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Re:뷰] 4개월 새 4억 떨어졌는데… 강남 공인중개사 "지금이 제일 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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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수지Re:뷰]는 ‘강수지 기자의 Real estate View’의 합성어입니다.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의 홍수와 관련 정책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올바른 투자 정보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면적 85㎡는 지난 8월 8일 30억원(12층)에 신고가 거래된 후 지난 7일에는 26억원(19층)에 매매계약을 마쳤다. 사진은 래미안리더스원 단지 전경. /사진=강수지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면적 85㎡는 지난 8월 8일 30억원(12층)에 신고가 거래된 후 지난 7일에는 26억원(19층)에 매매계약을 마쳤다. 사진은 래미안리더스원 단지 전경. /사진=강수지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에서 내려 도보로 약 8분을 걸으면 나오는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주변에는 고소득 직종의 기업들이 입주한 고층빌딩과 여러 상권이 들어섰고 바로 옆에 서이초가 있는 소위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다. 지난해 9월 준공된 1317가구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로 서울 강남 부동산의 바로미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지난 8월 8일 실거래가 30억원(12층)에 신고된 이 아파트의 85㎡(이하 전용면적)는 불과 4개월 만인 12월 7일 26억원(19층)에 신고됐다. 4개월 만에 4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해당 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는 "현재 같은 면적 매물 호가가 31억원에 나와있다"며 "26억원에 팔린 것은 보편적인 거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31억원 매물도 소유자가 가격을 내려서는 팔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폭이 연일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 아파트값마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격이 높고 부동산 큰손들이 몰려 부동산 핵심 지표로 통한다. 강남의 분위기가 서울 전역으로, 나아가 전국으로 퍼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아파트값 향방을 두고 해당 지역의 공인중개사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실거래가 하락 단지 가보니


강남 곳곳에서 최근 들어 가격이 하락한 단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강남구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 122㎡는 지난 7월 30일 24억원(16층)에 신고가로 매매 거래된 이후 지난달 17일 3억원이 내린 21억원(9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층수를 감안해도 가격 차이가 크다.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85㎡는 지난달 7일 31억원(29층)에 신고가를 경신한 후 불과 7일 만인 같은 달 14일 1억5000만원 내린 29억5000만원(18층)에 매매계약이 완료됐다.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84㎡는 7월 29일 28억5000만원(9층)에 계약됐으나 10월 25일 26억5000만원(29층)에 팔렸다. 선호도가 높은 고층임에도 3개월 만에 2억원이 낮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강남 하락 신호는 통계 기관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가 속한 동남권의 아파트값 실거래가지수는 0.03% 하락했다. 해당 지역의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이어 11월에는 서울 전역까지 0.91%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신고된 건을 이전 거래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산정해 정확성이 가장 높은 통계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29일 28억5000만원(9층)에 계약됐으나 10월 25일에는 26억5000만원(29층)에 팔렸다. 사진은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전경. /사진=강수지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29일 28억5000만원(9층)에 계약됐으나 10월 25일에는 26억5000만원(29층)에 팔렸다. 사진은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전경. /사진=강수지 기자


"당분간 오르진 않을 듯" vs "지금이 저점"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입을 모아 "지금이 가장 싸다"고 말하던 강남권의 공인중개사들도 의견이 엇갈렸다. 서초구 서초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B씨는 "물건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요즘 매수자 우위 시장이어서 당분간 강남도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가격이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서초동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호재가 많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개포동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C씨 역시 "나와 있는 물건은 좀 있다. 가격이 많이 내린 편이긴 하다"며 "앞으로 집값 향방을 추측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이 동네에서 물건을 내놓은 사람들은 물건에 관심을 갖다가 간만 보고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기존 제시한 가격을 잘 안 낮추려고 한다"면서 "3.3㎡당 1억원에 팔고 싶어하는 사람이 90%"라고 귀띔했다.

개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D씨는 향후 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그는 "이 지역은 상당수가 30억원대 이상 물건이기 때문에 소유자들이 대출을 받은 게 없지 않겠느냐"며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집값이 떨어질 일이 없고 다주택자들도 물건을 막 내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이 주춤하고 있는 요즘이 최저점이라고 본다. 내년 돼 보면 지금이 내년보다 싼 가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고가 주택시장은 일반 부동산과 다르게 움직인다. 일반적인 부동산 흐름을 생각하고 접근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11월 아파트 거래 중 하락거래 '절반'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최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여수을)이 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1146건 가운데 최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는 551건(48.1%)으로 집계됐다. 보합 거래(41건·3.6%)까지 포함하면 51.7%다.

얼어붙은 아파트 시장은 매매수급지수와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5.2로 전주와 비교해 1.2포인트 하락,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져 지수가 낮아질수록 매수 심리가 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12월 3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지난 20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0주 연속 둔화세를 보이며 전주(0.07%)보다 0.02%포인트 축소한 0.05%로 집계됐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개구의 상승폭이 줄었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시장경제부 증권팀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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