철강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철강 호황기를 디딤돌 삼아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통상전략을 꾸려야 할 시점이다. 2018년 당시 관세 면제를 이끌어낸 정부의 노력처럼 이번에도 한국산 철강에 232조 조치 완화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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