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개발 보상 '500억' 요구한 사랑제일교회, 구역 제외 계획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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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에 장위동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철문이 굳게 닫혀져 있다. / 사진=신유진 기자
서울 성북구에 장위동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철문이 굳게 닫혀져 있다. / 사진=신유진 기자

지난 18일 서울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에서 내려 도보 8분 거리. 서울 성북구 '장위10주택재개발지구'(이하 장위10구역)는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골목 양옆에는 공사 가림막이 설치됐고 길가의 쓰레기 더미와 철근, 찢어진 검은색 그물망이 어지럽게 뒤섞여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푸른 빛깔을 띤 반투명 쓰레기봉투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박스 수십 개가 버려진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잡은 ‘사랑제일교회’는 멀리서도 한눈에 띄었다. 건물 꼭대기에 ‘사랑제일교회 목숨 걸고 지킨다’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현수막이 걸려있고 교회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에 애국순찰팀의 텐트가 있다. 쓰레기 더미를 지나 교회로 들어갈 수 있는 철문에는 크리스마스가 지났음에도 리스(화환)가 걸려있었다. 철문 가까이 다가가자 교회 관계자가 나가라고 눈치를 줬다. 주민들은 다 떠난 장위10구역에 사랑제일교회는 계속 남아있을까.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보상금 규모를 놓고 소송까지 갔던 사랑제일교회와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교회를 제외한 재개발 계획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교회를 빼고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토 가능성은 남아있다. 조합과 교회 측이 보상금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조합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한적한 골목과(좌) 쓰레기봉투가 쌓여있는 모습(우) /사진=신유진 기자
한적한 골목과(좌) 쓰레기봉투가 쌓여있는 모습(우) /사진=신유진 기자

장위10구역은 2008년 4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가 당초 교회 측에 제시한 보상금은 82억원이었다. 교회는 500억원대 보상금을 요구하며 거절했다. 결국 조합 측은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조합은 2심까지 승소했다.

하지만 교회는 경찰과 법원의 강제 철거를 6차례 무산시키면서 해당 구역은 10년 넘게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교회 측에 조합으로부터 150억원(감정가액 82억원·신축교회 건축비·이전비 등 63억원) 보상을 받고 철거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교회가 거부했다. 교회는 2심 재판에 항소, 결국 소송은 대법원까지 갔다.

애국순찰팀 텐트(좌)와 교회 건물에 '사랑제일교회 목숨걸고 지킨다'라고 써져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우) /사진=신유진 기자
애국순찰팀 텐트(좌)와 교회 건물에 '사랑제일교회 목숨걸고 지킨다'라고 써져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우) /사진=신유진 기자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법원은 교회 측의 상고를 기각해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조합 측은 교회 자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토지만 개발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조합의 계획이 다시 허가받기 위해서는 공사 기간이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해당 계획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약 91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지연으로 대출 이자는 680억원으로 늘어났다. 개발 면적이 줄어든 데 따른 손실은 230억원에 달한다. 조합 측은 교회를 상대로 철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추가 강제 집행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교회 측 역시 강제 집행 과정에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철근에 묶여있는 찢어진 그물망(좌)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박스가 쓰레기봉투에 담겨있다. /사진=신유진 기자
철근에 묶여있는 찢어진 그물망(좌)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박스가 쓰레기봉투에 담겨있다. /사진=신유진 기자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데 대해 “교회를 놔두고 주변이 다 개발되면 얼마나 좋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구도와 설계상 교회를 빼놓고 재개발할 수는 없다”며 ”교회 위치상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 측과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보상은) 500억원대 선에서 가능하다고 본다”며 “전광훈 목사가 조합도 생각하고 이것저것 감안했을 때 땅 면적이 3305㎡를 넘기 때문에 이 정도 액수가 아니면 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교회를 제외한 재개발 계획 변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교회 측의 강제 집행 손해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사자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의 수정된 재개발 계획은 오는 2월 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신유진
신유진 yujinS@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신유진 기자입니다. 유익한 기사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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