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정몽규 HDC 회장, 무너진 '23년의 노력'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 17일 회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 17일 회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현대가 2세 정몽규(60·사진)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회장이 공식 사퇴했다. ‘아파트 명가’의 오너가 아파트 공사 때문에 물러났다.

HDC현산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2019년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실패했을 때에도, 지난해 6월 발생한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사고 때에도 지금과 같은 위기감은 아니었다.

정 회장을 코너로 몰아넣은 건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아파트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다. HDC현산 주가는 사고 이후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주가는 거래일 기준 일주일 만에 40% 가까이 빠지며 한때 1조7000억원이 넘었던 시가총액도 1조원을 지키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사고 발생 일주일 뒤 정 회장은 “피해자와 피해 가족, 시민들께 실망을 드려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압박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정부도 ‘회사의 등록 말소’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법이 정한 가장 강한 처벌을 예고했다. 지금 분위기론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감을 갖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정 회장은 ‘포니정’으로 불린 아버지 고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뚝심으로 일군 현대차를 1999년 3월 큰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요구에 따라 넘기고 대신 물려받은 HDC현산을 외환위기 상황에서 지켜냈다. 당시 국내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인 ‘현대’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아이파크’라는 새 브랜드를 꺼내들며 위기를 극복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붕괴되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을 때는 서울 역삼동 사옥까지 수차례 담보로 맡기고 운영자금을 대출받으며 또 한 번의 위기를 넘겼다. 아무런 도움없이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에 재계는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시기와 내용적으로 다르다. 오너까지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어선 안되는 ‘부실시공’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브랜드 거부감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사고 발생 아파트의 재시공까지 감수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붕괴 사고 직전 해당 아파트 공정률은 60%로 아파트를 다시 짓기 위해선 추정치로만 최대 4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HDC현산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973억원으로 이 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무너진 신뢰다. 정 회장은 회장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23년 동안 회사를 성장시킨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회사는 물론 본인도 최대 위기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638.05상승 25.618:01 05/27
  • 코스닥 : 873.97상승 2.5418:01 05/27
  • 원달러 : 1256.20하락 10.818:01 05/27
  • 두바이유 : 108.93하락 0.2618:01 05/27
  • 금 : 1851.30상승 3.718:01 05/27
  • [머니S포토] 5대금융지주 회장단과 인사 나누는 추경호 부총리
  • [머니S포토] 사전투표 첫날, 투표소 찾은 '이재명'
  • [머니S포토] 사전투표 참여한 안철수 성남 분당갑 후보자
  • [머니S포토] 송영길·오세훈, 사전투표 참여…'서울 표심은?'
  • [머니S포토] 5대금융지주 회장단과 인사 나누는 추경호 부총리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