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정부대책 밀어붙인다면 납유거부 투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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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유거부 강경투쟁을 예고하며 25일 천막농성 10일차를 맞은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납유거부 강경투쟁을 예고하며 25일 천막농성 10일차를 맞은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정부의 낙농정책에 반발한 한국낙농육우협회(낙농육우협)가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낙농인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국회 인근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낙농육우협은 납유 거부 등 강경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낙농육우협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낙농정책을 비판하고 관련 정책 추진 저지를 위해 정치권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원유(原乳) 가격 인상 철회 압력 ▲낙농산업발전위원회 운영과 정부 대책 일방적 발표 ▲낙농진흥회 공공기관 지정 추진 ▲낙농진흥회 정관 인가 철회 행정명령 등 정부의 낙농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낙농업계가 '농정독재'를 외치며 천막농성에 나선 이유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최근 우윳값을 잡기 위해 생산비연동제 폐지와 낙농가의 쿼터삭감을 추진중에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통해 원유가격 결정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낙농가 소득을 감소시켜 우유 생산기반을 축소시킬 우려가 크다는 주장이다. 


낙농육우협은 정부가 유업체(우유업체)의 과도한 유통 마진은 손대지 않고 물가 안정을 이유로 낙농가만 희생시킨다는 입장이다. 지난 24일 천막농성 9일째를 맞은 이승호 낙농육우협 회장을 만났다. 



우윳값 상승, 과도한 유통 마진이 문제
낙농가는 사료값 폭등으로 어려움 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이번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천막농성, 지역별 집회, 납유 거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사진=장동규 기자
납유거부 강경투쟁을 예고하며 25일 천막농성 10일차를 맞은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국내 우윳값이 해외보다 비싼 데 대해 이 회장은 유통 구조 문제를 꼽았다.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우유 유통 마진은 38%로 10~20%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 높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원유 가격이 높은 반면 우유 가격은 낮다.

국내 원유 가격은 지난 20년간 리터(ℓ)당 454원 올랐고 우유 가격(소매가)은 1228원 상승했다. 원윳값보다 우윳값의 상승폭이 훨씬 큰 셈이다. 

이 회장은 “지난 5년간 낙농가의 수취 가격은 오르지 않았으나 우유 출고가는 4.8%, 소비자 가격은 6.7% 인상됐다”며 “2021년 8월 낙농가의 원유 가격이 21원 인상됐을 때 유업체는 우윳값을 최대 200원까지 인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윳값이 문제라면서도 유통 마진 문제에 대해서는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농식품부를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 회장은 최근 채산성 악화로 목장 폐업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12월 기준 폐업 목장은 전년 동월 대비 67% 증가했는데 사료값까지 올라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한국의 우유 생산 여건을 낙농 선진국인 미국, 유럽과 비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2001년~2020년 생산비 증가율(사료값 증가율)은 한국 76.06%(87.32%), 일본 11.52%(37.76%)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유업체 비해 교섭력 낮은 낙농가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거래 교섭력이 낮은 낙농가의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납유거부 강경투쟁을 예고하며 25일 천막농성 10일차를 맞은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원유는 상품 저장성이 낮고 변질 우려가 높다. 단시간 내에 생산-가공-소비되는 특성이 있다.

원유는 젖소라는 생명체에서 나오기 때문에 한번 생산되면 인위적으로 유량 조절이 불가능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준비 기간과 고액 투자가 필요하다.

우유는 수요 공급 상황이 계절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여름에는 생산량이 감소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겨울에는 생산량이 증가하고 수요가 감소한다.

이 회장은 “계절적 생산량과 원유 소비량의 차이로 연간 총 수급을 맞춘다고 해도 계절적인 잉여 원유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우유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될 경우 자금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이 회장은 “낙농가는 거래 교섭력이 낮아 자금 부담은 낙농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정부 개입이 필요하며 선진국들은 이 부분을 정부에서 해결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유 거래체계, 생산자 중심으로 개편돼야"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생산자 중심의 원유 거래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납유거부 강경투쟁을 예고하며 25일 천막농성 10일차를 맞은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낙농육우협은 우윳값 안정을 위해선 생산자(낙농가) 중심의 원유 거래 체계로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진국과 같이 생산자 보드(MMB)를 만들어 생산 자율권을 낙농가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것.

이 회장은 원유 거래를 유업체가 좌우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농식품부는 시장원리 적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유업체와 낙농가 간 대등한 거래 교섭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원유의 소유권이 유업체에게 있고 낙농가는 자신이 생산한 산물인 원유를 유업체와 대등하게 교섭해 팔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일례로 이 회장은 2020년 말 유업체가 낙농가의 쿼터(물량)를 4~15% 삭감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당시 유업체는 객관적인 자료 제시나 낙농가와의 협의 없이 쿼터를 삭감했다"면서 "쿼터 조정 시 낙농가는 교섭권이 없는 상황에서 강제적 조정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유업체가 수입하는 유제품이 증가하는 점도 낙농가를 더 힘들게 한다고 했다. 수입 유제품이 증가하면서 낙농가 보유 쿼터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 그는 "현재 많은 유업체들이 마이너스 쿼터제를 시행 중인데 유제품 수입이 늘어나면 원유 물량이 줄어드는 피해는 낙농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낙농육우협은 이번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천막농성, 지역별 집회, 납유 거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정부의 태도에 따라 투쟁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면서 정부에 낙농가 현실에 맞는 낙농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한영선
한영선 youngsun@mt.co.kr

안녕하세요.머니S 유통 담당 한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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