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린내 나는 러 석유 수입 중단하라"… 우크라 경제수석의 외침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올레크 우스텐코 우크라이나 경제수석 단독 인터뷰… "한국은 정말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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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는 지난 1일(한국시각) 올레크 우스텐코 우크라이나 경제수석과 비대면 인터뷰를 갖고 유가를 둘러싼 현 상황을 알아봤다. 사진은 머니S와 인터뷰 중인 우스텐코 수석(왼쪽)과 영국 방송매체 SkyNews와 인터뷰하는 우스텐코 수석. /사진=김태욱 기자(왼쪽)·영국 방송매체 SkyNews 공식 홈페이지 캡처
머니S는 지난 1일(한국시각) 올레크 우스텐코 우크라이나 경제수석과 비대면 인터뷰를 갖고 유가를 둘러싼 현 상황을 알아봤다. 사진은 머니S와 인터뷰 중인 우스텐코 수석(왼쪽)과 영국 방송매체 SkyNews와 인터뷰하는 우스텐코 수석. /사진=김태욱 기자(왼쪽)·영국 방송매체 SkyNews 공식 홈페이지 캡처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원유·가스'를 둘러싸고 입장이 나뉘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원유와 가스 수입 금지령'을 발표한 반면 독일 등 러시아산 원유(25%)·천연가스(40%)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대러 제재 이후 '자원 무기화' 등 반격에 나섰다. 러시아는 지난달 제재에 맞서 가스 수출 대금의 루블화 결제 전환을 선언했다.

머니S는 정확한 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일 올레크 우스텐코(Oleg Ustenko) 우크라이나 경제수석과 비대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스테코 수석은 독일 등 EU에 유감을 표하며 "국제사회에 청하는 2가지를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푸틴, 피 비린내 나는 석유로 매일 1조2200억원 벌어"


우스텐코 수석은 "유가 급등으로 이익을 보는 자가 누구인지 주목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석유/가스 엠바고(Embargo)를 선언했지만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 계산에 따르면 푸틴은 전쟁 직후 원유 수출만으로 일일 기준 최소 3억달러(36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즐기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푸틴은 전쟁 직전인 (2월) 23일까지 일일 기준 원유 7억달러(8540억원)와 가스 3억달러(3600억원)로 총 10억달러(약 1조2200억원)를 벌었다"며 "하지만 전쟁 직후 유가 급등으로 푸틴은 석유만으로도 10억달러를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러시아 석유 수입을 늘렸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우스텐코 수석은 지난달 24일 뉴욕타임스(NYT)에 '푸틴, 유럽 덕분에 전쟁자금 충당하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그는 기고문에서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국들이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되레 늘렸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24일(한국시각) 이후 네덜란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되레 늘려 기존 수입량의 약 2배인 일일 기준 114만배럴 구매에 나섰다. /사진=미 매체 NYT 공식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24일(한국시각) 이후 네덜란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되레 늘려 기존 수입량의 약 2배인 일일 기준 114만배럴 구매에 나섰다. /사진=미 매체 NYT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러시아 원유 수출은 전쟁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역대 최다인 47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직전인 지난 2020년 4월 기준 일일 500만 배럴에 육박하는 수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원유 수출을 이어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 역대 최다치인 470만배럴 수출을 기록했다. /사진=미 매체 NYT 공식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원유 수출을 이어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 역대 최다치인 470만배럴 수출을 기록했다. /사진=미 매체 NYT 공식 홈페이지 캡처


"유가 급등, 일시적 현상… 러 항구 제재·입항금지해야"


/사진=김태욱 기자(왼쪽)·CNN 공식 홈페이지
/사진=김태욱 기자(왼쪽)·CNN 공식 홈페이지
우스텐코 수석은 '러시아 원유의 공백을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석유 추가 공급이 불가하다는 조건을 상정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유가 상승은 몇 주 이내 다시 정상화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습니다. 모든 정보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 확실한 것은 국제유가가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몇몇 유럽국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인플레이션도 단기적으로 발생하겠지만 정상화 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는 "(유가가) 정상화 된다는 확신은 시장에 원유가 추가 공급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중동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석유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는 것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맞다"며 "아프리카 국가들도 석유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 핵협상(JCPOA)이 타결되면 유럽국들이 이란의 값싼 석유로 눈을 돌릴 수 있지 않겠나'라고 재차 질문하자 "맞다. 확실한 점은 추가 공급을 통해 러시아의 피 비린내 나는 석유를 퇴출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란 외 몇몇 중동 국가들도 석유 증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중국·프랑스·독일·러시아·영국과 함께 JCPOA를 체결했다. 합의 내용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3.67% 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대 이란 제재를 대폭 해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JCPOA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JCPOA 복원을 위해 오스트리아에서 릴레이 협상을 이어갔다. 그 결과 지난 2월 말 JCPOA 복원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향후 이란과의 사업에서 제재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새로운 요구를 내세워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지게 했다.

우스텐코 수석은 '이란 외 대표적인 중동 산유국인 UAE의 에너지부 장관인 수하일 마즈루아이가 최근 증산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는 지적에 "마즈루아이 장관을 이해하기 대단히 어렵다"며 "그들은 충분히 증산할 능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일을 예로 들겠다. 역대 최다 비축유를 보유한 독일은 이제 곧 여름을 맞이한다"며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과 관련해 대통령실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가 전하기를 독일 산업부 장관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 석유 수입을 지속할 것이며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없다'고 했다"며 "정말 당황했다"고 회상했다.

"일각에서는 중유인 베네수엘라 원유를 PDVSA(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가 정제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하자 우스텐코 장관은 "분명한 것은 베네수엘라도 석유 공급원 후보군"이라며 "그 외 아프리카 몇몇 국가들도 증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PDVSA의 운반선이 대부분 크기가 작아 우려된다'는 지적에 "베네수엘라는 여러 공급원 중 하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운반선과 관련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운반선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습니다. 국제 운반선들이 러시아를 돕지 않는 이상 자체적으로 원유를 전세계로 조달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그리스 선박회사 3곳이 러시아 석유를 운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선박의 선장 이름 등 모든 것을 외우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저는 침공 직후 제 명의로 된 성명을 BP, SHELL, TOTAL 등 모든 국제 석유사들에 보낸 바 있습니다. 성명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여러분들이 조달하지 않는 이상 러시아는 석유를 조달할 능력이 제한됩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 항구를 제재함과 동시에 입항을 금지해야 합니다."


"러, 인도에 '반값 석유' 판매할 듯… 국제사회, 대러 세컨더리보이콧 검토해야"


사진은 지난달 23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원유를 운송한 그리스 미네르바사 유조선 인근에서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시위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사진은 지난달 23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원유를 운송한 그리스 미네르바사 유조선 인근에서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시위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우스텐코 수석은 향후 러시아 석유를 구매할 국가로 인도와 중국을 짚었다.

그는 "인도가 가장 우려스럽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거리두기에 나섰다고 판단된다. 이밖에 중국의 현 코로나19 상황은 에너지 소비 감소를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는 현 국제유가의 반값에 석유를 판매할 것"이라며 "독일 등 서방국들은 향후 상당부분 수입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현 제재에 만족하나. 국제유가 상승이 오히려 미 셰일가스 산업을 활성화해 일부 정치인들에게 이익을 준다'라는 질문에 그는 "확실한 점은 백악관에 대단히 고맙다는 것"이라면서도 "추가 제재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해당 추가조치가 세컨더리보이콧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맞다. 우리는 러시아 세컨더리보이콧을 원한다"며 "이것은 (러시아) 입항금지와 더불어 우리가 원하는 바"라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정부가 취한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원 등을 열거하며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사의를 표합니다. 이는 비단 저의 개인 의견이 아닙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께서 최근 한국 정부가 타 유럽국보다 우리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준다는 점을 언급한 기억이 있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 청합니다. 러시아라는 괴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푸틴의 자금을 동결해야 합니다. 피 비린내 나는 러시아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해 주십시오."
 

김태욱
김태욱 taewook9703@mt.co.kr

김태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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