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무기화' 나서는 국가들… 에너지 대란 공포

[머니S리포트 - 글로벌 에너지 전쟁] ① LNG·석탄·원유 등 수출 제한에 공급망 불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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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구촌 자원 강국들이 핵심 자원을 공급 제한을 본격화 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주요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원 강국들이 자국 경제 안정이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을 옥죌 경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경쟁국들은 이미 해외자원 개발에 뛰어들며 자급 수단을 마련하고 공급망 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점차 심화되는 글로벌 에너지 전쟁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생존 활로를 찾을까.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자원 무기화’ 나서는 국가들… 에너지 대란 공포 
(2) 커지는 韓 에너지대란 우려… 원전이 대안될까
(3) 갈 길 먼 에너지자립… 韓 해외자원개발 현주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수급 불안정을 계기로 자국 경제 안정과 세계 공급망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핵심 자원 수출에 빗장을 거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석탄·원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 대다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특히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어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급망 빗장 거는 자원 강국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벨라루스·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유럽의 가스 수송로인 야말-유럽 가스관을 잠갔다. 유럽은 천연가스(LNG) 수요량의 4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론 계약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놓고 미국·유럽국들과 벌이고 있는 신경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란 게 국제사회의 시각이다.

실제 유럽시장의 가격 지표인 네델란드 천연가스 선물(TTF선물)가격은 2021년 초 1MWh(메가와트시·용어 설명 참고)당 17유로에서 러시아의 가스관 운송 중단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21일 180유로까지 치솟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LNG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LNG 공급 부족으로 가격 급등을 겪는 유럽으로 아시아행 LNG 수송선들이 우회를 지속하는 등 공급 불안 요소가 상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럽이 LNG 대체원으로 석유 수요를 늘릴 경우 국제 원유가격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인도네시아 람풍주 타라한 석탄항. /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 람풍주 타라한 석탄항. /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 역시 최근 석탄 수출물량을 일시 중단해 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를 키웠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이달 초 전기 수요 증가로 전력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며 1월 한 달 동안 석탄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자국 석탄 비축량이 안정권에 들자 지난 19일부터 단계적으로 조치를 완화했지만 수출 중단 기간 중국 정저우 선물거래소에서 발전용 석탄 가격이 한때 7.8%까지 오른 708위안(약 13만3000원)에 거래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멕시코는 자국의 에너지 자급률을 이유로 올해 원유 수출을 하루 43만5000배럴로 줄이고 2023년부터는 아예 중단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주요 자원 강국이 잇따라 에너지 자원 글로벌 공급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하기로 선언하면서 한국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1월14일 발간한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의 원유·LNG(액화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 자원 수입의존도는 93.0%에 달한다. 사실상 에너지 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기댄 셈이다.


국가 안보 차원의 대책 세워야


이 같은 불균형한 공급구조로 인해 한국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유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확대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늘어난 반면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자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2021년 1월 배럴당 50달러대에서 11월 80달러대로 급등했다. 국내 전국 휘발유 가격 역시 같은 기간 평균 리터(ℓ)당 1441원에서 1737원으로 20.5% 치솟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를 20% 인하하는 긴급 조치를 단행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예견된 것이란 지적이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에너지 자원뿐 아니라 희귀광물, 주요 원료 등 원자재 공급 대란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3년 전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을 제한했을 당시에도 원자재 수급 안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주요 품목이 무엇인지 파악해 대책을 수립한다고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또다시 ‘요소수’ 사태가 터졌다”며 “사실상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원 무기화' 나서는 국가들… 에너지 대란 공포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입 의존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바우 산업연구원 동향·통계분석본부 전문위원은 “한국은 자원이 없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자체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 국빈방문을 통해 리튬 등 주요 광물 공급을 확보한 것처럼 자원외교를 강화해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서플라이 체인이 약한 부분의 수입선을 다변화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론 자원 공급 문제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태기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전쟁으로 사실상 국가대항전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일종의 ‘경제 안보법’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천구 교수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장기 해외 자원개발을 추진해 비축량을 확보하고 재생산이 이뤄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해외 자원개발은 민간기업 홀로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높은 사업인 만큼 정부와 공기업이 함께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 MWh(메가와트시)
W(와트)는 단위 시간 당 생산하는 전기량으로 1MW(메가와트)는 1000kW(100만W). MWh(메가와트시)는 일정 시간 동안 태양광 패널이 생산한 전기량. 평균 발전시간을 3.5시간으로 가정하고 1MW 태양광 발전소에서 한 달 간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은 10만5000kWh(1000kW x 3.5시간 x 30일)임. 가구당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이 227.79kW(2018년 기준)인 점을 감안할 때 1MW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약 461가구(10만5000kW/227.79kW)가 생활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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