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성장동력 찾아라… 탈통신하는 이통3사

[머니S리포트 - 이통사들의 딜레마 ①] 예측된 통신붕괴… 무선사업만으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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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통신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되겠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 탈(脫)통신의 출발선을 끊은 업체는 LG유플러스의 전신 LG텔레콤이었다. 2010년 LG텔레콤 CEO(최고 경영자)였던 이상철 전 부회장은 통신사업에서 구조적인 성장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채비에 일찍이 나섰다. 곧이어 SK텔레콤과 KT도 동참했다. ‘탈통신’을 조직개편의 화두로 삼고 음성통화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미디어·사물인터넷(IoT)·보안·커머스·금융 등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21년, 탈통신 사업의 효과는 실적으로 드러났다. 통신3사의 올 3분기 무선사업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정체된 반면 신사업 분야 매출만큼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다만 일각에선 이동통신사가 탈통신에 가려 본업인 ‘망’ 관리에 소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발생한 KT 유·무선통신 마비 사태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연출하면서 이동통신사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약제배송로봇을 H+ 양지병원에 공급했다고 지난달 2일 밝혔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약제배송로봇을 H+ 양지병원에 공급했다고 지난달 2일 밝혔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기사 게재 순서
① 신(新) 성장동력 찾아라… 탈통신하는 이통3사 
② 진짜  5G는 언제쯤?… 통신업계, 망 품질 논란 극복할까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세 둔화는 이미 20여년 전 예측됐다. 일본 작가 후지이 코이치로는 책 ‘통신붕괴’에서 통신사업 만으론 투자대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세상이 올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앞다퉈 ‘탈(脫)통신’을 외치며 신사업을 물색해 왔다. 탈통신은 비통신사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이동통신사들의 전략이다.

올 3분기 무선사업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둔화된 반면 신사업 분야 매출만큼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국내 이동통신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오히려 영국 내 1위 유선통신사업자였던 BT(브리티시텔레콤)가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며 몰락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국내 통신3사에게도 생존 지침서가 됐다. 통신3사 역시 탈통신 채비에 나섰다.


합산 영업익, 3분기 연속 1조원 돌파… 비통신사업 견인


사진은 KT 인공지능 서빙로봇의 모습. /사진제공=KT
사진은 KT 인공지능 서빙로봇의 모습. /사진제공=KT
통신3사는 합산 영업이익이 연속 3분기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올들어 호실적을 이어갔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SK텔레콤 4000억원 ▲KT 3824억원 ▲LG유플러스 2767억원 등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1.7%, 30.0%. 10.2% 증가한 수치다. 특히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591억원으로 올 1분기 1조1086억원, 2분기 1조1408억원에 이어 1조원대를 넘어섰다.

통신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매출 상승에 견인했다. 각 사의 무선 사업 매출은 ▲SK텔레콤 3조274억원 ▲KT 1조7947억원 ▲LG유플러스 1조5233억원 등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3.0%, 4.2%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이 줄고 5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고가 요금제로 구성된 5G 가입자가 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 3만669원 ▲KT 3만2476억원 ▲LG유플러스 3만912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1%, 2.7%, 0.5% 늘어난 수치다.

통신사업과 함께 비통신사업 역시 매출을 뒷받침했다. 통신3사의 합산 기준 통신매출 규모는 늘었지만 사실상 전체 매출에서 통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서 54%로 크게 줄었다. 반면 통신3사의 매출에서 비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약 33%으로 본격적으로 비통신사업을 확대한 2014년(23%)과 비교해 10% 늘었다. 업체별 비통신사업 비중은 KT가 40%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SK텔레콤 29%, LG유플러스 26% 순이었다.


신사업 발굴에 주력… 
사업다각화 진행


SK텔레콤은 지난달 17일 고려대학교 하반기 응원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SKT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통해 진행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달 17일 고려대학교 하반기 응원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SKT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통해 진행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통신3사는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B2C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신산업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들 모두 포화 상태에 이른 자국 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다. 내수시장에 국한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사의 특성상 성장이 제한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 인터넷보급률이 포화단계에 진입하면서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역시 크게 늘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지난 7월 기준 국내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수는 7171만8898명으로 통계청이 추산한 대한민구 전체 인구 수(5182만명)를 훨씬 웃돈다.

한국기업평가원 관계자는 “당위론적으로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을 요구 받는다”며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경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 기반(가입자 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인프라를 구축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통신요금을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이동통신사의 기존 수익모델은 3G에서 4G, 4G에서 5G 등 통신망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비싼 요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이에 SK텔레콤은 미디어·보안·커머스를 큰 축으로 삼고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기획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웨이브’를 설립해 콘텐츠 제작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선보였다. ADT캡스가 올 2분기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사업 재편을 통해 16개의 ‘뉴 ICT’ 사업(원스토어·11번가·콘텐츠웨이브·ADT캡스 등)을 SK텔레콤과 분리된 신설회사 ‘SK스퀘어’ 산하에 두면서 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같은 맥락에서 KT도 최근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디지코(디지털플래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KT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클라우드·DX ▲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헬스케어·바이오 ▲부동산·공간·IoT ▲금융·핀테크 ▲뉴커머스 등 8대 성장사업 조직을 강화했다. KT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AI(인공지능)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AI콘택트센터(AICC) 서비스를 앞세워 사람처럼 대화 가능한 ‘AI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에는 ‘모두의 일상이 되는 AI’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AICC 사업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신규사업추진부문을 두고 미디어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규사업추진부문은 크게 ▲아이들나라사업단 ▲콘텐츠·서비스사업단 ▲광고사업단 등 3개의 사업단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설비를 자동화·지능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역시 LG유플러스가 밀고 있는 신사업이다. LG계열사 70여개 사업장 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 레퍼런스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총괄하는 브랜드 ‘U+스마트팩토리’를 론칭하고 12가지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격전지는 미디어 시장… 
사업 편중 현상 우려돼 


KT는 태국 3BB TV사에 KT 올레TV 플랫폼 기술을 제공해 개발한 ‘3BB GIGATV’가 상용 출시되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사진=뉴스1(KT 제공)
KT는 태국 3BB TV사에 KT 올레TV 플랫폼 기술을 제공해 개발한 ‘3BB GIGATV’가 상용 출시되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사진=뉴스1(KT 제공)
이 중 통신3사의 최대 격전지는 미디어 시장이다. 미디어는 비통신사업 가운데 이동통신사가 공통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통신사의 비통신사업 매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 역시 ‘IPTV’(I인터넷을 통해 방송·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플랫폼)다. SK텔레콤은 31%, KT는 18%, LG유플러스는 33%다.

김용희 오픈루트 위원은 “플랫폼 사업자로서 콘텐츠 거래를 해본 경험이 있어 익숙하기 때문”이라며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면서 가장 수요가 많다는 점도 통신3사가 미디어 산업에 매력을 느낀 또 하나의 이유”라고 진단했다.

다만 비통신사업 매출에서 미디어사업 편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IPTV 역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입자 확대에 제약이 분명하다. 장기적으로 IPTV 사업의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비용의 상승과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국내 진출에 따른 요금 인상 억제로 IPTV 사업의 수익성은 결국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비통신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실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지난해 16개 글로벌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전체 매출 중 비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KT가 세 번째, SK텔레콤이 네 번째로 많았다. 한국기업평가원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수반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유지하면서 사업이 확장해나가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양진원
양진원 newsmans12@mt.co.kr

안녕하세요 양진원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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