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도 넓고 고급스러울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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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는 도전과 모험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오프로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만큼 ‘Jeep’ 배지와 함께라면 어떤 길이라도 갈 수 있는 자신감마저 붙는다. 

하지만 이 같은 특징 탓에 고급스럽거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도 특징이다. 디자인도 곱상하거나 얌전하지 않고 우락부락하면서 강인함을 표현, 멀리서도 지프 브랜드 차종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최근 시승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한 차종이다. ‘프리미엄 풀사이즈 SUV’를 표방한 만큼 여유로우면서도 고급스럽고 편안했다.

이 차는 전 세계 700만대 이상 판매된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5세대 모델 중에서도 허리를 길쭉하게 늘린 ‘L’(롱) 버전이다. 시승차는 고급 품목을 잔뜩 집어넣은 ‘써밋 리저브’ 트림.


거친 모습 잊게 만드는 디테일


그랜드 체로키 L 써밋 리저브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가속은 더디다. 힘은 충분하지만 덩치가 커서 빠릿빠릿하진 않다. 달리기 실력을 강조한 고성능 SUV가 아닌 만큼 예상했던 수준이다.

그랜드 체로키 L에는 업그레이드된 3.6ℓ V형6기통 VVT 펜타스타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86마력(@6400rpm), 최대토크 35.1kg·m(@4000rpm)의 힘을 자랑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며 정숙성·가속 반응성·효율성 등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길이x너비x높이는 각각 5220x1975x1795mm, 휠베이스는 3090mm로 대형세단 수준의 큰 덩치를 지녔다. 무게도 상당하다. 무려 2325kg나 된다. 연료탱크 용량은 87ℓ, 복합연비는 7.7km/ℓ다.

지프 브랜드답게 오프로드 주행성능도 충실히 갖췄다. 쿼드라-트랙 II 4X4(사륜구동) 시스템은 2.72:1 기어비의 낮은 토크 제어로 오프로드 기동성이 향상됐다. 다수의 센서가 사전에 토크 분포를 조정, 미끄러운 노면에 즉각 반응한다.
노면 상태에 따른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도 특징.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노면 상태에 따른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으로 도심 온로드 주행은 물론 험로 주행 상황에서도 최적의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탄탄한 주행성능은 물론 넓고 편안한 데다 고급스러워진 디자인도 특징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추가돼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차 스스로 대응한다.

터널을 지나는 도중 우연히 첨단 장비의 성능도 체험했다. 뒤에서부터 차로를 급히 변경하던 한 검은색 차가 옆 차로에서 갑자기 나타나자 계기반이 ‘나이트비전’ 화면으로 바뀌었는데 경고음이 울리며 모니터엔 해당 차를 따라 빨간색 박스가 이동, 위험을 알렸다.
나이트비전은 적외선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 주변을 살펴 사물이나 보행자 등을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나이트비전은 적외선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 주변을 살펴 사물이나 보행자 등을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주행 시 소음은 ‘고급차’ 기준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편이다. 특히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큰 편인데 휠하우스와 플로어 방음 시공을 하면 차단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차에 탑재된 오디오 시스템이 실력을 발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맥킨토시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맑고 강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거슬리던 소음도 싹 사라진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에서는 맥킨토시 오디오 특유의 디자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오디오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요소다.



전통 잇는 지프의 다인승 차



‘세븐 슬롯 그릴’ 안쪽엔 셔터가 있어서 주행속도와 온도 등 여러 상황에 맞춰 여닫힌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브랜드만의 전통적인‘ 세븐 슬롯 그릴’이 적용됐으며 이곳엔 적외선 센서, 카메라 센서, 레이더가 모두 설치됐다. 그릴 안쪽엔 셔터가 있어서 주행속도와 온도 등 여러 상황에 맞춰 여닫힌다.

이 차의 핵심은 3열 좌석이 추가된 점이다. 좌석을 모두 펼치면 6명이 함께 이동할 수 있다. 2열 가운데 콘솔 대신 시트가 추가된 오버랜드의 경우 7명이 이용할 수 있어 미니밴 역할도 수행 가능하다.

무엇보다 미니밴과 차별화되는 장점은 시트 등받이를 접는 것이 쉬우며 ‘풀 플랫’이 되므로 별도의 평탄화 작업 없이도 ‘차박’ 캠핑이 가능하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총 2390ℓ의 실내 공간이 생긴다. 커다란 책장과 책상 등의 가구도 충분히 옮길 수 있는 수준이다.
3열 시트를 접는 것만으로도 매우 넓은 트렁크 공간이 확보된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트렁크 문을 여닫는 것은 물론 2·3열 시트를 접는 것도 버튼으로 해결 가능하다. 시트를 접는 버튼은 2열 좌석 옆과 트렁크에도 설치됐다. 특히 3열에 아이가 앉았을 때 버튼을 누를 수 없는 위치여서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 발생 걱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차가 긴 데다 여럿이 함께 이용하는 만큼 사소한 편의품목도 눈에 띈다. 2열의 ‘팁 앤 슬라이드’ 좌석은 좌석을 접지 않아도 3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뒷좌석 모니터링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가 뒤를 돌아보지 않고도 2·3열 탑승자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은 확대도 가능하다.



지프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지프 브랜드의 달라진 모습을 체험하기에 매우 적합한 차종이었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그동안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지프 브랜드의 달라진 모습을 체험하기에 매우 적합한 차종이었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값만 비싼 일부 경쟁 차종과 달리 여러 기본기를 충실히 갖춘 데다 제작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디테일은 차를 체험한 이에게 높은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다.

고속주행 상황에선 자세를 낮춰서 안정감을 높이고 험로에서는 반대로 높여 바닥이 닿지 않도록 한다. 가변식 에어서스펜션은 이 차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요소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형 SUV 인기가 크게 증가한 점과 그랜드 체로키 L의 탄탄한 상품성이 더해지면서 벌써부터 호평이 이어진다. 고급형인 ‘써밋 리저브’ 트림 판매 비중이 높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국내출시가격은 써밋 리저브 8980만원, 7인승 오버랜드는 7980만원이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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